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 송파구 시·구의원, "흙수저 배현진 버리면 청년들이 외면할 것" 호소 : 월간조선

4.15 총선을 앞두고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위원장 김형오)가 지난 2월 29일 일부 지역구 후보 추가모집 방침을 발표했다. 이 중 가장 시선을 끈 것은 서울 송파을이다.

이 지역은 미래통합당 통합 전 자유한국당 공천신청자가 단 1명이었던 지역이다. 2년 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출마해 2위로 낙선했던 배현진 전 자유한국당 당협위원장(전 MBC 앵커)이 2년간 지역을 촘촘하게 관리하고 있어 다른 경쟁자가 나서기 힘든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통합 후 김용태 전 새로운보수당 청년당 대표가 이 지역에 공천을 신청했고 두 명이 함께 면접을 치렀지만 인지도 및 지역관리현황 등으로 볼 때 경쟁상대가 되기 힘든 상황이었다.

당내에서도 배 전 위원장의 공천을 확신했던 사람이 많았기에 이번 공관위의 결정에 다른 뜻이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배 전 위원장이 홍준표 당대표 시절 입당해 '홍준표 키즈'로 불린다는 점을 들어 이번 추가공모가 '홍준표 압박용'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홍 전 대표는 공관위의 끈질긴 수도권 출마 요구에도 불구하고 경남 양산을에서 민주당 김두관 후보와 맞붙겠다는 뜻을 꺾지 않고 있다.

당의 한 고위관계자는 "배현진 전 위원장은 2년간 지역관리도 잘 하고 있었고 송파을은 수도권에서 '1호 발표지'로 예상될 정도로 당에서 배현진 공천에 대해 이견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며 "공관위가 진짜로 '홍준표 압박용' 카드를 쓴 것이라면 연좌제도 아니고 너무 심한 것 아니냐"고 토로했다. 일각에서는 공관위가 배 위원장의 당선 가능성과 경쟁력에 대해 의문을 가졌다는 주장도 있지만 그는 "당내에서 배현진의 경쟁력에 의문을 갖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다른 뜻이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홍 전 대표는 송파을 추가공모와 관련해 페이스북에서 “참 무서운 것이 정치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며 "그 어려웠던 지방선거 때 우리 당이 삼고초려해서 모셔온 영입 인재로 MBC 메인 앵커 출신 배현진 후보가 있는 지역”이라고 했다. 또 "2년 간 묵묵히 지역을 지킨 젊고 똑똑하고 예의바른 당의 소중한 인재”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천 배제를 결정한다면 우리당은 정말로 당선될 수 있는 소중한 젊은 인재를 잃게 될 것”이라고 했다.

송파 지역의 미래통합당 광역·기초의원들도 배 전 위원장을 지지한다는 성명서를 냈다. 통합당 송파을 시·구의원 9명은 최근 성명서을 내고 "당에 대한 충심으로 송파을 추가공모 철회를 간곡히 부탁드린다. '흙수저' 배현진을 버리면 청년들이 외면한다"고 했다.

송파을 시·구 의원들은 배 전 위원장에 대해 "2년전 재보궐 선거에서 패한 것은 바른미래당이 함께 나와 표가 분열됐기 때문"이라며 "당시 송파에 온 지 2개월이 안 됐는데도 2년 가까이 지역구를 뛴 바른미래당 후보보다 득표율이 높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래 지역을 지킨 저희도 놀랄만큼 끈기로 무너진 지역 당협을 완벽히 재건했다"며 "경쟁력이 있는 후보"라고 밝혔다.

배 전 위원장은 100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뚫고 MBC에 입사했다. 정치에 입문할 당시 긴 직장생활에도 불구하고 재산이 거의 없다는 점이 시선을 끌었고, 외환위기 당시 기울어진 가계를 장녀로서 책임졌던 '흙수저'임이 밝혀진 바 있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