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생했으니 공천 가산점?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무리수' 왜 뒀나 : 월간조선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패스트트랙 수사를 받는 자당 의원들에게 내년 총선에서 공천 가산점을 주겠다고 발언해 논란이 되고 있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나 원내대표는 22일 문재인 대통령의 시정연설 후 열린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서 수사 대상인 의원들은 공천 과정에서 가산점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비공개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수사 대상인 의원들은 공천 과정에서 가산점이 있을 것이라는 부분에 대해 황교안 대표도 여러 차례 같은 취지의 말을 했고 그런 취지를 담아 의원들에게 (가산점에 대해)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잘못된 패스트트랙에 대해 앞장서서 저항한 의원들"이라며 "그들의 기여도는 높이 평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차기 총선이 6개월도 채 남지 않아 당 안팎이 공천문제로 예민한 상황에서 이같은 발언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60명에게 공천 가산점을 준다면 인적쇄신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반발도 있다. 여권에서는 범법 행위에 공천 가산점을 준다는 데 대한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

한 고위당직자는 "지금까지 당에서 '기여도'를 공천에 공식적으로 반영한 바는 없다"며 "총선때면 외부인사들과 함께 공천관리위원회를 구성하고 중립적인 공천을 하는 것이 기본인데, 벌써 당 지도부가 공천 가점 운운 하는 것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우려했다.

의원총회에 참석한 한 의원은 "가점 수치 등을 구체적으로 얘기한 것도 아니고 걱정하는 의원들을 위로하고 힘내라는 뜻 아니었겠느냐"며 "실제로 가점을 받을 것이라고 기대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 원내대표가 계속 패스트트랙 사태는 본인이 책임진다고 공언해온 만큼 그런 뜻에서 한 얘기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