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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정치

민주당이 '의인 중 의인'이라던 고영태의 범죄 행각 다시 살펴보니

“(인천본부세관장에게) 그 자리에서 내려오게 하는 것은 일도 아니다”고 큰소리

최우석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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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본부세관장을 만들었는데 200만 원은 너무 적다, 4,000만~5,000만 원은 챙겨줘야 하는 것 아닌가
⊙ 관세청 이 과장에게 2,000만 원 받은 고영태 “이렇게 성의를 보이시니 앞으로 챙겨 보겠다”
⊙ 인사 추천을 빌미로 자신이 추천한 인사에게 금품이나, 이권, 업무상 편의 등을 요구하고자 마음 먹어(검찰 관계자)
⊙ “1~2개월 내에, 늦어도 3개월 내에는 2~3배의 수익을 내주겠다”고 거짓말한 뒤 8,000만 원 꿀꺽한 정황
⊙ 고영태 불법 사설경마 사이트 공동 운영
고영태. 사진=조선DB
더불어민주당이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의 '공익제보'에는 눈감고 매도에 나서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런 모습에 과거 민주당이 '의인'이라고 치켜세웠던 고영태에 대한 관심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민주당은 박근혜 정부 당시 내부고발자인 고영태를 향해서 의인 중 의인이라며 온갖 미사여구를 붙여가며 치켜세웠다.
2017년 12월 <월간조선>은 고영태가 어떤 인물인지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그의 혐의 세 가지를 정밀 추적했다.
한편 관세청 인사와 관련해 청탁을 받고 '뒷돈'을 챙긴 혐의 등으로 기소된 고영태는 항소심에서 형량이 더 늘었다. 서울고법 형사1부는 2018년 11월 7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 혐의로 기소된 고씨에게 1심보다 형량이 6개월 늘어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2,200만 원의 추징금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최순실을 통해 세관 공무원 인사에 개입하며 추천해 그 대가로 해당 공무원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했다"며 "피고인은 범행을 부인하면서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 엄정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1.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
 
2015년 12월 하순이었다. 고영태씨는 최순실씨로부터 신설되는 인천본부세관장으로 임명할 사람이 있는지 알아보라는 지시를 받았다. 인천본부세관장은 2016년 항만을 담당하는 인천본부세관과 공항을 담당하는 인천공항세관이 인천본부세관으로 통폐합됨에 따라 신설됐다. 관세청 최초의 ‘1급(고위공무원 가급) 세관장 자리’다. 이전까지는 관세청 본청 차장이 유일한 1급이었다. 고씨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검찰 관계자는 “최순실의 지시를 받은 고영태는 인천본부세관장 인사 추천을 빌미로 자신이 추천할 인물에게 금품이나, 세관과 관련한 이권, 업무상 편의 등을 요구하고자 마음 먹었다”고 했다.
  
고씨는 류상영(전 더블루K 이사)씨에게 신임 인천본부세관장으로 추천할 사람이 있는지 알아보라고 했다. 류씨는 고영태, 노승일(전 K스포츠 재단 부장)과 한체대 95학번 동기다. 류씨는 한체대 출신이지만 체육특기생은 아니다. 그는 2009년에 (주)라이브마케팅이라는 회사를 설립하여 문화 및 스포츠 행사와 관련된 기획 및 대행 업무를 시작했다. 2016년 1월에는 (주)예상이라는 기획 대행사를 설립하여 ▲리우 올림픽 응원단 기획 ▲체육관 운영을 위한 체육관 설립 기획 ▲스포츠 및 문화 융복합 사업인 창조혁신벤처단지 입주 기업 설립 기획 ▲관세청 주관의 콘퍼런스 기획 등을 대행했다.
  
한체대 출신 중에서 기획력을 인정받은 류씨는 2014년 2월경, 졸업 후 처음으로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고씨를 만났다. 고씨는 동기인 류씨에게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의 은퇴 후 생활이 너무나 열악하다. 이들을 위해 스포츠클럽을 운영해 볼 생각인데 도와 달라”고 요청했다. 2016년 6월경, 류씨는 고씨로부터 ‘목장 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강원도 평창군 용평면 도사리에 있는 최순실, 정유라 소유의 목장을 개발해 보라는 제의였다. 이 일로 류씨는 최씨와 몇 차례 미팅을 가졌다. 고영태, 최순실과 함께 현장에 가보기도 했다.
  
류씨는 인천본부세관 이상기 조사과장(5급)에게 인천본부세관장으로 추천할 사람을 알아봐 달라고 했다. 이 과장은 당시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교육 중이던 김대섭 당시 대구세관장에게 의사를 물었다. 김 전 세관장은 이 과장에게 “추천해 달라”고 했다. 김대섭 전 세관장 입장에서는 마다할 이유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과장은 류씨에게 “고영태에게 인천본부세관장에 적합한 인물로 김대섭 전 세관장을 추천해 달라”고 했다. 류씨는 고씨에게 이 과장의 말을 전달했다. 검찰 관계자에 따르면 이후 고씨와 류씨는 2015년 12월 이 과장으로부터 김 전 세관장의 주소 등 정보를 건네받아 직접 이력서를 작성했다. 고씨는 이 이력서를 최씨에게 전달하면서 “김대섭씨가 인천본부세관장으로 좋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김 전 세관장은 2016년 1월 인천본부세관장에 임명됐다.
  
