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뉴시스
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 중독'을 공식 질병으로 분류키로 하면서 국내 찬반 여론이 뜨겁다. 문체부는 게임 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하는데 반대하는 입장을 보였다.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72차 WHO 총회 B위원회는 현지시간 25일 게임중독, 즉 게임이용장애에 '6C51'이란 질병 코드를 부여해 정신적, 행동적, 신경발달 장애 영역의 하위 항목으로 포함시키는 11차 국제질병표준분류기준안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는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하는 새로운 국제질병표준분류기준(ICD)의 국내 도입에 반대한다는 명시적인 입장을 내놨다. 문체부 고위 관계자는 27일 "수긍할 수 있는 과학적 검증 없이 내려진 결정이어서 세계보건기구(WHO)에 추가로 이의를 제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국내 게임 관련 학회와 기관 등 88개 단체는 성명서를 통해 "질병코드 지정은 문화, 예술적 생활에 참여할 수 있는 아동의 권리를 박탈하는 행위이며 충분한 연구와 과학적 근거가 확보되지 못한 상황에서 내려진 성급한 판단"이라고 주장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2022년 WHO 권고가 발효되더라도 권고에 불과하고 국내에 적용하려면 충분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며 "과학적 근거 없이 게임이용장애(게임중독) 질병코드를 국내 도입하는 데 반대한다는 게 문체부의 기본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문체부는 게임산업 진흥 정책을 담당하는 주무 부처로 한국콘텐츠진흥원 등 산하기관이 국내 게임학회·협회·기관 등 88개 단체로 이뤄진 '게임질병코드 도입 반대를 위한 공동대책 준비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다.
문체부는 지난달 초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화에 반대한다는 공식 의견서를 WHO에 전달했으며, 이달 초 박양우 문체부 장관이 게임업계 대표들과 만나 반대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ICD를 국내 적용하기 위해선 통계청의 '한국표준질병-사인 분류체계(KCD)'를 개정해야 한다. 이를 담당하는 보건복지부는 WHO의 결정을 수용해 국내 도입 절차에 착수할 것으로 보여 논란이 예상된다.
ICD를 국내 적용하기 위해선 통계청의 '한국표준질병-사인 분류체계(KCD)'를 개정해야 한다. 이를 담당하는 보건복지부는 WHO의 결정을 수용해 국내 도입 절차에 착수할 것으로 보여 논란이 예상된다.
포털사이트와 인터넷커뮤니티 등에서 네티즌들은 "게임중독 질병코드 도입은 국내 현황을 무시한 처사", "자제가 안되면 모두 질병인가", "게임이 질병이면 병가나 결석도 가능한 것인가" 등 부정적인 반응과 "게임회사만 배불리는 일", "청소년을 위해 질병코드 도입이 필요하다"는 긍정적인 반응 등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