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이 (현 정권이 저지른) 국정농단에 대해 '프레임'을 만들어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말하자면 김태우 전 청와대 특감반원이 폭로한 현 정권의 전방위 사찰 의혹은 '6급 수사관 혼자 한 것'이라고 치부하고,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폭로한 청와대의 민간 기업 인사 개입 및 적자 국채 발행 지시 의혹에 대해선 '자기만의 좁은 세계에서 본 국정(國政) 몰이해'라고 덮어씌운다는 것이다. 이 모든 의혹이 '개인의 일탈, 무지의 소산'이라고 일종의 프레임을 걸어, 정권 차원의 책임은 회피하겠다는 전략이다.

나 원내대표는 11일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신년 기자회견에서 문 대통령의 김태우 비판은) 결국 여권(與圈)의 '메시지는 가리고 메신저를 공격하라'는 (계략의) 연장선상"이라며 "대통령까지 그렇게 말해 섭섭하고 실망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어 "결국 문제의 본질을 가린 것이다. (현재) 김태우 수사관을 조사하고 있는 검찰에,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고밖에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의 말이다.

"(자기만의 좁은 세계로 국정을 생각했다는 문 대통령의 말은) 아주 적절하지 않은 표현이다. 신재민 사무관을 아직 '뭘 잘 모르는 사람' '어린아이의 치기'로 취급했다. 결국 이 모든 농단에 대한 프레임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문 대통령이 이렇게 말한다 해도 진실은 가릴 수 없다. 한국당은 이 문제와 관련한 특검법을 발의했으니, 진실을 밝히는 특검을 반드시 관철하겠다."

나 원내대표는 "지금 문재인 정권에 대해 많은 이슈가 제기되고 있는데, 그동안 문재인 정권이 정의라는 말을 혼자 독점하면서 나온 폐해"라며 "권력은 오만하면 바닥을 보여주게 돼 있다. 촛불 뒤에 숨은 정의를 독점한 폐해"라고 지적했다.

나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이 '경제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도 "고집이 되게 센 것 같다.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조화롭게 대안을 만드는 리더십으로 가야 하는데, '국민과 지냐 이기냐, 야당과 지냐 이기냐'로 생각을 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은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이 맞는데 왜 비난하느냐. 과정의 문제는 참아달라'는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며 "야당이 정책의 큰 방향을 부정하는 게 아니다. 그것을 받아들일 만한 (사회적) 능력이 되느냐, 즉 (정책의) 속도와 양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번 신년사를 보면서 문재인 정권이 이런 인식을 계속 갖고 있다면, 국민이 실망하는 시간을 앞당길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글=신승민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