김대섭 인천본부세관장의 임명을 두고 당시 관세청 내부에서도 파격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전직 관세청 임직원 모임에서 이례적으로 호소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전문지 <조세금융신문>에 따르면, 1월 13일 관세동우회·이관회(전직 관세청 이사관 모임)·관우포럼(전직 관세청 서기관 모임)은 해당 인사를 비판했다.
  
“관세청 본청에서 통관·조사·심사 등 주요 과정을 역임하고 주요 4대 본부세관장 경력이 있는 사람이 적격자인데, 이번에 내정된 인물은 그런 경력이 전무하다.”
  
김 전 세관장의 인천본부 임명 직후인 2016년 1월 고씨는 류씨와 함께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있는 음식점에서 김 전 세관장을 만났다. 검찰 조사 결과 이 자리에서 고씨는 김 전 세관장에게 “내가 힘을 많이 써 인천본부세관장이 되었으니 고마움을 잊으면 안 된다. 요즘 차량유지비도 부족하고 직원 월급도 못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김 전 세관장은 본인의 차명계좌에서 류씨가 알려준 예금계좌로 200만 원을 송금했다. 류씨는 200만 원을 인출, 백화점 상품권으로 교환하고 나서 고씨에게 전달했다. 
  
고씨는 2017년 2월 6일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등에 대한 재판에서 “(세관장 임명 뒤) 류상영씨와 내가 김대섭씨를 함께 만나 상품권을 전달받았다. 상품권은 최순실씨에게 전달된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고씨에게 200만 원은 터무니없이 적은 액수였다. 고씨는 이 과장에게 “인천본부세관장을 만드는 데 큰 비용이 들었는데, 200만 원은 너무 적다. 그 자리에 꽂은 것처럼 내려오게 하는 것은 일도 아니다. 4,000만 원에서 5,000만 원 정도는 챙겨 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이 과장은 김 전 세관장으로부터 2016년 7월 예정된 정기인사에서 선호 보직인 ‘○○세관 기획팀장’으로 발령내 주겠다는 약속을 받은 상황에서 고씨의 요구를 거절할 경우, 김 전 세관장 지위에 변동이 생길 것을 우려했다. 약속받은 인사발령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검찰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과장은 2016년 5월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음식점에서 고씨에게 “김 전 세관장 임명에 힘써 줘서 감사하다. 향후 본인의 승진에도 힘을 써 달라”고 하면서 2,000만 원을 전달했다. 고씨는 “이렇게 성의를 보이시니 앞으로 챙겨 보겠다”고 했다. 이로써 고씨는 공무원의 인사에 관해 청탁 또는 알선을 한다는 명목으로 합계 총 2,200만 원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전 세관장은 “최순실은 물론 고영태도 모르고 만난 적도 없다”고 했다. 김 전 세관장은 2017년 1월 갑자기 물러났다. 검사 출신으로는 39년 만에 관세청장에 임명된 김영문 청장은 첫 감사 대상으로 인천본부세관을 지목했다. 그간 기획재정부 출신이나 관세청 내부 인사가 차지한 관세청장 자리에 검찰 출신 인사가 온 것은 이택규 초대 청장(1970년 8월〜1974년 2월), 최대현 2대 청장(1974년 2월〜1978년 12월)에 이어 세 번째다.
  
이 과장이 고씨가 인사(人事)에 있어 막강한 영향력을 가졌다고 확신한 이유는 김 전 세관장 임명 직후 자신이 고씨에게 추천한 천홍욱 관세청 차장이 관세청장이 되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이 과장은 2016년 5월 고씨의 요청으로 천홍욱 전 관세청 차장을 관세청장으로 추천했다. 천 전 청장은 며칠 뒤인 5월 25일 관세청장으로 임명됐다.
  
‘채널A’ 보도에 따르면 천 전 청장은 임명을 앞두고 고씨를 상대로 비밀면접을 봤다. 행정고시(27회) 출신인 천 청장은 서울세관장, 심사정책국장을 거쳐 2015년 3월 관세청 차장을 끝으로 퇴직했다. 고씨를 상대로 면접을 볼 당시에는 관세청 유관기관인 ‘국가 관세종합정보망운영연합회’ 회장이었다. 2017년 8월 29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고영태씨 3차 공판에 나온 천홍욱 전 청장은 이렇게 이야기했다.
  
“당시 이 (인천본부세관) 과장으로부터 청장으로 추천하겠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이후 BH(청와대)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다만 그는 고씨를 상대로 비밀면접을 본 것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이 과장이 후배가 있다. 만나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지 청장 문제와 관련해서 만난 건 절대 아니었다.”
  
당시 천 전 청장의 발언은 관세청 인사에 개입해 뒷돈을 받은 혐의로 재판 중인 고씨와 선을 그으려는 취지로 풀이됐다.
  
