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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Room Exclusive
  1. 정치

한진그룹 지배 구조의 ‘키맨’ 권홍사와 노무현 캠프, 법무법인 부산과의 연결고리

[검찰·특검 수사기록 다시 보니...] 대선 직후 盧 캠프에 대선자금 명목의 돈 건네… 盧-文과 관련 깊은 '법무법인 부산'과 계약도

조성호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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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홍사 반도건설 회장. 사진=뉴시스
반도건설이 경영권 분쟁이 벌어지고 있는 한진그룹을 상대로 사실상 ‘경영 참여’에 나섬에 따라,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별세 이후 그룹의 향배가 어디로 향할지 재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반도건설(회장 권홍사·權弘司)은 한진그룹 조원태-조현아 남매의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하자 한 달 만에 한진칼 지분 2%를 사들였다. 이후 한진칼 지분율을 8.28%까지 늘리면서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가’로 바꾼다고 공시했다. 재계는 반도건설이 ‘형제의 난’을 벌이고 있는 한진그룹의 조원태-조현아 중,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반도건설은 1980년 부산에서 설립됐고, 아파트 브랜드 '반도 유보라'를 공급하며 사세(社勢)를 키웠다. 반도건설은 지난해 시공능력평가에서 13위를 차지한 중견 건설사다. 한진칼 지분 확대는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홍사 회장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한진칼 주식을 최근에 샀고 앞으로 필요하다면 더 살 계획”이라고 말했다.
 
권홍사 회장이 노무현 캠프에 돈을 건넨 경위
 
권홍사 회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 측근 인사들에게 대선자금 명목의 돈을 건넨 적이 있다. 권 회장이 운영하던 회사는 문재인 대통령이 몸 담았던 '법무법인 부산'과 계약을 체결한 적도 있다. 이러한 사실은 2004년 《월간조선》이 단독으로 입수한 2002년 대선자금 검찰·특검 수사기록에 잘 드러나 있다. 
 
수사기록엔 대선 직후 노무현 당선자 측에 돈을 건넨 권홍사 회장의 행적과 경위가 자세히 기술돼 있다. 기록에 따르면, 권홍사 회장은 노무현 당선자의 부산상고 선배인 이영로(전 부산은행 국제금융부장)씨의 요구로 노무현 캠프에 총 9억 5000만원을 이씨를 통해 건넸다.
 
이는 2004년 3월 13일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최도술, 이광재, 양길승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 관련 권력형 비리의혹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김진흥 특별검사팀’의 수사과정에서 밝혀졌다.
  
권홍사 회장이 이영로씨에게 돈을 준 시점은 모두 2002년 대선이 끝난 뒤였다. ▲2003년 1월24일 1억5000만원, ▲2003년 1월29일 5억원, ▲2003년 4월 3억원을 이씨에게 주었다는 것이다. 권 회장은 이영로씨에게 준 6억5000만원(2003년 1월 24일과 29일)을 자신이 운영하는 (주)반도(반도종합건설과 다른 회사로 권홍사씨가 운영 중-2004년 당시 기준)의 법인계좌에서 인출했으며, 회계장부에는 기업경영자문 및 M&A(기업 인수합병) 비용으로 처리했다. 다음은 이 부분에 대한 권홍사 회장의 특검 진술내용이다.
 
