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월드컵 예선 남북대결, 한국에선 중계 못 보나 : 월간조선

오는 15일 오후 5시30분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리는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H조 3차전 남한-북한전에 북측이 우리측 응원단과 중계진, 취재진 초청을 12일까지 하지 않아 우리 방송에서 남북전을 생중계로 보지 못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 남자 대표팀이 북한과 평양에서 맞붙는 건 1990년 10월 11일 남북통일 축구대회 1차전 이후 29년 만이다. 특히 이번 경기는 한국 축구팀 주장 손흥민(토트넘)과 북한의 기대주 한광성(유벤투스)가 맞붙을 예정이어서 축구팬들의 관심이 매우 높다.

12일 통일부에 따르면 남북전 취재에 대해 북측에 의사를 다각도로 타진했으나 현재까지 아무런 회신을 받지 못한 상태다. 정부는 최근 남북관계가 경색된 상태에서 평양에서 열리는 월드컵 남북 예선전을 계기로 남북 교류의 물꼬를 터보려 했지만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남북전에 우리 취재진이 가지 못한다면 북한의 보도에만 의존해야 하는데, 북한은 지난달 5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린 북한-레바논 월드컵예선전 후 다음날 아침 신문에 사진 한 장과 짧은 기사를 게재한 것이 전부다. 북한이 2-0으로 이겼음에도 불구하고 간단하게 보도하는 데 그친 것이다. 이번 경기에 우리측 취재진이 가지 못하면 마찬가지 상황이 벌어질 전망이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한국 취재단의 평양 방문과 관련해 아시아축구연맹(AFC) 및 남북 축구협회와 소통하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소리(VOA)방송은 12일

FIFA 대변인실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월드컵 예선의 일반적인 절차에 따라 FIFA는 경기 준비와 관련해 AFC 및 두 회원 협회와 정기적인 소통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대한축구협회는 AFC를 통해 북한축구협회와 선수단의 방북 문제를 조율하면서 북측에 남측 기자단 방북, 중계방송, 응원단 파견 등을 계속 요청해왔으며 정부도 다각도로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일성경기장은 인조잔디 구장이어서 천연잔디에서만 뛰어왔던 태극전사들의 불편이 예상된다. 또 우리측 응원단이 방북하지 못할 경우 북한 관중으로 가득찬 경기장에서 뛰어야 하는 부담감을 갖게 됐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