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주 대장 “조선시대 ‘사화(士禍)’ ‘부관참시’ 연상되지만... 원망 않고 ‘국민통합’ 바랄 것” : 월간조선

뇌물수수 무죄 및 공관병 갑질 무혐의 판결을 받은 박찬주 예비역 육군 대장이 <월간조선>에 최근 심경을 밝혔다.

서울고등법원 형사6부는 지난달 26일 징역형을 선고한 1심 판결을 뒤집고 박 대장의 수뢰(收賂)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수원지방검찰청 형사1부도 같은 날 박 대장의 공관병 가혹행위 및 직권남용 의혹에 대해 “혐의점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불기소 처분했다. 다만 2심 재판부는 박 대장의 ‘김영란법 위반’(부하 장교의 보직 변경 청탁을 들어줬다는 내용) 혐의는 1심과 동일하게 인정해 벌금 400만원을 선고했다. 박 대장 측은 현재 상고(上告)를 준비 중이다.

박 대장은 지난달 30일 <월간조선>에 “(26일) 2심 재판정을 나오면서 ‘국가권력에 의해 린치를 당한 기분’이라고 했다. 그 기분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며 “재판 과정을 돌이켜보니까 ‘이 나라에 정말 법치주의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었다”고 밝혔다.

박 대장은 “조선시대를 보면 (관료, 선비들이) 많은 사화(士禍)를 받지 않나. 정의(正義)가 아니라 동인(東人), 서인(西人) 등 자기가 소속된 당파(黨派)의 이익을 위해 모든 걸 동원해서 상대편을 거꾸러뜨리지 않나”라며 “심지어는 죽은 자를 꺼내서 목을 치는 부관참시(剖棺斬屍)도 있었다. 우리 현대 사회에서도 ‘정권을 잡으면 서로를 죽이려 하는’ 행태가 끊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대장은 “제가 독일에 있을 때 독일 사람들에게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우리 속담을 얘기해주니까 못 알아듣더라”며 “비슷한 옛말로 ‘자기 집 소가 쌍둥이 낳는 것보다, 이웃집 소 죽는 게 더 즐겁다’는 얘기가 있다. 남의 행복을 시기하고, 남의 불행을 즐거워하는 사회 분위기도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박 대장은 “지금껏 제가 이런 고초를 겪었다고 해서 누구를 원망하거나 저주하고 싶지는 않다”며 “저의 의문이 해소된 건 아니지만 원한(怨恨)은 없다. 서로 싸우는 일도 그만하고, 이제는 ‘국민통합’이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그의 말이다.

“제가 어떤 분노에 젖어서 누구를 어떻게 하거나 그러고 싶지는 않아요. 저는 신앙인입니다. 정치보복이든 뭐든 다 끝나고 국민 모두가 서로 ‘사랑’했으면 좋겠습니다. 마태복음 5장 44절에 ‘네 원수를 사랑하라. 너희를 박해하는 자를 위해 기도하라’는 예수님 말씀이 있습니다. 우리 사회와 국민이 서로에 대한 증오를 버리고 ‘용서하고, 단합하고, 화합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왜 자꾸 싸워야 하나’ ‘왜 이렇게 살아야 하나’ 하는 자괴감이 들 때가 있습니다. 서로 돕고 이해해주면서 건전하게 경쟁하는 사회가 왔으면 좋겠습니다. 그게 제 바람입니다.”

글=신승민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