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조국 옹호 집회' 200만명 참가 주장의 허구성 : 월간조선

각종 의혹 장본인 ‘조국’을 지키자고 하면서 여당 지지 성향 시민들이 28일 오후 대검찰청 인근으로 쏟아져 나왔다. 해당 집회 주최 측인 자칭 '검찰개혁 사법적폐청산 범국민시민연대'는 인파 규모를 200만명이라고 주장했지만, 이 같은 수치는 신빙성이 떨어진다.

2017년 6월, 성신여대 산학협력단이 경찰청에 제출한 용역 보고서 ‘집회시위 인원 산정방법의 적정성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우리 경찰은 집회 시위 참여 인원을 추정할 때 통상 “기립 시 3.3㎡(1평)당 10명”을 기준으로 한다. 2017년 10월, 노회찬 당시 정의당 의원은 국정감사장에서 내놓은 구치소 수감자 1인당 가용 면적이 ‘1.06㎡’라고 지적하며 해당 넓이를 신문지로 보여준 바 있다. 그 사진을 보면 3.3㎡ 면적에 10명이 서 있는 것은 비현실적이다.

2017년 10월, 노회찬 당시 정의당 의원이 국정감사장에서 비현실적인 구치소 수감자 1인당 가용면적을 소개하고 있다. 해당 면적은 1.06㎡로, 신문지 2.5장을 이어붙인 정도에 불과하다. 이 사진을 통해 3.3㎡ 면적에 10명이 서 있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걸 알 수 있다. 사진=뉴시스

그럼에도 이를 바탕으로 200만명이 여유 공간 없이 서 있다고 한다면, 이에 필요한 면적은 66만㎡다. 2008년의 소위 ‘광우병 촛불 시위’, 2016년의 ‘박근혜 탄핵 촛불 시위’ 등의 주최 측이 ‘연인원’을 내세워 집회 참가 인원을 발표하는 걸 감안해 일시적인 최다 인원이 100만명이라고 해도 33만㎡를 ‘조국 지지 인파’가 메워야 한다.

관련 보도에 따르면 해당 집회 참여 인원은 서초대로와 반포대로 1.6km 구간을 가득 메웠다고 한다. 이중 상당수는 서리풀 축제에 참여한 이들이지만, 집회 주최 측 주장을 최대한 수용하기 위해 당시 도로를 메운 인파 전부를 '조국 옹호자'들이라고 가정하고 계산해 보자.

'조국 옹호 집회' 참가자들이 점거한 서초대로와 반포대로의 실제 폭은 40m다. 이것 역시 더 넓게 봐서 50m라고 했을 때 해당 집회 참가자들이 점유한 도로 면적은 8만㎡에 불과하다. 경찰의 추산 방식에 따르면 해당 도로를 빽빽하게 채워봤자 25만명이 채 안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한 마디로 주최 측 주장을 최대한 수용하더라도 집회 참가 인원은 25만명 이하란 얘기다.

예술의 전당 앞에서 세빛섬까지 총연장 3.6km에 달하는 도로를 시위대가 가득 메워도 경찰 추산 방식에 따르면 그 인원은 55만명이다. 서초역에서 삼성역까지 5.3km에 달하는 도로가 인파로 가득 차도 그 규모는 80만명에 불과하다. 다시 말하면, 예술의 전당에서 세빛섬까지 그리고 서초역에서 삼성역까지 '조국 옹호자'들이 도로 전체를 점거했다고 해도 경찰 추산 방식에 따르면 그 규모는 135만명이란 얘기다.

예술의 전당에서 세빛섬까지, 서초역에서 삼성역까지 인파가 도로(연장 8.9km*너비 50m)를 가득 메워도 그 규모는 많아야 135만명이다. 사진=네이버 지도

이 같은 결과를 고려했을 때 '조국 옹호 집회' 주최 측의 '200만명설'은 설득력이 없다. 해당 집회 참가 인원이 실제 200만명이었고, 총연장 1.6km 도로 위에 있었다고 한다면, 이들은 8층짜리 '인간 탑'을 쌓았어야 한다. 주최 측이 집회 참가 인원의 신뢰성을 입증하고 싶다면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어려운 '인간 탑 시위' 사진부터 공개해야 하지 않을까.

글=박희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