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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문화

안티백신의 비극... 홍역이 유행하는 이유는?

백신에 대한 오해와 괴담, 가짜 정보 만연... 가짜 백신 감시 필요해

김태완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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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티백신을 부추기는 ‘위험한’ 광고들.

귀를 의심했다. 가짜 뉴스가 아니었다.
홍역이 유행하고 있단다. 최근 세계보건기구(WHO)는 전 세계적으로 홍역 환자가 유행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유엔은 2017년 홍역 발생 건수가 전년 동기보다 30% 이상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프랑스는 작년에만 2902명, 이탈리아는 2427명, 미국 뉴욕주는 152명이 홍역을 앓았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작년 12월 대구에서 첫 환자가 발생해 전국에서 확인된 홍역 환자는 모두 50명. 설 연휴 동안 국내 홍역 환자가 7명이 더 늘었다고 한다.
42명은 발진 후 전염력이 없어 격리가 해제된 상태고 8명은 격리돼 치료를 받고 있다.
국내 홍역 환자의 감염경로에 대해선 뚜렷이 드러난 사실은 없다. 다만 홍역 환자가 해외 여행객과 접촉 감염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홍역의 원인은 대부분 홍역 감염자와의 직접 접촉이 있거나 재채기, 기침 등의 공기를 통해 전염된다. 영유아는 면역력이 낮아 홍역 감염자와 접촉을 했다면 감염률이 90%다. 치명적이다.
 
세계적으로 홍역 환자가 늘고 있는 이유는 뭘까. 국가마다 사정이 다르지만, 외신은 백신 접종률이 떨어졌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백신 접종률이 떨어지면서 예방 가능하고 거의 사라졌던 홍역과 백일해 같은 질병이 다시 유행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미국 뉴스위크의 보도에 따르면, 유럽인들 사이에서 홍역 백신이 자폐증을 유발한다는 주장이 신뢰를 얻으면서 백신 접종률이 낮아지는 추세다. 그러면서 부모가 자녀의 예방접종을 거부하는 안티백신 운동이 세계적으로 퍼졌다.
 
1998년 영국의 웨이크필드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이 자폐증과 MMR 백신의 상관관계에 대한 논문을 학술지 ‘랜싯’(The Lancet)에 게재한 이후 세계 곳곳에서 MMR 백신에 대한 우려와 접종 거부가 확산되었다고 한다.
논문 내용은 이랬다. “영국 왕립자유병원에 입원한 자폐아 12명 중 8명이 MMR 백신을 맞은 뒤 2주 안에 자폐 증세를 보였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얼마 후 백신과 자폐증 사이에 아무런 연관이 없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해당 논문도 취소됐었다. 들불처럼 번진 소문과 오해 가짜 정보는 MMR 접종을 거부하는 부모들의 그릇된 신념을 20년이 지난 지금까지 부추기고 있다.
 
WHO는 “백신 접종으로 한 해 200만~300만 명의 목숨을 살리고 있다”며 “접종률이 높아지면 150만 명을 더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득하고 있다. WHO 백신 담당자인 마틴 프리드는 뉴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증거도 없이 백신을 비난하는 가짜 전문가들이 자녀를 둔 부모에게 잘못된 영향을 끼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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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0년경부터 만들어진 프랑스 캐리커처. 백신 접종에 대한 두려움이 예술가들 사이에서 빠르게 퍼졌음을 알 수 있다.
어쩌면 ‘안티백신 운동’은 일종의 자연주의 치료법과 가깝다. 또 종교와도 연결돼 있다. 일부 유럽의 보수적인 기독교 신자들은 백신 접종이 하느님의 뜻에 어긋난다고 믿고 있다. 생로병사를 신의 뜻에 맡겨야 한다는 것이다. 낙태는 물론 피임, 콘돔 사용을 거부하는 것과 맥이 상통한다.
 
안티백신 운동은 오랜 역사를 지닌다. 1800년대 중후반 영국과 미국에서 천연두 백신에 대한 반대 운동이 있었다. 사실 에드워드 제너의 천연두 실험은 그가 활동할 당시에는 참신했지만 즉시 대중의 비판에 직면해야 했다. 이러한 비판에 대한 근거는 다양했고 위생, 종교, 과학, 정치적 반대도 포함됐다.
그리고 디프테리아, 파상풍, 홍역, 수은 방부제를  함유하는 소아 백신과 심폐소생술 등의 안전과 효능을 둘러싼 최근의 백신 논란도 있다. 의학적인 연구와 실험이 더 필요하다.
 
건강을 해치는 가짜 백신도 문제다. 국민건강을 볼모로 돈벌이에 급급한 민간 대형 제약기업과 국가감독 당국의 결탁이 안티백신을 부추긴다.
 
노컷뉴스의 보도(작년 8월 6일 자)에 따르면, 중국 전역을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는 이른바 ‘백신 스캔들’이 작년 7월 발생했다. 이 스캔들은 중국의 대형 제약업체인 ‘창춘창성(長春長生) 바이오테크놀로지’가 광견병 백신 생산 도중 기록을 조작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시작됐다.
중국의 의약품 감독 기관원들이 지린(吉林)성의 창춘창성 본사를 급습했다. 문제는 광견병 백신이 전부가 아니었다.  2017년 10월 DPT(디프테리아·백일해·파상풍) 혼합예방백신의 결함이 발견돼 백신 생산이 중지됐던 사실이 새롭게 밝혀졌다.
같은 해 11월에는 국영 백신 생산업체인 우한생물제품연구소가 불량 DPT 백신 40만520개를 판매했다.
 
가짜 백신 부작용 사례도 속속 드러나기 시작했다. 창춘창성이 만든 백신으로 영유가 백일해 증상, 급성 척수염, 호흡곤란 등을 호소한 사례가 곳곳에서 확인되었고 생후 1년도 안 된 아이가 백신 접종으로 사망했다는 중화권 매체의 보도가 있었다. 이런 가짜 백신이 백신 거부와 백신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추정할 수 있다.
 
안티백신 운동은 과학적인 정보의 신뢰성을 회복하고 예방접종에 관한 잘못된 믿음을 불식시키는 일에서 시작돼야 한다. 여기다 거짓 정보로 돈을 벌려고 하는 인간의 탐욕을 막아야 한다. 백신에 대한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연구와 투자, 그리고 가짜 백신의 감시를 강화해야 한다.

입력 : 2019.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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