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종교적 병역거부자에 대해 정당한 병역 거부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총 쏘는 게임 접속 여부'를 확인하기로 했다.
종교적 병역거부자가 '집총(執銃) 거부'라는 종교적 신념에 따라 군대 입영을 거부하는 만큼 총을 쏘고 사람을 죽이는 내용의 게임을 자주 한다는 것이 증명되면 병역거부자 주장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찰청은 '종교적·양심적 병역거부 사건에 대한 판단지침'을 지난해 12월 각 지방검찰청에 내려보냈다. 이는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지난해 11월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해 무죄판결을 내린 것에 대한 후속 조치다.
총 10가지인 판단지침은 △종교의 구체적 교리 △교리가 양심적 병역거부를 명하는지 △신도들이 양심을 이유로 병역을 거부하고 있는지 △종교가 피고인을 정식 신도로 인정하는지 △피고인이 교리를 숙지하고 철저히 따르고 있는지 등이다.
또 △피고인이 주장하는 병역거부가 교리에 따른 것인지 △피고인이 종교를 신봉하게 된 동기와 경위 △개종했다면 그 경위와 이유 △피고인의 신앙기간과 실제 종교적 활동 △피고인의 가정환경, 성장과정, 학교생활, 사회경험 등 전반적 삶의 모습도 기준으로 제시됐다.
대검은 신념이 얼마나 깊고 확고한지를 판단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보고 ‘FPS(First-person shooter) 게임 접속 여부’를 확인해 간접적으로 이를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FPS 게임은 게임을 하는 사람의 시점에서 무기를 이용해 전투를 벌이는 슈팅게임으로, 대부분이 무기로 총기류를 사용한다.
국내 게이머들에게 인기 있는 FPS 게임은 '콜 오브 듀티'와 '배틀필드' '레인보우 식스' 등이 있다. 검찰이 어떤 게임 및 업체를 주목하고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제주지검은 병역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제주 지역 종교적 병역거부자 12명에 대해 국내 유명 게임업체의 회원 가입 여부를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전국 법원에서 재판 중인 병역거부자는 930여 명이며 이들은 모두 '여호와의증인' 신도들인 것으로 파악됐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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