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7년 8월9일. 사진=청와대 제공.
국군사이버사령부는 2010년 1월 1일 국방정보본부 산하에 창설됐다. 2009년 7월 7일 시작된 ‘7·7 디도스 공격’이 북한군의 소행이라는 판단 아래 북한과 사이버전을 위해서다. 사이버사령부는 국방부 장관의 직할부대다. 사이버사령부는 북한 등의 사이버 공격에 맞서 우리 군의 사이버 작전을 총괄한다.
북한의 전자전 부대의 수준은 상당하다. 1980년대부터 사이버 전사(해킹 요원)들을 체계적으로 양성해왔기 때문이다.
2013년 10월 사이버사령부가 댓글 작업을 통해 선거에 개입했다는 주장이 현 여당이자 당시 야당으로부터 제기됐다. 국군사이버사령부 소속 530단 요원들이 지난 18대 대선에서 여러 댓글 작업을 했다는 것이었다.
국방부 조사본부는 2013년 12월 19일 사이버사령부 심리전단 요원들이 지난 대선과 총선을 전후한 3년간 특정 정당과 정치인을 옹호하거나 비판하는 글 2100여 건을 포함해 1만5000여 건의 정치성 댓글을 인터넷에 올리거나 퍼 나른 사실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심리전단 단장(團長)이 "서해 NLL처럼 국가 안보 관련 문제에 대응하는 과정에선 정치적 표현도 주저하지 말라"고 지시하자 요원들은 정치성 댓글 다는 일을 '정상적 임무'로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북한은 대한민국과 미국을 비난하는 내용을 국내·외 매체의 기사를 짜깁기하는 수법을 통해 ‘남한발(發) 선동’인 듯 위장한다. 이를 막기 위해 사이버사령부는 댓글 공작을 펼쳤는데, 이 과정에서 정치적으로 보이는 댓글을 쓴 것이다.
그렇게 댓글 논란은 일단락됐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직후 국방부 사이버 댓글 조사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군의 댓글 공작을 재조사했다. 그리고 이명박 박근혜 정부 당시 국방부의 수장이었던 김관진 전 장관을 구속했다. 김 전 장관이 사이버사령부 요원들에게 정치성향 댓글을 달라고 지시했다는 이유였다. 1심은 김 전 장관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월간조선>이 댓글을 전수조사해 분석한 결과 정치성향이라고 꼽힌 댓글 중 다수는 김정은, 종북세력, 통진당, 공산주의, 천안함 관련한 것이었다. 문재인 대통령과 관련한 댓글도 존재했지만 총 72만여 건의 댓글 중 200여 개에 불과했다.
문재인 정부가 '적폐'로 몰아세운 사이버사령부의 전신은 노무현 정부 때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노무현 정권 당시 국방부 핵심 관계자 다수를 취재한 결과 2004년 6월 4일 남북 장성급 회담에서 상호비방을 금지하기로 합의한 뒤 한국군은 6월 15일을 기점으로 대북 전단 살포와 대북 심리전 방송을 중단했다. 이때 북한은 장비는 그대로 두고 방송만 중단했지만, 한국군은 방송시설까지 모조리 철거하고, 국군심리전단의 병력도 대폭 축소했다. 이때 축소한 국군심리전단 병력을 합참 심리전단 예하에 사이버 전략 부서를 과(課) 형태로 만들어 편입시켰다.
결국, 북한에 맞서 댓글을 다는 등의 심리전을 펼친 사이버사령부의 주 업무를 정치개입 등 ‘적폐’로 규정한 문재인 정부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결정을 부정한 셈이다.
문재인 정부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산을 계승하겠다지만 실제론 그렇지 않아 보인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전날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의 공소장을 제출해달라는 국회의 요구를 거부한 것이 대표적이다. 노무현 정부는 2005년부터 사법개혁 조치의 하나로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국회가 요청하면 법무부는 공소장을 공개해왔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임기 중 "진보진영의 개방 반대 예측은 모두 틀렸다"며 한·미 FTA를 강하게 밀어붙였고, 2007년 제주 강정마을이 해군기지 부지로 결정됐을 때 노 대통령은 "제주 해군기지는 국가안보를 위한 필수요소"라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강정 해군기지에 대해 "노무현 정부서 첫 단추를 잘못 끼웠다"고 사과했고, 한·미 FTA에 대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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