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시민(좌)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고(故)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여권 대표 잠룡으로 꼽히는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화법이 화제다. 정계 복귀, 대권 도전설 등에 대해 전면 부인하는 게 아닌 '의지의 문제'로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차기 대선에 나가지 않겠다. 정치를 하지 않겠다"고 단언하지 않고, "대통령직을 안 맡고 싶다. 청와대에 안 갈 것"이라는 등 정치적 판단이 아닌 개인의 심정만 드러내면서 일종의 여지를 남겨둔 것이다.
문재인, 김대중, 손학규 등 거물급 정치인들도 과거 정계 은퇴 또는 불출마를 전격 선언했지만, 막상 때가 되면 시대의 요구 내지는 혼란한 정국 탓을 하며 정치판으로 돌아왔다. 일각에서는 유 이사장이 자신에게 쏠리는 정치적 관심에 오묘한 화법으로 응답하면서, 정적들의 견제를 자연스레 피하면서 대권 주자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한다.
유 이사장은 26일 오전 유튜브 방송 '유시민의 알릴레오'에서 정태호 청와대 일자리수석에게 "임종석 (전) 실장이 물러나면서 치아 6개를 어떻게 했다고 하고, 문 대통령도 과거 민정수석을 하면서 치아가 다 망가졌다고 하는데 청와대 일자리의 질을 어떻게 평가하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정 수석은 "질적인 부분에선 C나 D쯤 될 것 같다. 치아가 나갈 정도니까"라고 답했고, 유 이사장은 "난 절대 (청와대에) 안 갈 것이다. 안 그래도 치아가 안 좋은데"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물론 유 이사장은 작년 6월 jtbc 프로그램 <썰전>에서 하차하면서 "이제 정치에서 더 멀어지고 싶어 정치비평의 세계와 작별하려 한다. 앞으로는 자유로운 시민으로서 본업인 글쓰기에 더 집중하려고 한다"며 자신의 정계 진출설을 일축하기도 했다. 또 같은 해 노무현재단 이사장 취임식에서 "제가 공무원이 되거나 공직 선거에 출마하는 일은 지금도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단언하기도 했지만, 올해 들어 해당 방송이 흥행가도를 달리고 여론조사에서 이낙연 총리와 쌍벽을 이루는 여권 잠룡으로 부상하면서부터 그의 화법은 미묘하게 달라졌다. 유 이사장은 지난 7일 '고칠레오' 방송에서 이렇게 말했다.
"제가 만약 다시 정치를 하고, 차기 대선에 출마할 준비를 하고, 실제 출마를 하고, 대통령이 될 수도 있고 떨어질 수도 있지만, 그 과정에서 제가 겪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 본다. 대통령 자리는 국정 최고책임자로서, 국가의 강제 권력을 움직여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일이다. 그렇게 무거운 책임을 저는 안 맡고 싶다. 3년 반쯤 후에 대선이 있다. 그때 되면 (나도) 노무현재단 이사장 임무도 완수하고 날씨만 좋다면 낚시터에 앉아 있지 않을까."
정두언 전 의원은 작년 12월 25일 SBS 라디오에서 "(유 이사장 또한) 대권 앞에 장사 없다. 여권 대권 구도는 결국 유시민, 이낙연으로 좁혀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도 지난 9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인터뷰에서 유 이사장이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건 "어쩔 수 없는 운명 같은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편 유 이사장이 대선 등 선출직에 도전하지 않겠다고 말한 만큼, 일각에서는 "대통령이 아니라면 총리나 장관으로 입각(入閣)할 수 있지 않겠냐"고 지적하기도 한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지난 8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인터뷰에서 "유 이사장이 대선 후보는 물론 총리가 돼서도 어느 역대 총리보다 잘할 능력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의 전망이다.
"유 이사장이 ('알릴레오' 방송을 하는 바람에) 자기 발목을 잡았다. 문재인 정권 임기 말에 적어도 50~60% 이상의 지지율을 만들어 내야 할 역사적 사명을 스스로 부여한 것이다. 본인에 대한 역사적 평가가 문재인 정권의 말년 지지율로 딱 결정이 되어 버리기 때문에, 막판 총리로 가거나 자동으로 그렇게(대선 출마) 될 수 있다. 문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지는 속도에 따라서 (유 이사장의) 등판 속도도 빨라질 것이다."
