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의용(왼쪽에서 둘째)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박지원(맨 왼쪽) 민주평화당 의원이 12일 오후 판문점 북측 지역인 통일각에서 김여정(오른쪽)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으로부터 고(故) 이희호 여사에 대한 조화를 전달받고 있다. 북이 조문단을 보내지 않고 이런 식으로 조화만 보낸 것은 최소한의 성의 표시는 하되 경색된 남북 관계는 당분간 풀 뜻이 없음을 보여줬다는 분석이 나왔다. /통일부
지난 10일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가 별세했다. 여야는 이 여사의 별세 소식에 일제히 애도를 표하며 ‘한 평생을 민주화와 인권에 몸 바쳤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와 인권운동의 거목이었던 여성 지도자 이희호 여사의 삶을 깊은 존경의 마음을 담아 추모한다”고 했다.
자유한국당은 “김 전 대통령의 반려자이자 정치적 동지였던 이희호 여사는 민주주의를 위해 한 평생을 살아왔다. 대한민국 1세대 여성운동가”라고 논평했다.
이 여사는 대한민국의 민주화와 여성, 장애인, 아동의 인권을 위해 평생을 바쳤다. 이를 추모하기 위해 정치권뿐만 아니라 각계 계층 인사들이 애도의 뜻을 표했다.
북한 김정은도 화환을 보내 이 여사의 영면을 애도했다. 이는 2011년 김정일 사망 당시 이 여사가 조문을 위해 방북한 것에 대한 보답일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김정은의 화환이다. 16일 김대중평화센터가 김정은이 이 여사의 빈소에 보낸 조화(弔花)를 특수처리를 거쳐 반영구적으로 보존을 하겠다는 뜻을 보였다.
김대중평화센터 관계자는 이날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북한에서 온 것이니만큼 기념으로 한번 보관해보자는 뜻으로 당시 결정된 것”이라며 “조화는 현재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에 보관 중이며 회의를 열어 생화를 조화(造花)로 만들어 보관할지 등을 최종적으로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정은은 독재자다. 김정은은 철권통치의 유지를 위해 자신의 최측근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물론 고위 간부들을 처형시켰다. 특히 자신의 권력 유지를 고모부와 이복형까지 잔인하게 죽였다. 김정은은 고(故) 이희호 여사가 생전에 바라던 민주주의와 인권과는 거리가 멀다.
김정은의 화환을 반영구 보존하겠다는 것은 한 평생 민주 투사로 살아온 이 여사의 흔적에 오점을 남기지 않을까?
글=정광성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