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게시된 우한폐렴 확산 방지 관련 ‘중국인 입국 금지 요청’에 동의한 이가 46만명이 넘는 가운데, ‘문재인 청와대’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움직임을 언급하면서 “현 단계에서 WHO의 결정에 벗어나는 상황은 아마 없을 것 같다”고 밝혔다. 중국인 입국을 금지하지 않겠다는 얘기다.

27일 오후 6시 현재 ‘중국인 입국 금지’ 청원에는 약 46만명이 동의했다. 새해 들어 가장 이른 시일에 가장 많은 동의를 얻었다. 해당 청원을 올린 이는 “북한마저도 중국인 입국을 금지하는데 춘제 기간이라도 한시적 입국 금지를 요청한다”고 주장했고 다수가 이에 동의했다.

그럼에도 ‘문재인 청와대’의 ‘고위 관계자’는 이날 오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국인에 대한 한시적 입국 금지 요청과 관련해서 “현재 WHO에서 그 문제를 논의했으나 이동금지 조치는 취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현 단계에서 WHO의 결정에 벗어나는 상황은 아마 없을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전 세계에서 (이동금지 조치를) 취하는 것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특별하게 이에 대해 논의하진 않았다. 전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핵·미사일 도발로 세계 평화를 위협한 북한에 대해 국제사회가 보복 조치로 내놓은 대북제재에 대해서는 그간 완화 요청을 해왔다. 각지를 돌아다니며 ‘대북제재 완화’를 역설했지만, 일축당하기 일쑤였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은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고,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를 강조하며 대북 압박 공조를 하는 가운데, 문재인 정권은 그 공조에 균열을 낼 수 있는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재가동’ ‘북한 개별 관광’은 ‘대북제재의 예외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요약하면 ‘문재인 청와대’는 핵 야욕을 버리지 않은, 북한 김정은의 ‘자금난’을 해소하는 데 악용될 소지가 있는 사업들을 추진할 때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취지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우회로’를 찾은 반면 ‘국민 생명’이 걸린 문제에는 ‘WHO 기준’을 명목으로 논의조차 하지 않은 셈이다.

글=박희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