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역시 학교를 소재로 하여 한국과 미국간의 학교시험이 어떻게 다른지 또한 숙제는 어떤식으로 내주는지등을 비교해 보려 한다. 그리고 그 외에 수업방식등을 논해 보겠다.

우선 우리나라의 많은 부모님들과 학생들 중 유학을 고려 중이거나 혹은 유학을 보낼 계획을 세우신분들은 아마도 미국학교에서 주어지는 공부내용이 무척이나 궁금할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선진국이라고 불리우는 미국의 교육은 어떻게 다른지? 왜 그리도 수많은 유학인파를 불러 일으키는지 필자와 함께 알아보자.

그 첫번째 미스테리, 끝없는 지뢰밭, 시험.

우선 한국에서는 큰 시험들이 있다. 그 이름들은 중간고사 그리고 기말고사로 불리우며 보통 2달에 한번식 치뤄지는 시험이다. 학생들은 이 큰 시험을 보게될 때면 다들 괴로워 한다.

그리고 일단 공부의 양이 많다. 시험범위가 크다. 이는 시험을 내주는 선생님들 또한 밤낮으로 문제지와 교과서를 뒤져가시며 시험지를 만들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따른다.

과연 미국은 어떨까? 미국 역시 중간고사와 기말고사가 있다. 그 이름만 다를뿐 중간고사는 Mid term test 그리고 기말은 Final test로 불리운다. 그 의미 또한 해석하자면 우리나라와 같다. 단, 다른점이 있다면? 그건 바로 시험이 이 두개의 시험외에도 많다는 것이다.

물론 각 학교마다 중간고사와 기말고사가 없는 학교도 있고 또 한국처럼 똑같이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만 있는 학교도 있다. 하지만 대체로 학교들은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를 제외하고도 크고 작은 시험들이 많다. 즉, 지속적인 시험을 통해서 학생들이 얼마만큼 선생님의 수업을 따라가고 있는지를 점검한다. 이는 쉽게 이런식이다. 예를 들어 한 단원이 끝날때 마다 시험을 본다.

그리고 간혹 POP QUIZ식의 퀴즈시험이 더해진다. 이는 말 그대로 깜짝 퀴즈다. 이런건 학생들 또한 예상치 못한 시험에 당황하게 된다. 말그대로 진정한 평소 실력을 가늠하는 시험이다. 이 외에도 과목별 특징을 시험으로 처리한다. 필자가 고등학교 시절, 유럽역사 과목을 들을때였다. 이 과목에서 가장 중요하게 떠오른 문제는 바로 지도 시험이었다.

그 이유인 즉슨, 요새 아이들이 세계지도가 어떻게 생겼는지 조차 모르고 살기때문에 나라들이 어디에 있는지를 알려주기 위한 시험을 보았었다. 이 지도 시험은 그 과목이 끝날 때까지 일주일에 3차례식 계속 되었다. 덕분에 필자도 유럽의 수많은 나라들의 위치를 다 알게 되었다.

이 작은 시험들은 선생님의 재량으로 진행된다. 따라서 과목별로 자주 시험을 보는 선생님이 있는 반면 자주 보지않는 선생님도 계시지만 대체로 일주일에 한번식은 보는것이 의례적이었다. 대체로 이런식의 교육은 미국의 사립학교들이 더 치밀하게 짜여져 있다. 따라서 항시 공부를 하지 않고서는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를 통과하기 어렵다. 비록 이 작은 시험들을 전부 공부 했었더라도 중간고사와 기말고사에 나오는 이 큰시험들은 그냥치룰 수 없다. 또 다시 전체적으로 공부를 해야 하는것이다.

이런 점이 바로 미국 교육의 차이점이라면 차이점이라고 할수있다. 바로 시험의 빈도. 시험만큼 아이들을 계속적으로 공부를 하게 하는 방법도 없다. 더군다나 이 작은 시험들은 점수에 반영된다. 대체로 이 작은 시험들은 퀴즈라고 불리우며 큰 시험들은 테스트라 불린다. 이 퀴즈의 성적 반영율은 작게는 10%미만에서 많게는 25%이상까지 반영되며 이 시험의 횟수가 많아질수록 오히려 학생들에게 부담은 적어진다. 이 시험제도가 바로 유학생들을 비롯한 모든 학생들을 계속적으로 공부하게 하는 원동력이라 할수있다. 이런 시험제도는 대학에 와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오히려 그 작은 퀴즈라는 부분이 더 커졌으면 커졌을까..

