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통일부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김연철 전 통일연구원장의 과거 대북 문제 관련 발언들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그가 진보 성향 매체에 '대북 제재의 효력'을 저평가하는 칼럼도 쓴 사실이 밝혀졌다.

김 후보자는 2013년 1월 24일 자 <한겨레>에 게재한 <북한의 '게임 체인지'와 담대한 협상>이라는 제하의 칼럼에서, 당시 고조되던 북핵(北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과거의 시각으로 북핵 문제를 해석하지 말아야 한다. 담대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과거처럼 6자회담을 재개하면 해결할 수 있다는 낙관이 통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지난 5년의 경험에서 확인되었지만, 제재가 북한의 질주를 멈출 수도 없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자는 "한·미 양국 모두 북한의 선제적 변화를 요구하는 정책을 지속한다면 악순환의 반복을 피하기 어렵다. 북한이 중국조차 대놓고 비난하는 상황에서 중국의 협상력을 기대하기도 어렵다"고도 했다.

김 후보자는 "담대한 협상의 기초는 북핵 문제의 구조를 정확히 읽는 것이다. 냉전체제의 종식 없이 냉전의 산물인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이념을 앞세울 때가 아니라 지혜를 모아야 할 순간"이라고 했다.

김 후보자는 또 그해 10월 6일 <한겨레>에 "그동안 북한이 나름대로 남북관계를 개선해 보겠다고 노력했는데, 박근혜 정부는 남북관계를 국내 정치의 관점에서 보면서 북한 길들이기를 고집하고 있다"며 "이제 박 정부가 남북관계를 개선하려면 먼저 금강산 관광이나 고위급 회담에 대한 의지를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당시 김 후보자의 발언이 들어간 해당 기사의 주제를 보면, 북한 대남선전매체들이 박근혜 정부를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내용에 대한 분석이었다. 북한 매체들은 당시 박근혜 정부를 향해 "유신 독재자의 후예들" "박근혜는 현 괴뢰 집권자" "과거 군부독재 시대의 죄악을 공공연히 찬미하면서 민주와 정의를 향한 역사 발전의 흐름을 되돌리려고 악랄하게 책동하고 있다"고 맹비난했고, 김 후보자는 이에 대한 평가를 위와 같이 했던 것이었다.

글=신승민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