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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정치

'정권 실세' 세 명의 실명은 왜 두 달이 지난 후에 드러났나?

'유재수 감찰 무마 사건'이 '백원우 별동대'로 번지기까지

조성호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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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특감반 유재수 비위 감찰 무마 사건이 ‘백원우 별동대’로 옮아가고 별동대 소속 특감반원이 극단적 선택을 등 정국의 핵폭탄급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이 사건은 하루아침에 터져 나온 게 아니다. 그 시작은 지난해 12월 27일 국회 정무위원회 회의다. 김성원 자유한국당 의원은 최종구 당시 금융위원장에게 “유재수 전 국장 있지 않습니까? 병가를 내게 된 이유는 뭡니까?”라고 묻는다. 최종구 위원장이 “본인이 극심한 피로 또 건강 이상 그런 걸 느껴서 병가를 내겠다고 신청했다”고 답하자 김성원 의원은 유재수씨가 민주당 수석전문위원으로 가게 된 배경을 캐묻는다.
 
지난해 12월 김용범 부위원장이 '백원우' 언급
 
2017년 문재인 정권 출범 후,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이었던 유재수씨는 민주당 수석전문위원으로 옮겨가고, 2018년 지방선거에서 오거돈 부산시장이 당선하자 부산시 경제부시장으로 발탁된다. 이날 김 의원과 김용범 당시 금융위 부위원장간의 문답이다.
 
<◯김성원 위원  그래서 건강이 회복돼 갖고 민주당 수석전문위원으로 추전하신 거고요? 조금 앞뒤가 안 맞아 가지고. 잠깐만요, 어저께 법사위에서 그렇게 답변을 하셨기 때문에…  김용범 부위원장님!
◯금융위원회부위원장 김용범  예.
◯김성원 위원  유재수 전 국장에 대한 그런 혐의 사실에 대해서…… 아니, 청와대 감찰 결과를 청와대의 누구로부터 연락을 받았습니까?
◯금융위원회부위원장 김용범  민정수석실 비서관으로부터 연락받았습니다.>
 
김용범 부위원장은 백원우 민정비서관에 대해 처음으로 언급한다. 이어지는 문답이다.
 
<◯김성원 위원  민정수석실의 비서관 누구요?
◯금융위원회부위원장 김용범  민정비서관으로부터 따로 받았습니다.
◯김성원 위원  백원우 민정비서관이요?
◯금융위원회부위원장 김용범  예.
◯김성원 위원  그러면 무슨 사실이었습니까, 비위사실이?
◯금융위원회부위원장 김용범  청와대 조사 결과 고위공무원으로서 품위유지와 관련하여 문제가 있으므로 인사에 참고하라 이런 취지였습니다.
◯김성원 위원  유재수 전 국장은 경미한 문제를 지적받았다 이렇게 얘기를 하고 있는데 부위원장님 판단하시기에는 경미한 사안이라고 보세요, 아니면 상당히 위중한 사항이라고 보십니까?
◯금융위원회부위원장 김용범  그 구체적 내용은 통보받은 바가 없습니다. 그런데 금융위를 대표하는 금융정책국장이 청와대 감찰반으로부터 품위유지와 관련하여 문제가 있으므로 인사에 참고하라는 통보가 온 것은 엄중한 것으로 봤습니다.
◯김성원 위원  그러면 어저께 법사위에서 유 전 국장의 자녀 유학비용을 증권사로부터 편취했다는 주장이 있는데 사실과 같습니까, 아니면 사실과 다릅니까?
◯금융위원회부위원장 김용범  구체적 내용에 대해서는 통보받은 바가 없습니다. >
 
한국당의 '수사의뢰' 김태우 전 수사관의 '고발'
  
이후 자유한국당은 청와대 실세들이 유재수 감찰 무마에 개입했다는 의심을 갖고 올해 1월 초, 임종석 당시 비서실장과 조국 민정수석, 박형철 반부패비서관, 백원우 민정비서관, 이인걸 특감반장, 유재수 경제부시장을 직무유기 및 직권남용 혐의로 서울동부지검에 수사의뢰한다. 한 달 후 ‘문재인 청와대’와 날카로운 각을 세웠던 김태우 전 청와대 특감반원(수사관)도 이들을 같은 혐의로 서울동부지검에 고발했다.
 
검찰은 김태우 전 수사관에 대한 고발인 조사를 하는 한편 이인걸 전 특감반장을 피고발인 조사를 하는 등 수사에 나선다. 올해 4월 김 전 수사관 보충 조사 이후 수사는 답보 상태에 빠진다.
 
'조국 사태'로 재점화
 
그러다가 이 문제가 다시 수면으로 떠오른 건 ‘조국 정국’ 때인 9월이었다. 조국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조국의 각종 비위 및 범죄 사실이 밝혀지면서 조국 전 장관이 민정수석으로 재직했을 당시의 사건들도 잇따라 재조명 받은 것이다.
 
9월 19일 서울동부지검은 이인걸 및 일부 특감반원 소환조사했다. 9월 28일 서울동부지검은 유재수를 조사했던 이○○ 수사관도 소환 조사했다. 이 무렵 검찰은 유재수 본인과 가족 등 금융계좌를 추적했고, 금융정보분석원(FIU) 자료도 전달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도읍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 문제를 가장 정력적으로 파고들었다. 국정감사 기간 중 유재수 건을 집중 제기해 공론화하는데 앞장섰다. 김도읍 의원 측이 주력한 것은 당시 청와대 특감반원들의 증언을 끌어내는 것이었다. 김 의원실이 특감반원을 통해 확보한 증언들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다. 지난 10월 7일 김도읍 의원실이 내놓은 보도자료에 담긴 문답을 발췌한 것이다. 이 내용은 언론의 별다른 주목을 끌지 못했다,
 
정권 실세 세 명은 누구인가?
  
