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을 앞두고 각 지역 판세가 어느정도 드러난 가운데 현역의원이 고전하는 지역들이 눈길을 끈다. 특히 접전지인 수도권에서 대부분의 현역의원들이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고 있지만 유독 여론조사에서 열세를 보이는 현역의원들이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서울 동작을의 미래통합당 나경원 의원과 서울 송파을의 더불어민주당 최재성 의원이다. 둘 다 4선인 이들은 각 당에서 주요 당직을 맡았던 중진들로, 인지도는 상대 후보인 동작을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송파을 미래통합당 배현진 후보보다 높고 당선가능성도 높은 편이다. 그러나 여론조사에서 이들은 초선에 도전하는 상대 후보와 접전 또는 오차범위 내 열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역주민들에게 선거 분위기를 들어봤다.
◆동작을, 反나경원 정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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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동작을의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후보(왼쪽)과 미래통합당 나경원 후보. 사진=뉴시스 |
전직 여성 판사들의 대결이 펼쳐지는 동작을은 공식선거운동기간 시작 전까지 여론조사기관의 조사횟수가 10건에 달하는 등 종로(이낙연-황교안), 광진을(고민정-오세훈)과 함께 높은 관심을 끄는 곳이다. 지금까지 여론조사는 거의 모두 이수진 후보가 오차범위 내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지역주민들은 대부분 “이수진 후보에 대해 잘 모른다”는 반응이지만 여론조사에서 이수진 후보가 높은 지지율을 얻고 있는 데 대해서는 정당 지지율과 나 후보에 대한 반감의 영향이 크다고 보고 있다. 나 후보에 대한 정치적 피로도가 축적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나경원 후보가 작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로 대여투쟁에 앞장서면서 진보-중도 유권자들에게 부정적인 인상이 쌓였고, ‘나경원이 우리 지역에 도움이 되느냐’는 중도층의 부정적인 시선도 늘었다.
흑석동에 거주하는 A씨는 “나 후보가 재보궐선거때 ‘강남4구’를 만들겠다고 해 인기를 얻었는데 이곳에서 두 번 국회의원을 하면서 지역에 기여한 바가 뭔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는 “지금 여론조사 결과는 그런 주민들의 실망감을 반영한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나 후보를 지지하는 주민들은 “그래도 나경원을 뽑아야 지역발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송파을, 부동산이슈가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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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송파을 더불어민주당 최재성 후보(왼쪽)과 미래통합당 배현진 후보. 사진=뉴시스 |
더불어민주당 최재성 후보와 미래통합당 배현진 후보가 2018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이어 리턴매치를 벌이는 송파을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배현진 후보가 최재성 후보를 오차범위 내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현진 후보가 강세를 보이는 것은 보유세와 종부세 등 부동산 이슈 때문인 것으로 주민들은 보고 있다. 20대 총선과 재보궐선거에서 민주당 후보(최명길, 최재성)를 당선시켰지만 부동산 이슈에 대해 관심과 해법을 보이지 못했고, 이 때문에 “이번에는 미래통합당을 뽑아야 한다”는 의견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또 배현진 후보가 낙선 후 2년동안 지역구 관리를 꼼꼼히 하고 보유세 등 주민 현안에 대해 꾸준히 입장을 내놓으면서 과거 ‘정치에 대해 아는 게 뭐 있느냐’는 부정적인 인상을 상당부분 해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최 후보가 지역구 관리를 얼마나 못 했기에 집권당 4선 의원이 신인에게 밀리나”라는 지적도 나온다. 최재성 후보를 지지하는 측은 “민주당을 찍어 문재인 정권 후반기를 탄탄하게 받쳐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배 후보의 우세는 지역구 내 대형아파트단지인 헬리오시티의 영향이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번 총선은 1만세대에 육박하는 송파 헬리오시티가 작년 초 입주를 완료한 후 처음으로 치러지는 선거다. 헬리오시티는 입주자 대부분이 중산층 이상으로 보수세력에 유리한 것으로 분석된다.
◆심재철, 김병욱 등 ‘불안’
이밖에 수도권 지역구 현역의원이 박빙열세 또는 접전을 보이는 곳으로는 미래통합당 심재철(안양동안을), 더불어민주당 김병욱(경기 성남분당을), 더불어민주당 맹성규(인천 남동갑), 미래통합당 신상진(경기 성남중원) 등이 있다. 심재철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이재정 의원의 도전이 거세고, 맹성규 의원은 인천시장 출신 유정복 전 의원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 신상진 의원에게는 청와대 홍보수석 출신인 민주당 윤영찬 후보가 도전중이다. 막강한 경쟁자들과 현역의원이 맞붙는 이들 지역과 달리 특이한 지역으로 경기 성남분당을이 있는데,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에게 도전하는 41세 정치신인 미래통합당 김민수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김 의원과 접전 속 우세를 보이고 있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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