천 전 청장은 박근혜 정부에서 면세점 사업자 선정과 관련한 서류를 무단 유출하거나 파기한 혐의로 감사원으로부터 검찰에 고발당한 뒤 물러났다. 청와대는 2017년 7월 14일 천 전 청장의 사표를 수리했다.
 
2. 사기
 
고씨는 지인 A씨와 함께 A씨의 지인인 정○○씨를 소위 공사 대상으로 삼았다. 정씨는 고씨가 운영 중이던 서울 강남구 청담동 사무실을 들락거리면서 고씨가 최순실씨와 가깝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검찰 관계자에 따르면 고씨와 A씨는 정씨에게 수시로 “고씨가 최씨의 영향력을 이용, 박근혜 정부에서 힘 좀 쓴다”는 점을 강조했고 “고씨가 최순실과 가까운 점, 청와대에 인맥이 많다는 점을 자주 언급했다”고 했다. A씨는 정씨가 본인들의 이야기를 믿는 듯하자 “민우(고영태 가명)가 다른 사람들의 돈을 굴리면서 주식 투자를 해주고 있는데, ○○주식을 통해 많은 돈을 벌어 줬다”고 했다.
  
2015년 5월 중순 정씨는 고씨의 사무실에서 주식 관련 대화를 하다 고씨 등에게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얼마 전에 M&A를 한 회사 내부자로부터 곧 새로운 아이템 발표를 한다는 정보를 받았다. 그렇게 되면 주식이 오를 것이다. 높은 분들과 함께 이 주식에 투자할 생각이다.”
  
솔깃한 정씨는 “자신도 돈을 투자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고씨와 A씨는 정씨에게 이렇게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모금액에 1억만 모자란다. 그 이상은 투자하고 싶어도 못하는 상황이다. 만약 투자를 하려면 내가 지정한 계좌로 2015년 7월 주식시장 마감 전까지 돈을 보내라. 그날 주식을 사야 하니 날짜를 반드시 지켜라. 그날이 지나면 투자할 수 없다. 1~2개월 내에, 늦어도 3개월 내에는 2~3배의 수익을 내 주겠다. 수익이 나면 수익금을 나눠 갖자.”
  
고씨와 A씨의 말을 철석같이 믿은 정씨는 고씨가 지정한 김○○씨 명의의 은행 계좌로 현금 8,000만 원을 송금했다. 하지만 한 회사 내부자로부터 새로운 사업 아이템 등 주식 정보를 받았으니 큰 돈을 벌게 해주겠다는 고씨와 A씨의 이야기는 새빨간 거짓이었다. 8,000만 원을 날린 정씨는 2016년 6월 고씨와 A씨를 고소했다. 그해 8월 경찰은 고씨를 한 차례 불러 조사했는데, 그는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검찰 관계자에 따르면 고씨는 A씨로부터 투자받은 돈을 실제 주식에 투자했지만 한 달도 채 안 돼 1,000만 원의 손실을 봤다. 고씨는 A씨에게 “다른 주식에 투자하겠으니 안심하라”고 속인 뒤 그 돈으로 사설경마업체 사이트에서 도박을 해 모두 탕진했다. 경찰은 2017년 2월 고씨와 공범 의혹을 받는 A씨를 인천공항에서 체포했다.
  
3. 한국마사회법 위반(도박장 개장)
 
고씨는 주식 사기 공범 혐의를 받는 A씨를 통해 B씨를 알게 됐다. B씨는 ‘한국마사회의 경마 결과를 이용한 인터넷 사설경마 사이트’를 관리하며 매출액의 일정 비율을 수수료로 취득하는 일을 했다. 2014년 1월 경기도 구리시 인창동에서 사업을 시작한 B씨는 경기도 남양주시 별내면 등으로 사무실을 옮겨 다니며 활동을 했다.
  
한국마사회법을 보면 마사회가 아닌 자는 ‘마사회가 시행하는 경주에 관하여 승마투표와 비슷한 행위를 하게 해 적중자에게 재물 또는 재산상의 이익을 지급하는 행위를 해서는 아니 된다’고 나와 있다. 적발될 경우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0만 원 이하의 벌금 처벌을 받는다.
  
2015년 10월 하순경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있는 커피숍에서 B씨와 만난 고씨는 B씨로부터 이런 제안을 받았다.
  
“저와 같이 사업을 하면 1개월에 1,000만~3,000만 원 정도 벌 수 있다. 돈을 투자하면 수익의 절반을 나눠 주겠다.”
  
검찰 수사 결과에 따르면 고씨는 이를 수락했고, 2015년 11~12월에 B씨의 사설경마 사업 투자금 명목으로 5회에 걸쳐 총 1억 9,600만 원을 B씨가 지정한 박○○ 명의 은행계좌로 송금했다. 고씨가 투자한 불법 사설경마 사이트는 2016년 5월까지 운영됐다. 고씨가 사설경마 사이트를 공동 운영한 2015년(5월 25일), 인터넷 불법 사설경마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일당이 구속됐는데, 이들은 10개월간 83억여 원의 이익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

입력 : 2019.01.05

조회 : 8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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