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상산고 자사고 평가 탈락 파문... 서울 자사고 어떻게 될까 : 월간조선

전북교육청이 전북 상산고의 자사고(자율형사립고) 지정을 취소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내달 10일께 발표될 서울 자사고 재지정 평가 결과가 주목받고 있다. 평가대상 서울 13개 자사고 중 상당수가 평가에서 탈락, 일반고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해당 학교들의 극심한 반발이 예상된다.

교육계에 따르면 조희연 서울교육감이 "자사고는 시대적 소명을 다했다"고 지난 25일 언론을 통해 밝혀 서울 자사고 단체 대표가 이에 대해 정면 반박에 나섰다.

서울자사고교장연합회장인 김철경 대광고 교장은 26일 입장문을 내고 "일반고에도 자사고와 같은 수준의 자율성이 부여돼 있다면 같은 '후기선발고'로서 선의의 경쟁을 하도록 놔두고 학생과 학부모에게 선택권을 줘야 한다"면서 "자사고가 시대적 소명을 다했다는 것이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조희연 교육감은 지난 25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서울 13개 자사고 재지정 평가를 정리되는 대로 다음달 초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반고로 전환될 자사고들의 반발이 예상되는 가운데 조 교육감은 "자사고는 다양한 교육과정 운영과 학교운영의 자율성 부여가 목적이었지만, 2015 개정교육과정이 도입되면서 일반고도 자사고와 같은 수준의 자율성을 부여받아 이제는 자사고의 시대적 소명이 다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전환과정에서 학생과 학부모가 받는 혼란과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강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김철경 교장은 "조 교육감의 발언은 일반고 교육체제 안에서 건학이념에 맞는 특색있는 교육을 하라는 취지로 이해한다"면서 "그렇다면 과학고와 영재학교, 특성화고, 예술고 등 특수목적고도 폐지하고 고교체제를 단일화해야지 공립 특목고와 자율형공립고 등은 그대로 두고 자사고만 일반고로 전환하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사고를 적폐라고 단정하고 말살시키는 엄청난 과오를 저지르려는 것"이라면서 "일반고를 정상화할 방법은 자사고 폐지가 아니라 일반고 자체에서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시교육청은 올해 운영평가 대상인 13개 자사고(경희·동성·배재·세화·숭문·신일·중동·중앙·한가람·하나·한대부고·이대부고·이화여고) 평가결과를 다음 달 10일께 발표할 예정이다.

교육계에서는 상산고 자사고 지정 평가 탈락에 이어 서울 자사고도 탈락하는 사례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교육부 한 관계자는 "정부는 상산고 등 전사고(전국단위 자사고)보다 서울지역 자사고 평가에 주목하고 있다"며 "서울에서 대거 탈락하는 학교가 나올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 당시 서울에서 자사고가 대거 지정된 만큼 현 정부가 이를 손볼 것이라는 분석이다. 올해 평가 대상 자사고 24곳 중 절반이 넘는 13곳이 서울 소재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