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종호 4대강 조사·평가 기획위원회 공동위원장이 2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금강과 영산강 보 처리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부가 4대강 사업으로 건설된 5개 보(洑) 중 3개 보를 해체하겠다고 발표해 탈(脫)원전과 함께 '무리한 전(前) 정권 흔적 지우기'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보 하나에 수천억원의 건설비용이 들어간 상태에서 이를 다시 해체하는 데 천문학적인 세금이 들어간다는 지적도 나온다.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 기획위원회(이하 위원회)는 22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기자 브리핑을 열고 금강과 영산강의 5개 보(洑) 가운데 세종보-공주보(금강)와 죽산보(영산강)를 해체하는 안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금강 백제보와 영산강 승촌보는 상시개방하겠다고 밝혔다. 모두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으로 건설된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 2017년 5월 4대강 보의 재자연화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히고 같은해 11월 위원회를 구성했다. 위원회는 보의 유지관리 비용과 보 해체 비용 등 경제성 평가와 보 안전성, 이수·치수 효과, 보 설치 전·후의 수질·생태 변화 모니터링 결과 등을 토대로 처리 방안을 제시했다.
이번에 제시된 방안은 주민 등의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6월 출범하는 국가 물관리위원회에 제출돼 내년에 최종 결정된다.
이번에 제시된 방안은 주민 등의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6월 출범하는 국가 물관리위원회에 제출돼 내년에 최종 결정된다.
그러나 3개 보 해체에 따른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예상되는데다 정부가 '전 정권 흔적 지우기'에 천문학적인 예산을 낭비한다는 비난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주민들 중 보 건설로 강물과 주변 지하수 수위가 높아진 상황에서 지하수를 농사에 활용해온 농민들은 보 해체로 인한 피해 보상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위원회 구성 자체가 문제였다는 시각도 나온다. 가뭄과 홍수를 막는 역할을 하는 보에 대해 몇 년만에 경제성을 평가한다는 것은 무리라는 것이다. 또 구성원 중 환경부 공무원이 7명이고 민간 8명 가운데 3명은 환경단체 출신, 2명은 애초부터 4대강 사업을 반대해온 사람이라는 점에서 위원회가 미리 결론을 내 놓고 활동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