오히려 고등학교시절의 중간고사범위 정도를 퀴즈로 보며 중간고사는 고등학교의 범위에 배가 된다. 단 이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마저도 교사의 재량으로 나뉘기에 어떤 교수님은 중간고사와 기말고사가 있지만 또 어떤 교수님은 그냥 일반 시험들만 자주 보시고 않보는 분들도 계시다.

이런 면은 심지어 예체능 분야에서도 나타난다. 물론 필기시험 방식만 아닐뿐, 실기로 마지막 작품을 출품하는식의 시스템에는 변함이 없다.

두번째 미스테리, 집까지 따라오는 학교라는 족쇠, 숙제

숙제는 우리나라의 경우, 초등학교 이후로 그 숙제의 빈도와 양은 점차 줄어든다. 초등학교때는 작지만 많은 숙제들이 늘 따라다녔다. 하지만 중학교 부터는 그 빈도는 점차 줄어들게 된다. 아마도 학생들이 숙제 아니어도 공부를 이어서 하는 학원이라는 기관의 발달 때문에 선생님들이 학생들의 편의를 봐주시기 때문일까? 아니면 요새 목소리 큰 학생들의 원성을 꺼려서 줄어 드는것일까? 아무튼 이점은 미국의 학교가 숙제의 양이 많다고 할 수있겠다. 작건 크건간에 숙제가 매일 있다. 숙제 없는 날은 손으로 꼽을 정도로 거의 없다. 늘 숙제를 해야한다.

가끔 운이 별로 따르지 않는 날에는 숙제가 너무 많아서 새벽까지 숙제를 하고 자야하는 경우도 있다. 주로 이렇게 밤 늦게까지 불을 끄지 못하는 숙제들로는 페이퍼가 있겠다. 말 그대로 듣고 해석 한다면 종이겠지만… 이 종이가 그냥 종이가 아니다. 빽빽이 글을 적어와야하는 에세이를 말한다. 한국에서는 레포트라고 불리우는 조사 보고서 따위를 말한다. 대개 Essay 혹은 Paper 라고 불리운다.

처음 미국에 왔던 필자는 선생님이 에세이를 적어오라 하셨을때 혼자 심히 고심한적이 있었다. 에세이라..에세이라 하면 한국에서는 수필집 따위를 일컫는 말이기에 그래서 책 한권을 적어오라는 것인가? 아님 읽어 오라는 것인가? 미국에서 말하는 그 에세이의 이름이 다소 생소했던 기억이 난다. 이 에세이는 보통 고등학교 시절 2~3장정도 많게는 5장정도이다. 하지만 대학에 오면 5장이상으로 늘어나게 된다.

물론 큰 강의일 경우 일일이 체크할것을 고려해 3장 정도로 그 양을 한정하지만 그렇지 않을경우도 많다. 또한 대학수준의 글에서는 2~3개 이상의 전문서적 그리고 인터넷 자료를 이용해야 하며 인용시에는 인용했다는 표시가 정확히 있어야 한다. 만약 이 부분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채, 자기지식인것처럼 행사했다가는 적발시에 학교 퇴학은 물론이고 법적 처벌을 받게된다. 따라서 모방 방지는 미국에서 상당히 강조되는 부분으로 고등학교 때 부터 일찌감치 이 부분을 교육시킨다.

따라서 미국의 교육방식은 숙제가 많다는 점이 한국과 다르다면 다를 수 있다. 하지만 미국에는 학원이라는 제2의 교육기관이 그리 발달되어 있지 못하다. 한국의 교육열은 세계 1위라 해도 과언이 아니기에 한국만큼 학원사업이 발달된 나라도 없을 듯 싶다. 이 부분 만큼은 한국이 미국보다 선진적 우위에 있다고 말하고 싶다. 즉 학원이 없는 미국에서 숙제라도 많은 점이 당연한건지도 모르겠다.

