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관련 여론조작' 의혹을 받고 있는 김경수 경남지사 보석 결정에 대해, 여러 시민단체가 비판성 성명을 발표했다. 서울고등법원 형사2부는 지난 17일 보석 보증금 2억원을 지정해 김 지사를 석방했다. 김 지사는 이튿날 도정(道政)에 복귀했다. 그가 지난 1월 30일 드루킹 사건 관련 1심 재판에서 징역형을 선고 받고 법정 구속된 이후 78일만이다.

'대한민국 수호 비상국민회의'는 지난 17일 성명을 내고 "오늘 대한민국 국민은 이 땅에 또 다시 법치가 무너지는 소리를 듣는다. 지난 대통령 선거 전후 기간에 약 1억건의 댓글 여론을 조작, 헌법상 표현의 자유를 유린한 '드루킹 사건'의 주범 김경수에 대해 서울고법이 보석을 허가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김경수는 중대 범죄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명수의 사법부는 코드가 맞는 '우리법연구회' 출신 김민기를 항소심 주심으로 배정하여 짜고치는 '코드 재판'을 강행, 오늘 김경수를 보석으로 석방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경수 일당이 2016년 10월~2018년 3월 21일까지 무려 473일간 저지른 뉴스 기사 댓글 141만643개에 대한 총 9971만 1788회의 '공감 조작'은, 언제든 증거인멸이 가능하며 전문가들은 이미 그 일부 증거가 훼손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문재인 정권 들어 대한민국의 법치는 이미 심각하게 붕괴되었다. 이번 김경수에 대한 보석 결정은 사법부의 독립적인 판단에 의거한 것이 아니라, 철저히 권력 눈치 보기라는 사실을 삼척동자라도 알 수 있는 것"이라고 평했다.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상임대표 김태훈, 이하 한변)도 이날 논평을 내고 "김 지사가 지난 대선에서 드루킹의 여론조작을 공모하였다고 판시한 제1심 판결에 따르면, 김 지사의 범행은 문 대통령의 당선이 무효라고 판단할 수 밖에 없을 정도로, 이 정권 뿐만 아니라 국가의 운명을 가르는 중차대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한변은 "우리는 제1심 판결에 대해 유죄 증거가 차고 넘쳐, 김 지사의 주장이 상급심에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전무하다는 의견을 표명하였다"면서 "이 정권은 소위 사법농단 세력의 적폐청산이라는 구실 하에 자신들에게 동조하지 않은 전현직 고위 법관들을 처단하고, 특정세력으로 사법권력을 교체하려는 사법장악의 작업을 사실상 마무리하였다고 본다"고 밝혔다.

한변은 "이번 김 지사에 대한 보석결정은 이 정권에 의한 사법부 사망 사실을 재삼 확인시켜 준 일로서, '좌파무죄, 우파유죄'의 세상이 이미 도래하였음을 보여주었다"면서 "이번 보석 결정에 대해 상당수 국민들은 사법부에 대한 불신은 물론이고, 사법부의 존재 자체에 대한 의구심을 가지게 될 수도 있음이 매우 우려스럽다"고 비판했다.

한변은 "대한민국의 주권자인 국민으로부터 김 지사 사건에 관한 사법 권한을 위임받은 재판부는, 사안의 중차대함과 국민들의 매서운 눈초리를 넓고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여 국민과 역사 앞에서 한 점 부끄러움이 없이 재판에 임하도록 각고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글=신승민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