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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경제

6살짜리 아이가 월 40억 번다는 ‘보람튜브’가 뭐기에?

어떤 이에겐 ‘상대적 박탈감’을, 누군가에겐 ‘애테크 열풍’을

박지현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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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3억회 이상을 기록한 보람 양(6)의 짜장라면 먹는 5분짜리 영상.(사진=보람튜브 캡처)
하도 난리기에 난생 처음으로 ‘보람튜브’에 접속해봤다. 200여개의 영상이 올라와 있었다. 비교적 짧은 걸로 재생해봤다. “와! 뽀로로 라면 맛있겠다~.” 주인공 이보람 양(6)이 거실 테이블에서 컵라면을 먹는다. 아빠와 삼촌이 다가와 “나눠먹자~”고 한다. 몇 번 나눠먹다 꿈나라에 갈 시간이 된다. 다들 잠자리에 들고, 라면이 부족했던 보람이는 몰래 침대를 빠져 나와 짜장 라면을 끓인다. 맛있게 먹는다. 끝. 대사도 별로 없고 블록버스터급의 CG도 없는, 이 5분 21초짜리 영상의 조회수는? 무려 3억3800회다. 

네티즌 수사대(?)에 따르면 보람 양은 이 영상 하나로 아파트 한 채 값을 벌었다. 온라인에는 보람튜브의 영상 1개 당 수익이 어느 정도인지를 비교하는 경제지표가 올라와 있는데, 이에 따르면 ‘1 짜장 라면=인천 송도 아파트 값’ ‘1 캡틴아메리카=벤츠 마이바흐 S클래스’ ‘3 추파춥스=삼성전자 연봉’이다. 

이는 결코 과장된 지표가 아니다. 실제로 보람튜브는 한국 유튜브 채널 중 광고 수익 1위에 올라있다. 한 달 수익만 4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보람튜브의 채널은 ‘토이리뷰’와 ‘브이로그’로 나뉘는데, 현재 구독자는 3000만 명이 넘는다. 지난 4월 국회에서 열린 ‘인플루언서 산업의 전망과 과제’ 토론회에서 노영희 변호사는 “미국 유튜버 분석 사이트 ‘소셜블레이드’에 따르면 보람튜브는 한 달에 한화로 1억2000만원에서 많으면 19억원을 번다”고 했다. 이는 ‘토이리뷰’만을 따진 수익으로 ‘브이로그’의 월 광고 수익(약 17억8000만원)을 합하면 37억 원이 된다.  

전문가들은 보람튜브의 인기비결을 ‘별 것 없는’ 데에서 찾는다. 6살짜리 아이의 특별할 것 없는 일상생활이 여러 부모와 아이들의 공감을 샀고 영상에 나오는 놀이들도 따라 하기 쉬운 것 위주인 데다, 대사도 별로 없어 국경을 가리지 않고 편히 볼 수 있는 게 크게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요컨대 시청에 진입장벽이 낮다는 것.  

지난 2016년 시작한 보람튜브의 소유주는 보람양의 가족회사인 ‘보람패밀리’다. 3년 전만 해도 이들은 평범한 맞벌이 가정이었다. 지난 2017년 한 매체 인터뷰에서 보람 양의 어머니 김지은 씨는 “(유튜브 시작 전에는) 맞벌이를 했기 때문에 할머니가 보람이를 많이 돌봐주셨다. 그러다 작년에 친할머니가 큰 수술을 받고 보람이를 돌봐주실 수 없게 됐고, 나도 일을 그만두고 병원을 왔다 갔다 하며 지내다 보니 아이와 놀아주는 시간이 많지 않았다”면서 “그러던 중 보람이와 유튜브를 함께 보다가 ‘영상을 찍으면 아이와 의무적으로라도 더 놀아줄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고 그런 생각에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상대적 박탈감 vs 애테크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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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람패밀리가 구입한 것으로 알려진 청담동 95억원 상당의 건물 외관.(사진=구글맵 갭처)

보람튜브가 대중의 입에 급격히 오르내리기 시작한 건 지난 23일 이후부터다. ‘보람패밀리’가 95억원 상당의 빌딩을 사들였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다. 청담동에 위치한 대지면적 258.3㎡의 5층짜리 건물이다.

소식을 접한 몇몇 청년들과 기성세대들은 부러움을 넘어 ‘현타(현실자각타임)’를 느낀다고 호소한다. 사당오락(四當五落)의 마음가짐으로 공부하고, 치열한 취준생(취업준비생) 시절을 지나 부장 눈치 보며 뼈 빠지게 10년 모아봤자 보람이가 ‘짜왕’한번 먹는 것보다 못하다는 걸 두 눈으로 목격해서다. 실제로 매달 연 5%인 고금리 적금에 매달 200만원씩 10년을 불입해도, 보람이 짜왕 먹방에는 못 당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사흘 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진짜 공부만 해서 되는 시대는 끝났구나’라는 글은 수많은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이 작성자는 “공부만 하는 게 손해 보는 느낌이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유튜버 발끝도 못 따라간다. 공부에 미래를 걸고 있는 나 자신이 갑자기 한심하다”고 사뭇 진지하게 말했다. 지난해 한 명문대 재학생이 학교 대나무숲에 올린 “유튜버 크리에이터를 보면 무엇을 위해 이렇게 치열하게 공부를 했나 회의감이 든다”는 글도 다시금 회자됐다. 급기야 24일에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상대적 박탈감을 부르는 보람튜브를 제재해 달라’는 글도 올라왔다. 작성자는 “보람 튜브가 어마어마한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한다”며 “대형 유튜브 규제 및 유튜버 ‘**(보람) 튜브’ 제재를 청원한다”고 했다. 

그런가하면 주부들은 ‘제 2의 보람이 엄마’를 꿈꾸기도 한다. 아이를 주인공으로 한 유튜브 운영을 본업으로 삼겠다며 직장을 그만두는 부모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에선 ‘아이’와 ‘재테크’를 합성한 ‘애테크’란 신조어까지 나왔다.  

한편 일각에서는 영상을 찍고 올리는 과정에서 아동을 보호할 수 있는 법적 장치가 거의 없어 아동학대를 우려하기도 한다. 과거 보람튜브 또한 2017년 부모가 딸에게 아이를 임신해 출산하는 연기를 시키고, 직접 자동차를 운전하게 만드는 등 선정적인 콘텐츠를 올려 서울가정법원으로부터 처분을 받은 적이 있다. 구독자 70만 명인 또 다른 키즈 유튜브 채널 ‘D’는 지난달 6살 쌍둥이에게 10㎏ 짜리 대왕문어다리를 통째로 먹이는 영상을 올려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그밖에도 한 번에 아이스크림 열 개 이상을 먹게 하거나, 아이에게 달린 악플을 스스로 소리 내 읽게 하는 영상도 찾아볼 수 있다.

국제아동보호단체 한 관계자는 “현실과 연출을 구분하기 어려운 나이인 만큼 정서적 발달을 저해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올 하반기 어린이 콘텐츠 관련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글=박지현 월간조선 기자 

입력 : 2019.07.26

조회 : 6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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