당초엔 돈의 명목이 ‘기업경영자문료’라고 주장
 
<검사 : 이영로(李永魯)로부터 기업경영에 관한 어떤 자문을 받았는가요.
 權弘司 : 한 번씩 만나면 식사하는 자리에서 저에게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한 적은 있습니다.
 검사 : 구체적으로 기업경영에 관하여 도움이 되는 어떤 내용의 이야기를 하였는가요.
 權弘司 :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라고 할 것은 없습니다.
 검사 : 부산지검에서 조사받을 당시 「李永魯로부터 기업경영 자문을 받은 사실은 없고, 李永魯가 盧 대통령이나 최도술(崔導術) 등 측근들과 가깝다고 하니까 (주)반도가 사업을 하는 데 막연하게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 돈을 주었다」고 진술한 사실이 있지요.
 權弘司 : 그렇습니다.
 검사 : 그런데도 계속해 돈을 준 명목이 기업경영자문료라고 주장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權弘司 : 두 가지 명목이 합해져서 지급한 것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검사 : 李永魯에게 1월 29일 5억원을 준 이유는 무엇인가요.
 權弘司 : 빌려 주고 돌려 받은 것으로 회계처리되어 있습니다.
 검사 : 특별히 어디에 사용한다고 빌려 달라고 하던가요.
 權弘司 : 어디에 사용하는지는 말하지 않았습니다.>
 
수사기록에 따르면, 이영로씨는 자신이 권홍사씨로부터 5억원을 받은 것과 관련,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내사(內査)를 한다는 얘기를 들은 뒤 갑자기 이 돈을 권 회장에게 갚았다고 한다. 이에 대해 검사가 ‘용처(用處)도 모르고 5억원을 빌려줬다는 말인가’라고 묻자 권홍사 회장은 이렇게 말했다. 이어지는 검사와의 문답이다.
 
“(이영로가) 떼어 먹을 거 같아 법인 돈 건네”
 
<검사 : 어디에 사용하는지도 모르고 5억원이나 되는 돈을 이자나 담보도 없이 빌려 주었다는 말인가요.
 權弘司 : 李永魯와 저와는 수십년 친구사이이기 때문에 빌려 달라는 요청을 거절할 수 없었습니다.
 검사 : 개인적인 친분관계로 돈을 빌려 주는 데 왜 회사 법인 돈을 빌려 주었습니까.
 權弘司 : 제 개인 돈을 빌려 주면 아무래도 떼먹고 돌려 주지 않을 것 같아서 법인 돈을 준 것입니다.
 검사 : 돈을 돌려 받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權弘司 : 돈을 돌려 받은 한참 후에 들은 말입니다만, 李永魯가 대통령 측근임을 내세워 부산지역에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등 말이 많았는데,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이를 문제 삼아 李永魯에게 강력한 경고(주의)를 하였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때문에 돈을 돌려 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영로씨는 권홍사 회장에게 2003년 3월경 5억원을 상환한 뒤 1개월 뒤 다시 3억원을 요구했다. 이씨는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권 회장에게 받아간 돈을 문제삼자 긴급히 다른 사람에게 5억원을 빌렸고, 민정수석실의 내사가 원만하게 끝나자 권 회장에게 다시 3억원을 받아갔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가 권씨에게 3억원을 받아 갈 때, 또 다시 문제가 될 것을 우려해 이 돈이 형식상으로는 이씨 자신이 실제 운영하던 컨설팅회사와 권 회장의 (주)반도 간 컨설팅 비용인 것처럼 허위 계약서를 작성했던 것으로 특검 조사 결과 확인됐다.
 
“문재인씨가 ‘대통령 측근들의 비위가 있다’는 말을 하자, 이영로는…”
 
권 회장은 이처럼 편법으로 이영로씨에게 돈을 준 이유에 대해 특검 수사과정에서 “사업을 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진술했다. 다음은 권홍사 회장의 진술 내용이다.
 
