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버닝썬 경찰총장' 윤규근 총경 부실수사한 정황 드러났다 : 월간조선

경찰이 '버닝썬 사건에서 '경찰총장'으로 불렸던 윤규근 총경에 대해 부실수사를 한 정황이 드러나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윤 총경은 조국 법무부장관과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실에서 함께 근무한 사이로, 지난 10일 구속됐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버닝썬 사건이 지난 6일 경찰에서 검찰에 송치된 후 경찰의 부실수사 정황이 하나둘 드러났다. 지난해 말 강남 클럽 버닝썬 폭행사건 이후 윤 총경과 버닝썬의 유착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은 150여명에 가까운 수사팀을 투입했지만, 윤 총경의 자택이나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유착 의혹의 핵심인 윤 총경에 대해서는 뇌물죄 및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는 제외한 채 직권남용 혐의만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그러나 검찰에서 이 사건을 검토하기 시작하면서 검찰은 압수수색이나 관련자 소환이 필요한 대목에서 경찰이 소극적인 자세를 보인 정황을 여러 건 포착했다. 검찰은 윤 총경이 코스닥 상장사 대표의 경찰 수사 무마에 관여한 대가로 수천만 원어치의 비상장 주식 1만 주를 공짜로 받은 혐의(알선수재) 등을 추가로 밝혀냈다.

검찰은 윤 총경이 버닝썬 사건을 덮기 위해 민정수석실 관계자와 함께 김 전 차관 관련 사건을 언급한 정황도 밝혀냈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지난 3월 14일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실 관계자 A 씨는 텔레그램 메신저로 윤 총경에게 “더 세게 했어야 했는데” “검찰과 (경찰이) 대립하는 구도를 진작에 만들었어야 했는데…”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두 사람은 민정수석실에서 같이 근무한 사이다.

이 시점은 민갑룡 경찰청장이 국회에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성접대 의혹 사건이 검찰에서 무혐의 결론 난 것을 지적해 검-경 대립이 부각되는 상황이었고, A씨의 메시지는 윤 총경이 이에 대한 얘기를 꺼낸 데 대한 답이었다.

이 대화가 이뤄진 지 4일만에 문재인 대통령은 “각각 검경 조직의 명운을 걸고 책임져야 할 일”이라며 버닝썬 수사와 김학의 전 차관 사건을 함께 거론했다. 청와대가 김학의 사건으로 버닝썬 사건을 '물타기'하려 했다는 의혹이 나올 수 밖에 없다. 검찰은 윤 총경이 버닝썬 사건에 대한 세간의 관심을 돌리기 위해 민정수석실 관계자와 함께 김 전 차관 관련 사건을 고의적으로 띄웠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할 계획이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