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조국 민정수석을 차기 법무부 장관에 기용하기 위해 사전 검증 절차에 돌입했다고 한 일간지가 보도했다.
25일 인터넷 <한겨레>는 여권 및 사정당국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청와대가 조국 수석을 법무부 장관 후보자 중 한 명으로 선정, 평판을 수집하는 등 검증 작업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매체는 사정당국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조 수석 검증을 위해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권의 한 관계자도 “조 수석에 대해 장관 후보자로 두고 공식 검증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검증은 아직 초기 단계이고 그 외에 다른 후보들도 있을 수 있지만, 분명한 것은 청와대가 그를 유력 후보 가운데 한명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한겨레>에 밝혔다.
조국 수석은 문재인 대통령의 '인사참모' 역을 맡고 있다. 장관급 인사 등 각종 요직에 임명될 인사들이 그의 검증을 거치게 된다. 문재인 정부는 인사의 중요성을 잘 알고 정권 출범 직후, 인사 5대 원칙(위장전입, 논문 표절, 세금 탈루, 병역 면탈, 부동산 투기)을 내세웠다. 이 중 하나라도 위반할 경우엔 고위공직자로 등용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정권 출범 직후인 2017년 7월, 인사청문회 대상인 국무총리와 장관(후보자) 및 위원장 22명 중 15명(68.2%)이 5대 원칙 중 1개 이상에서 문제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당연히 인사 검증의 꼭대기에 있는 조국 수석이 '부실 검증'의 책임자로 지목됐다.
더구나 조 수석은 박근혜 정부의 인사를 누구보다 앞장 서 비판해온 이다. 2016년 박(朴) 정부 당시, 음주운전 전력이 있는 이철성 경찰청 차장을 경찰청장으로 임명하자, 조국 수석(당시 서울대 로스쿨 교수)은 "음주운전 단속의 주무부처 총책임자가 과거 이런 범죄를 범하고 은폐까지 하였는데도 임명했다"며 "미국 같으면 애초 청문회 대상 자체가 될 수 없는 사람"이라고 강하게 비판했었다.
이렇듯 일부 공직자들이 잇따라 낙마하자 청와대는 새로운 인사 기준을 마련했다. 5대 원칙을 7대 비리(병역기피·세금탈루·불법 재산증식·위장전입·연구 부정행위·성범죄·음주운전)로 범위를 넓히는 한편 위장전입 횟수를 2회로 완화하는 등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 것이다. 이 중 하나라도 해당될 경우 임용을 원천 배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새로운 인사 기준이 적용된 이후에도 2018년 4월 김기식 금융감독원 원장이 낙마했고, 같은 해 9월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정경두 국방부 장관 후보자, 이은애 · 김기영 헌법재판관 후보자 등 장관 · 헌법재판관 후보자들의 인사청문회에서도 위장전입과 탈세 등 7대 비리 관련 의혹들이 제기됐다.
청와대가 조국 수석을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할 경우, 조 수석은 '인사 검증 책임자'에서 '인사 검증 대상자'로 그 처지가 180도 바뀐다. 그럴 경우,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조 수석에 대한 '전례없는' 혹독한 검증이 이어질 것이라고 정치권 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글=조성호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