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북자 가족 “죽기 전 아들 한번만 보게 해 달라” 문 대통령에게 호소 : 월간조선

40년 전 수학여행을 떠났다가 북한에 납북된 고등학교 3명의 가족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진정서와 편지를 전달했다.

29일 납북 피해자 가족 단체인 ‘전후납북피해가족연합회’는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정서와 편지를 전하며 대통령의 답변을 요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1977년 수학여행 중 전라남도 홍도에서 납북된 이민교씨의 어머니 김태옥씨가 문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했다.

김 씨는 편지에서 “수학여행을 보낸 이 어미의 죄요, 그래서 북에 납치된 것도 어미의 죄입니다”며 “지금까지 역대 대통령에게 북에 납치된 사건을 용서할테니, 죽기 전에 아들 얼굴 한번 보게 해 달라는 것이 그렇게 죄가 되나요”라고 말했다.

또 김 씨는 “내가 지금 아픈 몸을 이끌고 이곳까지 왔다. 나도 이제 나이가 많아서 얼마 살지 못할 것 같다. 죽기 전에 아들을 한 번 만 만나게 해달라고 요청한다. 정부와 문재인 대통령은 하루 속히 아들을 만나게 해달라”고 덧붙였다.

최성룡 전후납북피해가족연합회 이사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 다음날 이민교 어머니의 서신을 청와대에 보냈다. 하지만 답변이 없다. 노무현 정부 당시 청와대 국장을 비밀리 북한에 보내 상봉을 요청했다”며 “2006년 북한이 이를 받아 들여 김영남 군을 모친과 만나게 했다”고 강조했다.

최 이사장은 “세월호를 추모하며, 세월호 학생들도 수학여행을 가다가 변을 당했다. 납북된 학생들도 수학여행을 가다 북괴들에게 납치 됐다”며 “그러나 대통령은 세월호에만 관심을 가지고 납북 학생들에겐 나몰라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 자리에는 1977년 납북된 최승민(현재 59세)씨의 형 최승대씨와 1978년 납북된 홍건표(현재 58세)씨의 어머니 김순례씨, 동생 홍광표씨도 함께 나와 정부와 북한은 납북자 전면 생사 회담에 임하라고 요구했다.

전후납북피해가족연합회에 따르면 1967~1978년 납북된 후 북한 당국에 의해 평양 거주가 확인된 사람은 모두 21명이다.

또 전후납북피해가족연합이 공개한 평양 거주하는 납북자들의 명단을 살펴보면 21명 중 15명이 대남간첩을 키워내는 연락소에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글=정광성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