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 내부 공천반발 커져 "당 지켜온 사람은 홀대, 영입-통합인사만 우대" : 월간조선

4.15 총선을 앞두고 각 당의 후보 공천작업이 한창인 가운데 미래통합당 내부에서 "당을 지켜온 사람들이 공천에서 배제되고 있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 당 사무처 출신과 전직 당협위원장들이 공천에서 배제되고 영입인사를 '내려꽂는' 사례가 많다는 것이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가 공천과정에 불만을 가진 이들의 반발에 직면했다. 통합당 예비후보자들로 구성된 '부당공천 반대모임' 일동은 지난 2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부당·특혜공천을 철회하고 최소한 공정하게 경선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관위가 예비후보들을 상대로 공정한 경선을 하지 않고 단수공천과 우선추천을 남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당을 지켜온 사람들은 홀대받고 통합, 영입으로 들어온 인사들만이 우대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들은 "공관위는 재심을 의뢰한 지역에 대해 다시 정밀 검토를 해서 부적격자는 즉각 공천을 철회하라"며 "부당한 공천으로 분열을 야기하는 김형오 공관위원장도 책임지고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미래통합당에서 수도권 공천 결과를 보면 경선보다 단수공천이 많다. 전략공천이 많았던 강남-서초-송파-강동 등 강남벨트를 비롯해 수많은 서울경기지역 당협위원장이 경선의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 이들의 빈자리는 영입인사, 통합과정에서 들어온 인사들이 채웠다.

이번 미래통합당 공천에서 배제된 한 예비후보는 "스펙과 경쟁력은 고려하지 않고 영입인사라고 우대받고 당을 지켜온 사람은 홀대받는 현실은 많은 정치지망생들의 의욕을 상실하게 한다"고 했다. 그는 또 "영입의 기준조차 명확치 않아 공천이 진행될수록 논란은 더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과거 당에서 활동한 경력이 있는 이수희(서울 강동갑), 김병민(서울 광진갑) 후보 등을 공관위가 영입인재라며 단수공천한 데 대해 당내 반발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던 예비후보들은 경선의 기회조차 갖지 못했다.

이밖에도 통합추진위원회 대변인이었던 김은혜 전 청와대 대변인, 전진4.0 당대표였던 이언주 의원, 새로운보수당 및 안철수계 의원들 등 통합과정에서 들어온 인사들이 공관위로부터 특혜를 받고 있다는 지적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충북 청주시 청원구 출마를 준비한 황영호 예비후보는 "(안철수계로 미래통합당에 입당한) 김수민 의원 전략공천설이 회자되는 상황에 유감을 표한다"며 "(김 의원 공천이) 만약 현실로 나타난다면 공관위의 밀실야합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대의적 명분도 없이 정치공학에 기반해 전략공천을 준다면 치명적 부작용이 나타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당 사무처 출신들이 유례없이 홀대받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과거 총선에서 사무처 출신이 공천을 받아 국회에 입성한 예는 적지 않다. 강석진 김기선 정양석 이정현 정용기 의원, 김태원 김희정 서용교 전 의원 등이 지역구 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그러나 이번 총선에서는 쉽지 않아 보인다.

현직 중앙당 사무처 국장인 김창남 예비후보는 서울 강서갑에서 예비후보등록 첫날 등록 후 꾸준히 선거운동을 해 왔지만 경선의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 단수공천은 새로운보수당 출신 구상찬 후보에게 돌아갔다.

서울 강서을에서 출마를 준비했던 송태영 전 중앙당 국장도 경선 기회를 얻지 못했다. 공관위는 이 지역에서 김철근 전 바른미래당 대변인과 이종철 전 새로운보수당 대변인이 경선을 치르도록 했다.

경기 의왕과천 지역에 공천을 신청한 신계용 전 과천시장도 공관위가 이 지역을 청년 전략공천지역인 '퓨처메이커' 지역으로 선정하면서 다른 예비후보들과 함께 "퓨처메이커 지정을 철회하라"고 반발하고 있다.

한 전직 사무처 국장은 "사무처 출신 예비후보들은 하나같이 통합, 영입 과정에서 들어온 사람들의 자리를 마련해 주는 데 희생됐다"며 "앞으로 남은 영남지역 공천에선 이런 일이 없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사무처 노조는 성명을 내고 "20년 이상 국회와 정당, 정부에서 정권창출과 선거승리, 국정운영에 많은 경험을 가진 '준비된 인재' 당직자들을 적극 활용해달라"고 했다. 현재 공천을 기다리고 있는 사무처 출신 예비후보는 황규필(부산 부산진을), 김범준(경남 거제) 예비후보가 있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