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영화 <기생충>이 흥행가도를 달리는 가운데 봉준호 감독의 과거 인터뷰가 논란이 되고 있다.  남배우에게 여배우의 가슴을 사전협의 없이 만지도록 시켰다는 것이다.

 

논란은 <기생충>이 지난 3일까지 374만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 개봉 5일 만에 손익분기점을 돌파하며 작품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가운데 일부 네티즌들이 봉 감독의 과거 인터뷰 내용을 문제삼으며 시작됐다.

 

논란의 내용은 지난 5월 9일 봉 감독과 배우 김혜자가 참석한 롯데컬처웍스의 '관객과의 대화' 행사에서 나왔다. 이들은 2009년 영화 <마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마더>에서 도준(원빈 분)의 엄마 역으로 출연한 김혜자는 이날 촬영 도중 발생한 일을 공개했다. 그는 "원빈씨가 진구씨(진태 역)한테 엄마하고도 잔다(고 말하는 장면이 있다). 그러고 그날 들어와서 자는데 갑자기 내 가슴을 만지더라"고 밝혔다.

이어 "가슴 만지는 거 아닌데, 그렇지만 '무슨 까닭이 있겠지'하고 가만히 있었다"며 "원빈씨에게 '왜 갑자기 손을 넣었어?'라고 물어보니, 감독님이 해보라 그랬다"고 전했다.

진행자가 설명을 요구하자 봉 감독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보통 영화의 모든 것들이 감독에 의해서 컨트롤된다는 환상을 가지기 쉽지만, 많은 일들이 현장에서 그냥 벌어진다"고 해명했다.

이 내용이 보도되면서 여성 배우의 가슴을 만지는 민감한 장면을 사전 협의 없이 즉흥적으로 촬영하는 데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와 함께 봉 감독의 과거 인터뷰도 논란이 됐다.

 

봉 감독은 2011년 <씨네21> 인터뷰에서 "<마더>가 사실 섹스에 관련한 영화"라며 김혜자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영화 속) 김혜자도 섹스에 억압되어 있다가 혜자도 이제 섹스로 들어가는 구조"라며 "그런 세계와 가장 먼 것처럼 보였던 드라이한 엄마가 그런 축축한 세계로 가는, 마침내 섹스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김혜자)선생님께는 죄송하지만 사정을 하면 얼굴에 정액이 탁 튀듯이. 사실 전 그렇게 찍었다"고 언급했다.

같은 인터뷰에서 봉 감독은 영화 <설국열차>에 대해 설명하며 성적인 내용을 강조했다.  봉 감독은 당시 인터뷰에서 "좁고 긴 이미지 공간을 무척 좋아한다. 그러니 제가 ‘설국열차’를 찍을 생각을 하니 얼마나 흥분이 됐겠냐"고 말했다. 그는 "성적 흥분에 미칠 것 같다. 기차가 밖에서 보면 남자의 성기인데, 안에서 보면 여자의 성기"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터널이 질(膣)이고 기차가 남근(男根)이 되는데 들어가 있으면 기차 안이 또 질"이라며 "기차 속을 관통해 질주하는, 그래서 너무 흥분이 됐다"라고 말했다.

이에 온라인커뮤니티와 포털뉴스 댓글 등에서 네티즌들은 "봉 감독의 성(性) 인식과 젠더(gender)감수성에 문제가 있다", "예술계에서 성희롱 및 성추행으로 미투당한 사람들과 다를 게 뭐가 있느냐"는 부정적인 반응이 쏟아져 나오는 상태다.

 

 

 

 

글=월간조선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