<Q. 2017년 유재수 금융위 금융정책국장 비위 관련 청와대 특감반 감찰 당시 특감반원이었나?
- 맞다. 당시 특감반원이었고 관련 내용도 어느 정도 알고 있다.
 Q. 현재까지 파악하기로는 유재수 전 국장이 특감반 감찰은 받았다는 것인데, 조사과정에서 어떤 내용들이 밝혀졌는가?
- 최근 언론에 보도된 것과 같이 각종 기업으로부터 차량제공 및 각종 편의제공을 받고 갑질을 했으며, 자녀 유학비와 항공권 등 금품수수. 그리고 OOO, OOO, OOO(정권실세들) 등과 함께 모의하여 금융위 인사에 개입했고 금융위 인사 외에도 각 분야에 인사개입한 사실들이 포렌식 결과 나왔다.
 Q. 이인걸, 박형철 선에서 사건을 무마할 수 있는 가능성은?
- 전혀 없다. 분명히 조국 수석에게 보고가 들어갔고, 최소한 조국 수석이 지시를 해야지만 박형철과 이인걸이 따른다. 이인걸과 박형철 선에서 사건을 무마할 수 있는 구조 자체가 아니다. >
 
기자가 주목한 것은 김 의원실이 익명으로 표기한 ‘정권 실세’ 세 명이었다. 이들 세 사람에 대해 김 의원실 측은 처음엔 함구했다. 증언에 협조해준 특감반원들의 신변을 보호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지난 11월 29일 김도읍 의원실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정권 실세 세 명의 이름을 정확히 알려줬다.
 
그들이 지난 주말부터 언론을 장식하고 있는 김경수 경남지사,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천경득 청와대 총무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다. 기자가 김 의원실 관계자에게 ‘포렌식으로 조사를 했다면 팩트인데 왜 실명을 공개하지 않았냐’고 묻자 이 관계자는 “일단은 그들(특감반원)의 증언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의원실 관계자는 “언급된 이들 세 사람에 대한 조사가 이뤄졌느냐”고 반문하며 “이 문제는 유재수 개인의 비위라기보다는 권력형 비리”라고 단언했다.
 
"유재수 구속으로 감찰 무마 시도 있었다는 것 증명"
 
그 전날인 11월 28일, 법원은 유재수 전 경제부시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법원이 밝힌 구속사유는 이러했다.
 
<-구속영장이 청구된 여러 개 범죄혐의의 상당수가 소명되었음
-피의자의 지위, 범행기간, 공여자들과의 관계, 공여자의 수, 범행경위와 수법, 범행횟수, 수수한 금액과 이익의 크기 등에, 범행 후의 정황, 수사진행 경과, 구속 전 피의자심문 당시 피의자의 진술 등을 종합하여,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는 때 및 도망할 염려가 있는 때에 해당하는 구속의 사유가 있고, 구속의 필요성과 상당성도 인정된다고 판단하였음>
 
이와 관련한 김도읍 의원실 관계자의 말이다.
 
“당초 초점은 청와대가 2017년 10월경 유재수에 대한 감찰을 무마를 했느냐 안 했느냐 였습니다. 유재수의 구속영장 발부는 그가 단순히 범죄 혐의가 있어 구속됐다는 의미보다는 사실상 청와대의 감찰 무마 시도가 있었다는 걸 증명한 셈입니다. 법원의 구속사유가 그걸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백원우 별동대'는 어디까지 개입했나?
 
유재수 구속을 전후해 ‘백원우 별동대’가 부각됐다. 이들은 지난 지방선거 당시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을 받고 있다. 민정비서관실에 별도 특감반이 운영됐다면 이는 대통령 비서실 운영 규정에 어긋난다. 청와대는 그동안 "대통령 친·인척 관리를 하던 감찰반원일 뿐"이라며 별동대의 존재를 부인해 왔다. 그러던 중 '백원우 별동대' 소속으로 알려진 검찰 수사관 A씨가 1일 극단적 선택을 했다.
 
유재수 감찰 무마 의혹 사건은 이제 백원우 별동대로 옮겨가고 있다. 자유한국당 친문(親文) 게이트 진상조사위원장을 맡은 곽상도 의원도 1일 당회의에서 "백원우 별동팀이 사정기관뿐만 아니라 각 부처에서 정보를 수집했고, 이 내용을 이광철 당시 선임행정관(현 민정비서관)에게 보고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별동팀이 해경 소속 간부 3명을 창성동 별관으로 불러서 고함지르고, 휴대전화도 제출받아 포렌식한 것은 권한 없는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했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근무했던 직원 가운데 일부도 최근 검찰에서 "민정수석실에서 특별감찰반은 원래 (반부패비서관실 산하에) 하나였는데, 문재인 정부 들어서 두 개로 쪼개졌다"며 "(별동팀 업무 성격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별동대에서 활동한 수사관의 죽음과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이상한 운영 행태, 그리고 선거 개입 의혹은 향후 검찰 수사를 통해 밝혀져야 할 핵심 대목이다.
 
글=조성호 월간조선 기자.

입력 : 2019.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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