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보수통합을 위한 당내 기구인 보수대통합추진단(가칭) 단장에 5선 원유철(사진) 의원을 내정하며 논의를 준비 중인 것으로 10일 알려졌다.
황 대표는 지난 6일 보수통합기구를 만들자고 공개 제안한 후 통합추진단 실무진에 홍철호-이양수 의원을, 단장에 원 의원을 내정했다.
황 대표는 지난 6일 보수통합기구를 만들자고 공개 제안한 후 통합추진단 실무진에 홍철호-이양수 의원을, 단장에 원 의원을 내정했다.
황 대표가 원유철 의원을 지명한 것은 통합 대상으로 고려하고 있는 유승민 변혁 대표, 우리공화당 조원진 공동대표와 함께 일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두 사람과의 관계보다는 "원 의원이 성격상 자기주장보다 황교안 대표가 원하는 바를 가장 잘 전달할 수 있는 인물이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일각에서는 "원 의원이 유승민-조원진과 아주 좋은 관계라고 할 수는 없다"며 "다만 황 대표가 자신의 뜻을 그대로 관철시킬 수 있는 인물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이 나온다.
유승민-원유철의 악연
유승민 의원과 원유철 의원은 2015년 2월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원내대표-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로 함께 출마해 당선됐다. 5개월여간 함께 일한 두 사람은 같은 해 7월 유승민 원내대표가 박근혜 대통령과 각을 세우다 사퇴하면서 운명이 달라졌다.
유 원내대표 사퇴 후 새누리당은 새 원내대표를 선출해야 했지만 5개월만에 다시 경선을 치르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때 최고위원들이 경선을 생략하자는 데 대체로 동의해 원 의원은 선거가 아닌 지명을 통해 원내대표에 취임했다.
유 의원 입장에서는 러닝메이트이며 함께 일해왔던 사람이 보란듯 대통령 편을 들고 유 원내대표 사퇴 후 동반사퇴하지 않고 원내대표직에 오른 사실이 곱게 보일 리 없다.
원유철-조원진 '친박 동지'
원 의원은 원내대표 취임 후 조원진 의원을 원내수석부대표에 지명했다. 확실하게 원내 친박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이후 2016년 총선 정국에서 원 의원은 친박계 최고위원으로 박근혜 청와대와 당이 대립했던 새누리당 공천 관련 분란의 중심에 섰다.
일부에서는 원 의원을 서청원 최고위원, 이인제 최고위원 등 친박계 최고위원들과 함께 목소리를 높였다며 '친박 행동대장'이라고 지칭한 바 있다. 당시 당 대표였던 김무성 의원은 자신이 주장에 부정적 의견을 냈던 원 의원에 대해 섭섭함을 표시하기도 했다.
현재 황 대표가 유승민계와 우리공화당에 손을 내밀었지만 양 세력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해 극과 극의 입장을 보이고 있다. 원 의원의 과거 행적을 볼때 사실상 우리공화당계와 더 뜻이 통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이유로 유승민계는 원유철 의원에 대해 "부적절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변혁 한 관계자는 "원 의원은 5선으로 사실상 물갈이 대상 아니냐"며 "보수통합이 한국당 뜻대로 갈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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