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공립고 청담고등학교(사진)가 서초구 잠원동으로 이전한다.
서울시교육청은 25일 "청담고등학교(강남구 압구정로 419)를 2023년 3월 서초구 잠원동 71-10번지로 이전한다"고 밝혔다. 학군(8학군) 내 이동인 만큼 학교명은 원래대로 유지된다.
잠원동의 1만1608㎡(약 3511평) 규모 해당 부지는 현재 잠원스포츠파크로, 흔히 '이명박 테니스장'으로 불리곤 했다. 학교부지였지만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직 시절 시(市) 예산 약 40억원을 들여 건립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서초구는 잠원스포츠파크를 허물고 청담고를 새로 짓게 된다. 청담고가 잠원동에서 개교하는 해는 2023년이다. 청담고는 강남구 한복판에 위치한 학교로 예체능 전공 학생들이 많아 '(최순실 딸) 정유라 학교'로 불리기도 했다.
잠원동은 그동안 많은 인구에 비해 고등학교가 없어 고등학교 신설 또는 이전은 이 지역 정치권의 최대 이슈 중 하나였다. 지난해까지 같은 학군 내인 서초동 소재 일반고인 서초고 이전이 유력하게 거론돼왔지만 해당지역 주민들의 반발 등으로 백지화됐다. 이후 학령인구가 줄고 있는 압구정-청담 지역의 청담고 이전논의가 물살을 탔다. 서울시 교육청과 해당 학교 및 구청 등이 이를 결정한 후 청담고 학부모 투표를 거쳐 이전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청담고는 학생 수 감소와 함께 시설 노후화 문제도 안고 있었다. 청담고는 올해 3월 학교 건물 콘크리트 강도가 부족한 것으로 드러나는 등 노후교육시설 정밀안전진단에서 D등급(사용제한 고려) 판정을 받았다.
따라서 청담고의 잠원동 이전은 청담동과 잠원동 모두 '윈-윈'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청담동 주민들 입장에서는 인근 경기고 등 명문고로 배정받을 수 있게 됐고, 잠원동 주민들은 숙원이었던 근거리 고등학교가 생겼기 때문이다. 고등학교가 들어오면서 부동산 가격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는 상태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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