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문재인 대통령 신년기자회견 때 '돌직구' 날렸던 경기방송 김예령 기자 사직 : 월간조선

작년 1월 10일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기자회견에서 문 대통령에게 ‘돌직구’ 질문을 날려 논란이 됐던 김예령 경기방송 기자가, 1년여만인 지난 2월 25일 회사를 그만두었다.

김 기자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지난 2019년 1월 ‘신년기자회견’에서의 대통령에 대한 저의 질문이 결국 저희 경기방송의 재허가권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면서, 저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결론지었습니다”라고 밝혔다.

김예령 기자는 작년 1월 10일 문재인 대통령의 기자회견에서 질문 기회를 얻자 자신의 소속을 밝히지 않고 바로 "여론이 굉장히 냉랭하다는 걸 대통령께서 알고 계실 것이다. 현실 경제가 굉장히 얼어붙어 있다. 국민들이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 희망을 버린 건 아니지만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굉장하다"라고 입을 열었다. 김 기자는 이어 "대통령께서는 이와 관련해 엄중하게 바라보고 있다 강조를 하시고 계시는데 그럼에도 현 정책에 대해 기조를 바꾸지 않고 변화를 갖지 않으려는 이유를 알고 싶다"라며 "자신감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가"라고 물었다.
다른 기자들의 덕담 섞인 질문에 수월하게 기자회견을 해 나가던 문재인 대통령은 김예령 기자의 질문을 받자 표정이 눈에 띄게 굳어졌다. 문 대통령은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가 왜 필요한지 우리 사회의 양극화, 불평등 구조를 바꾸지 않고서는 지속가능한 성장이 불가능하다는 점은 오늘 제가 모두 기자회견문 30분 내내 말씀드렸다"면서 "그래서 그에 대해서 필요한 보완들은 얼마든지 해야 하겠지만 오히려 정책기조는 계속 유지될 필요가 있다는 말씀은 이미 충분히 드렸기 때문에 또 새로운 답이 필요할 것 같지는 않다"라고 주장했다.

김 기자의 질문 태도와 내용은 바로 논란이 됐다.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속시원한 사이다 질문" "돌직구 질문" "권력 눈치나 보고 아부나 하는 언론들이 판을 치는 마당에 김 기자의 당차고 확신에 찬 질문이야말로 진짜 국민들의 민심이 담겨 있는, 대통령에게 하고 싶은 질문을 대신 해준 것"이라는 긍정적 반응이 많았다. 반면에 "더 공부하라. 그래서 권력 견제하겠나" "소속조차 밝히지 않았고, 질문이 너무 무례하다" "중립적 언론으로 정부 정책이 궁금한 게 아니라 다른 의도가 있는 질문" 등의 비판도 나왔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싸가지 문제보다 실력 부족의 문제"라고 비난했다. 최근 ‘대구-경북 봉쇄’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홍익표 당시 수석대변인도 "술 한잔 먹고 푸념할 때 할 얘기"라고 비난했다. 극렬 문재인 지지세력은 김기자의 신상털기에 나섰다.

김예령 기자는 나중에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에도 춘추관에 출입했고 그때부터 쭉 이 나라를 걱정했다"면서 "그런 의미에서 나라와 문 대통령을 걱정하는 마음으로 한 질문이다. 대통령이 '자신 있다'고 답해줄 줄 알았다"라고 말했다. 김 기자는 "조금 불편하실 수 있으나 최대한 어려운 국민의 여론을 대신해 여쭙고 싶었다"며 "최대한 객관적이고자 하는 것이 기자의 역할이자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단도직입적으로 여쭐 수 밖에 없었다"라고 해명했다.

한편 경기방송은 지난 2월 20일 긴급 이사회를 개최, 지상파방송허가를 반납하고, 폐업하기로 결의했다. 이사회는 ‘노사간 불협화음’이 지속되면서 정상적 경영이 불가피해졌다는 것을 폐업 이유로 꼽았다. 경기방송은 1997년 개국한 경기지역 유일의 공중파 방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