그날 그날의 숙제를 알려주는 필자의 일본어 클래스 숙제 스케줄 표

필자가 제출한 클래스별 레포트들 (에세이)

세번째 미스테리, 민주주의의 연습장, 수업방식

어느나라든지 잘 가르치는 선생님은 있기 마련이다. 필자도 주말마다 자원봉사로 한글을 외국인들에게 가르쳐 보아서 잘 안다. 남을 가르친다는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재미있게 가르친다는 것은 얼마나 더 어려운 일인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미있으면서 잘 가르치는 선생님들은 꼭 계시다. 여기 미국에서도 마찬가지다. 전편에 사진을 올렸던 주디 영 교수님이 그런 분중 한 분이신데, 그 분 수업을 가만히 보면 열의가 있으시면서 농담을 잘 하신다.

오늘 종강한 그 분의 수업의 마지막은 참으로 멋졌다. 안타깝게도 필자가 카메라를 두고 가는 바람에 찍지 못했지만 정말 재미있는 광경이었다. 이런 교수님은 난생 처음으로 접했다. 그 분이 언젠가 Action Reaction  작용, 반작용의 원리를 가르치실 때 실험아닌 실험을 선보이신적이 있다. 오히려 놀이에 더 가까웠던 이 실험은 이랬다. 우선 압축된 산소가 가득담긴 산소탱크를 웨건(물건을 실어 끌때 쓰는 4개의 바퀴달린 작은차)에 산소통의 산소 분출구를 후방으로 가게 실어둔다. 그리고 헬멧과 공군 파일럿 안경을 쓰신다. 그리고 큰 비닐봉투를 등 뒤에 매신다. 안전을 위한 낙하산 이라고 하신다. 

그리고 아까 준비한 그 웨건위에 올라 타신다. 그리고는 산소탱크의 안전핀을 뽑으시고는 “자 그럼 우주여행을 떠나 볼까나?” 이러시면서 산소탱크의 레버를 누르신다. 그럼 웨건 뒤로는 앞축된 산소가 하얗게 나오면서 웨건은 점차 가속도를 붙히면서 출발한다. 이 한번에 기상천외한 실험 덕분에 작용 반작용의 원리는 순식간에 이해가 되어버렸다. 나이도 꽤나 잡수신 교수님이 진지하게 그 실험에 매진하실때는 모든 아이들이 웃고 만다. 이 재미있었던 실험을 종강 때 한번 더 앙코르 공연으로 보여주신 거다. 덕분에 모든 아이들의 우뢰같은 갈채를 받으셨다.

이렇듯 수업방식은 개개인의 차이인지라 이렇게 재미있는 교수님이 있는 반면 최면술사처럼 따분하기 그지없는 수업을 하시는 분들도 계시다. 단 미국식 교육의 차이라 할 수 있는 것은 대부분의 수업이 토의 방식으로 돌아간다는 점. 교수님만 칠판 앞에 나와서 강의를 하시기 보다는 숙제를 토대로 숙제 내용에 대해서 토의를 하신다. 따라서 대체로 숙제가 미리 미리 다음 수업내용에 주제를 읽어오라는 경우가 많다.

이런 수업은 교수님은 단지 질문이나 토의 주제만을 정해주시고는 아이들에게 스포트 라이트를 돌리신다. 이런 수업은 학생들 모두가 참여하며 이 참여를 기준으로 수업 참여도가 반영된다. 내용보다는 참여의 유무가 점수에 영향을 미친다. 이 참여식 교육은 심지어 미술강의에서도 반영된다. 같은 반 친구들의 그림을 모두 함께 보면서 어떤 부분이 마음에 드는지를 말한다. 이런 토의적 수업은 미국사회에 수많은 오피니언 메이커(opinion maker)들을 만든다. 이런점이 사회의 이슈가 쟁점으로 떠오르는것이 미국사회에 당연한 이치이며, 민주주의 발전의 기반이라 할 수 있겠다.

이번 군사부일체 속편을 통해서 미국교육에 궁금했던 점이 다소 해소 되고, 좀 더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메사추세츠 통신원; 김동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