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현 국무총리 비서실장이 이낙연 총리의 고성 산불 대응 관련 수첩 메모를 소셜미디어 상에 공개한 가운데,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이 저격에 나섰다. 초기 진화(鎭火)가 이뤄지지 못해 대형 산불이 났고 그 피해가 막심한 상황에서, 정부 관계자들이 부실 대응을 반성하고 수습책을 마련하기보다 '언론플레이'에 집중하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이언주 의원은 7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산불 현장에서 수고하신 소방관들, 헬기까지 동원해 진화와 주민 구조에 나선 주한미군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그런데 이 와중에 엄청난 산불을 놓고 정치인들, 국무위원들이 앞다투어 서로 현장에 갔니 안 갔니 다투고, 일부 언론에서는 누구는 띄워주기 바쁘고 누구는 깎아내리기 바쁜 걸 보고 있자니 한숨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엄청난 산불이 났고, 그게 제대로 진화되지 않아 확대됐다. (이 상황에서) 정부 대응이 잘 되었다는 자화자찬식 얘기, 맹목적 지지층은 몰라도 국민들은 별로 듣고 싶지 않다"며 "갑작스런 산불로 집이고 차고 생활터전이 다 타고, 길거리에 나앉은 피해주민들이 당신들을 어떤 눈으로 보겠나"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어느 방송을 보니 국무총리가 현장에 가서 피해주민들 위로하는 걸 일일이 찍어서 실시간 중계하다시피 하더라. 그런 현장에서 다큐멘터리까지 찍었어야 했는지 참으로 씁쓸하다"고 했다. 그의 글이다.

"심지어 수첩에 깨알 같이 적힌 메모를 두고 '대단하다'는 식의 보도도 있던데, 산불 현장에서 수첩이 어찌되었든 말든 뭔 상관입니까? 전 정권 때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수첩공주라 비판하더니 (이낙연 총리의 경우) 수첩왕자는 괜찮습니까? '내로남불' 끝이 안 보입니다.

제발 문재인 정부는 자화자찬식 이벤트를 멈추고, 피해자 대책과 함께 이런 큰 산불이 왜 일어났고 왜 이렇게까지 피해가 커졌는지 겸허하게 조사해서 대응해야 합니다. 정치권과 언론은 원인 규명과 정부 대응을 따지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다들 좀 냉철해지면 좋겠습니다."

이 의원은 "쇼고 수첩이고 다 필요없으니 이런 산불이 안 나게 해달라. 불이 나면 다 태우고 와서 쇼하지 말고, 조기 진화해서 번지지 않게 해달라는 게 국민들 심정 아니겠나"라며 "(현 정부는) 입으로만 '안전한 대한민국'이다. 자고 일어나면 화재고 산불이고, 불이 나도 (정부 대응은) 그때 뿐이지 않나"라고 질타했다.

이 의원은 "진정성 있게 나라를 걱정하고 하나 하나 해결해나가는 얘기는 듣기 힘들고, 사고 때마다 매번 무슨 1회성 정치 이벤트로 전락하는 걸 보면서 이러고도 '과연 나라냐' 하는 생각이 안 들 수가 없다"며 "소방당국의 지휘와 대응은 적절했는지, 앞으로 재발방지를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현 정부는 이번 산불 사태에서) 이런 문제를 제대로 규명하고 책임소재를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글=신승민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