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이 자유한국당에 요청한 단 한가지, '당직자 고용승계' 어떻게 될까 : 월간조선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의원이 지난 9일 "4.15 총선에 불출마하고 자유한국당과 신설합당을 추진한다"고 밝힌 가운데 통합논의의 세부사항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유 의원은 기자회견문에서 "저는 공천권, 지분, 당직에 대한 요구를 일절 하지 않겠다"며 "보수재건 3원칙만 지켜달라"고 했다. 보수재건 3원칙은 유 의원이 작년 10월 밝힌 내용으로, "탄핵의 강을 건너자, 개혁보수로 나아가자, 낡은 집을 허물고 새 집을 짓자"는 것이다.

그동안 보수재건 3원칙 수용에 대해 한국당은 지지층의 여론을 고려할 때 "곤란하다"는 입장이었지만 유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만큼 한국당과 새보수당은 이를 정치적으로 원만하게 해결하려 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당장 풀어야 할 과제는 유 의원이 요청한 '당직자 고용승계'다. 유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보수신당의 새 지도부에게 유일한 부탁을 하나 드리고 싶다"며 "새로운보수당에는 개혁보수의 꿈과 의지만으로 수개월째 한 푼의 급여도 받지 못하면서 성실하게 일해 온 중앙당과 시도당의 젊은 당직자들이 있다. 이 분들이 보수의 승리를 위해 함께 일할 수 있도록 고용승계를 간절히 부탁드린다"고 했다.

그러나 이 '유일하고 간절한 부탁'이 한국당에서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다. 한국당과 황교안 대표는 유 의원의 불출마선언을 환영하면서도 고용승계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자유한국당은 민주자유당 시절부터 수 차례 합당을 거치며 상대 당의 당직자들을 받아들여왔다. 3당 합당(민정-통일민주-공화)때 통일민주당 당직자들이 유입됐으며, 이 때 통일민주당 당직자에서 민자당 당직자가 된 사람들 중 한 명이 김무성 의원이다. 이후 한국당은 민주당(이기택), 자유선진당 등과 합당하면서 이들 당의 당직자들이 사무처에 유입됐다. 그러나 한국당 역시 재정난으로 작년부터 당직자 희망퇴직을 받고 있는 상태다. 새보수당 당직자들을 그대로 받아들일 경우 한국당 사무처 노조의 반발도 예상된다.

한국당 입장에서는 유승민 의원의 부탁을 무시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당장 당 재정 및 내부 결속력과 관련된 일이다보니 확답도 할 수 없는 상태다. 현재 새보수당의 당직자는 15명 수준으로 이들에 대한 처우 문제가 보수통합에서 '뜨거운 감자'가 될 수 있다. 황 대표와 한국당은 유승민 의원의 불출마선언을 환영한다는 입장이지만, 황 대표와 유 의원의 직접 회동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