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기관지 <노동신문>과 국내 진보 성향의 정당들이 최근 자유한국당 당권 도전을 선언한 황교안 전 국무총리를 맹비난했다.

<노동신문>은 3일 '박근혜의 망령이 배회하고 있다'는 제하의 논평에서 "격노한 촛불바다의 기세에 질겁하여 자라 목처럼 움츠리고 있던 시정배 황교안이 권력의 감투를 써보겠다고 남조선 정치판에 뛰어들었다"며 "박근혜의 망령이 지옥의 뚜껑을 열고 나왔다. 한 마디로 황교안은 박근혜의 허상 즉 '남자 박근혜'일 뿐이다"라고 비난했다.

신문은 "(황 전 총리는) 제 얼굴도 제 목소리도 없는 박근혜의 그림자일 뿐이다. 박근혜가 최순실이 시키는 대로 놀아난 꼭두각시였으니, 결국 황교안은 '꼭두각시의 꼭두각시'인 셈"이라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황 전 총리의 당권 도전으로 "자유한국당은 내부가 벌둥지 쑤셔놓은 것처럼 되었다. 인물난을 극복한다고 하면서 황교안을 '보수를 대표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잔뜩 추켜세워주며 당에 받아들였는데, 이제 와서 보니 우환 단지를 끌어들인 셈이 되었다"고 평가했다. 이 신문의 논평 일부분이다.

"황교안은 정치 경험이란 전혀 없는 '생둥이'이고, 지난 시기 못된 짓만 골라 했으니 도처에 적수가 우글거린다. (황 전 총리의) 가장 골칫거리는 박근혜의 공범자로 몰려 자유한국당이 '도로박근혜당'으로 회귀, 보수심판의 표적이 된 것이다. (...) 권력 야망은 남 못지않지만, 온실의 꽃처럼 곱게 자란 허약한 체질의 황교안이 자유한국당 내의 '당권 쟁탈전'이라는 진흙탕 싸움에서 몸 건사나 제대로 하겠는지 의문이다."

신문은 "국정농단 사건으로 망하게 된 박근혜가 '내가 이러려고 대통령 했나'하며 닭똥 같은 눈물을 흘렸던 것처럼, 황교안도 당과 민심에 얻어맞아 온몸에 피멍이 들어가지고 '내가 이러려고 정계에 들어왔나' 하고 후회할 때가 머지않아 올 것"이라고 저주했다.

신문은 "황교안의 등장으로 마지막 숨을 쉬며 겨우 지탱하면 보수의 등허리는, 마침내 부러져 영영 망해버리고 말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보수의 장송곡은 이미 울리기 시작하였다"고 주장했다.

국내 진보 진영에서도 황 전 총리에 대한 비난은 이어졌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시대착오적 박근혜 하수인의 복귀라면 우리는 다시 촛불이다. 파시스트의 귀환이라면 나의 중년도 다시 자유를 부르짖었던 민주화 시절의 청춘"이라고 했고, 같은 당 김태년 의원은 "황 전 총리의 출마 선언을 보고 있자니 공안검사들이 판쳤던 80년대로 되돌아간 듯한 느낌"이라고 했다.

민주평화당은 "황교안의 등장은 희극적 좀비정치의 비극적 서막이다. (대통령) 권한대행이라는 대기 순번표를 들고 호시탐탐 썩은 권력의 주변을 배회하던 좀비"라며 "박근혜를 숙주로 삼은 황교안의 등장은 좀비들의 관 뚜껑을 열게 만든 무능한 정부여당이 자초한 재앙"이라고 폄하했다.

정의당은 "쓸 만한 재원이 없어 '정치인 아나바다 운동'을 하는 것은 이해가지만 재활용도 한계가 있다. 폐기물관리법에 따르면, 적어도 사람의 건강이나 환경에 유해하지 아니하고 안전하며 유용할 때 재활용하는 것"이라고 한국당의 황 전 총리 영입을 조롱했다.

한편,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는 지난달 21~25일 '오마이뉴스' 의뢰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황 전 총리가 주요 정치인 12인 중 여야(與野)를 통합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17.1%로 1위를 기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전국 19세 이상 성인 3만4300명을 대상으로 실시, 응답률은 7.3%,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0%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

글=신승민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