“2003년 4월경 현금 3억원을 李永魯씨에게 주었습니다. 그 경위는 李永魯씨에게 5억원을 빌려 주고 난 다음 2003년 3월 하순경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이었던 文在寅(문재인)씨가 언론에 ‘대통령 측근들의 비위가 있다’는 말을 했습니다. 그때 李永魯씨가 저에게 빌려간 위 5억원을 변제하겠다면서 수표로 5억원을 보내 주었던 것입니다.
그러다가 며칠 후 李永魯씨가 저에게 ‘5억원을 갚을 때 일부를 급하게 빌려 변제를 하였고, 또 가지고 있는 재산들은 담보로 잡혀 길거리에 나 앉게 생겼다. 3억원만 빌려 주면 농장(백양농원)에 있는 나무를 팔아서라도 변제를 해 주거나, 대한통운과 M&A를 하고 있는데 성사가 되면 도움을 주겠다. 그리고 다른 좋은 기업이 나오면 인수합병하도록 해 주겠다’고 사정을 해 현금 3억원을 주게 된 것입니다.
李永魯씨에게 현금으로 3억원을 준 것은 李씨가 저에게 ‘청와대의 민정실에서 조사를 하고 있어 압박이 심하다. 그러니 현금으로 3억원을 달라’고 부탁했기 때문입니다.”
  
권홍사 회장은 그렇게 돈을 준 이유에 대해 이영로씨가 ‘말을 듣지 않으면 해코지 할 수 있다는 뉘앙스를 풍겼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권 회장의 진술이다.
 
“당시만 해도 李永魯씨가 저에게 ‘내가 盧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당선되도록 선거운동을 해 주었다. 나와 같이 盧 대통령을 당선시킨 사람(최도술 前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청와대에 근무하고 있다’는 등 과시를 하면서 ‘당신이 사업을 하는 데 앞으로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자랑을 하였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李永魯씨가 '만일 말을 들어 주지 않으면 얼마든지 해코지를 할 수가 있다'는 뉘앙스를 은연중에 자주 풍겼습니다. 그래서 저는 李永魯씨가 요구한 3억원을 주게 되었는데, 그 당시는 李永魯씨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였습니다. 만에 하나 현금이 추적당할 수도 있어 그에 대응하기 위해 형식적으로 그 영수증을 만들어 놓은 것입니다.”
 
'노무현의 왼팔' 안희정에게도 '불이익 받을까봐' 돈 건네
 
권홍사 회장은 ‘노무현의 왼팔’ 안희정씨에게도 돈을 건넸다. 이 역시 대선 이후인 2003년 8월 2일이었으며, 액수는 2억원이었다. 그런데 안희정씨는 그중 1억원을 권홍사 회장에게 되돌려 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권 회장은 검찰 수사과정에서 “회사나 개인에게 불이익이 돌아올까봐 안씨에게 돈을 주었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돈을 준 이유 역시 ‘불이익을 받을까봐서’ 였다. 권 회장의 진술 내용이다.
  
“盧 대통령이 당선된 후 盧 대통령의 부산상고 동기들 주변에서 대선 때 도와 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저에 대한 좋지 않은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혹시나 제가 경영하는 회사나 제 개인에게 불이익이 돌아올까봐 노심초사하고 있었는데, 마침 씨그너스 골프장에서 안희정을 만났고, 안희정이 노 대통령을 오랫동안 보좌하고 있었던 인사였기 때문에 안희정을 도와 주어 (노 대통령의) 환심을 좀 사고 싶어서 돈을 준 것입니다.”
 
노무현-문재인과 관련 있는 ‘법무법인 부산’도 등장
 
수사기록에는 문재인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과 함께 노무현-문재인 두 사람이 이끌던 법무법인 부산도 등장한다. 당초 2002년까지 (주)반도의 고문변호 업무는 부산지역의 다른 법무법인에서 담당하고 있었으나, 2003년 ‘법무법인 부산’으로 바꾸었다. (주)반도는 2003년 ‘법무법인 부산’ 등에 고문료로 5100만원을 지급한 것으로 수사기록에 기재돼 있다.
 
권홍사 회장은 노무현 정부 시절, 대외적으로 활발한 활동을 벌였다. 2003년 7월, 민주평통 11기 운영위원에 선임됐으며, 2005년 건설협회 회장을 맡기도 했다. 2006년 노 대통령의 아프리카 3개국 순방 당시, 대통령 수행원단에 포함되기도 했다.
 
글=조성호 월간조선 기자

입력 : 2020.01.19

조회 : 26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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