차기 대권 주자 여론조사에서도 유 이사장은 후보군에 계속 포함된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여심위)가 대선 여론조사에서 자신을 제외해 달라는 유 이사장의 의견을 수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유 이사장은 지난 14일 여심위에 차기 대선 주자 여론조사 명단에서 자신을 빼달라는 공문을 제출한 바 있다.
글=신승민 월간조선 기자
문재인, 김대중, 손학규 등 거물급 정치인들도 과거 정계 은퇴 또는 불출마를 전격 선언했지만, 막상 때가 되면 시대의 요구 내지는 혼란한 정국 탓을 하며 정치판으로 돌아왔다. 일각에서는 유 이사장이 자신에게 쏠리는 정치적 관심에 오묘한 화법으로 응답하면서, 정적들의 견제를 자연스레 피하면서 대권 주자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한다.
유 이사장은 26일 오전 유튜브 방송 '유시민의 알릴레오'에서 정태호 청와대 일자리수석에게 "임종석 (전) 실장이 물러나면서 치아 6개를 어떻게 했다고 하고, 문 대통령도 과거 민정수석을 하면서 치아가 다 망가졌다고 하는데 청와대 일자리의 질을 어떻게 평가하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정 수석은 "질적인 부분에선 C나 D쯤 될 것 같다. 치아가 나갈 정도니까"라고 답했고, 유 이사장은 "난 절대 (청와대에) 안 갈 것이다. 안 그래도 치아가 안 좋은데"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물론 유 이사장은 작년 6월 jtbc 프로그램 <썰전>에서 하차하면서 "이제 정치에서 더 멀어지고 싶어 정치비평의 세계와 작별하려 한다. 앞으로는 자유로운 시민으로서 본업인 글쓰기에 더 집중하려고 한다"며 자신의 정계 진출설을 일축하기도 했다. 또 같은 해 노무현재단 이사장 취임식에서 "제가 공무원이 되거나 공직 선거에 출마하는 일은 지금도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단언하기도 했지만, 올해 들어 해당 방송이 흥행가도를 달리고 여론조사에서 이낙연 총리와 쌍벽을 이루는 여권 잠룡으로 부상하면서부터 그의 화법은 미묘하게 달라졌다. 유 이사장은 지난 7일 '고칠레오' 방송에서 이렇게 말했다.
"제가 만약 다시 정치를 하고, 차기 대선에 출마할 준비를 하고, 실제 출마를 하고, 대통령이 될 수도 있고 떨어질 수도 있지만, 그 과정에서 제가 겪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 본다. 대통령 자리는 국정 최고책임자로서, 국가의 강제 권력을 움직여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일이다. 그렇게 무거운 책임을 저는 안 맡고 싶다. 3년 반쯤 후에 대선이 있다. 그때 되면 (나도) 노무현재단 이사장 임무도 완수하고 날씨만 좋다면 낚시터에 앉아 있지 않을까."
정두언 전 의원은 작년 12월 25일 SBS 라디오
한편 유 이사장이 대선 등 선출직에 도전하지 않겠다고 말한 만큼, 일각에서는 "대통령이 아니라면 총리나 장관으로 입각(入閣)할 수 있지 않겠냐"고 지적하기도 한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지난 8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인터뷰에서 "유 이사장이 대선 후보는 물론 총리가 돼서도 어느 역대 총리보다 잘할 능력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의 전망이다.
"유 이사장이 ('알릴레오' 방송을 하는 바람에) 자기 발목을 잡았다. 문재인 정권 임기 말에 적어도 50~60% 이상의 지지율을 만들어 내야 할 역사적 사명을 스스로 부여한 것이다. 본인에 대한 역사적 평가가 문재인 정권의 말년 지지율로 딱 결정이 되어 버리기 때문에, 막판 총리로 가거나 자동으로 그렇게(대선 출마) 될 수 있다. 문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지는 속도에 따라서 (유 이사장의) 등판 속도도 빨라질 것이다."
차기 대권 주자 여론조사에서도 유 이사장은 후보군에 계속 포함된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여심위)가 대선 여론조사에서 자신을 제외해 달라는 유 이사장의 의견을 수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유 이사장은 지난 14일 여심위에 차기 대선 주자 여론조사 명단에서 자신을 빼달라는 공문을 제출한 바 있다.
글=신승민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