코로나(우한폐렴)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4월 4일 현재 전 세계 210개국에서 190만 8838명의 확진자, 5만 9173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유럽과 미국에서 특히 사망자가 급증하고 있다. 이탈리아 1만4681명, 스페인 1만1198명, 미국 7392명, 프랑스 6502명, 영국 3605명 등이 사망했다. 초기에 사망자가 많이 나왔던 중국 (사망자 3326명), 이란 (사망자 3294명)의 사망자 순위는 확 내려갔다.
177명이 사망한 한국의 경우는 대단히 선방한 것처럼 보여진다 (사망자 순위 18위). 4월 1째주 갤럽여론 결과를 봐도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가 56%에 달했는데, 그렇게 대답한 사람의 58%가 코로나사태에 잘 대처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3월 31일 “다른 나라와 비교해 우리의 대응이 국제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면서 “우리의 방역 시스템과 경험, 임상데이터, 진단키트를 비롯한 우수한 방역 물품 등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메이드 인 코리아’의 위상이 더 높아졌다”고 자부했다.
전 세계 각국이 처한 사정이 다르기 때문에 코로나사태에 얼마나 잘 대응하고 있는지에 대해 일률적인 성적을 매길 수는 없을 것이다. 앞에서 본 것처럼 유럽 각국이나 미국에 비하면 사망자 수 등에서 한국이 대단히 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럼 최초로 코로나가 발생한 나라인 중국과 인접한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 보면 어떨까? 중국은 육지로는 북한, 러시아, 몽골, 인도, 베트남 등 14개국과, 바다로는 한국, 일본 등 6개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다. 여기에 중국 및 중국의 특별행정구역인 홍콩과 마카오, 중국과 특별한 관계인 대만, 싱가포르를 추가하면 총 25개국이 된다. 이 25개국의 코로나 대처 상황을 표로 정리하며 위와 같다 (북한과 타지키스탄은 자료가 없음).
이 25개 국 가운데 한국은 확진자 수에서 중국(81635명)에 이어 2위(3326명)를, 사망자 수에서는 중국 (3326명), 인도네시아 (181명)에 이어 3위 (177명)를 기록하고 있다. 사망률에서는 1.7%를 기록 8위를 기록했다. 인구 10만명 당 발생율은 198명으로 브루나이(306명)에 이어 2번째다.
비교대상국이 모두 25개국이라고 하지만 많은 나라들이 인구나 인구밀도, 경제력, 보건수준 등에서 의미 있는 비교 대상으로 삼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런 점에서 의미 있는 비교 대상으로 삼을 만한 나라들은 한국과 더불어 아시아 4마리 용(龍)으로 일컬어지는 대만, 홍콩, 싱가포르 정도다.
인상적인 것은 코로나사태 초기인 2월 2일과 4월 4일 현재의 상황이다. 2월 2일만 해도 한국, 대만, 홍콩, 싱가포르의 확진자 수는 비슷한 수준이었고, 네 나라 모두 사망자는 하나도 없었다. 하지만 4월 4일 현재 한국은 1만156명의 확진자와 177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데 비해, 나머지 세 나라는 5명 미만의 사망자 수를 기록하고 있다. 중국과 지리적‧종족적으로 우리보다 훨씬 가까운 중화권 국가들이 한국보다 훨씬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차이는 사태 초기에 중국인을 비롯한 중국발(發) 입국자 금지, 마스크 수출 금지 등의 조치를 선제적으로 취했느냐 여부에서 비롯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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