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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정치

검찰·MB 변호인단의 '격론'! 항소심 첫 공판에선 어떤 주장 오갔나?

"MB를 거짓말쟁이로 몰고, 뇌물 수수도 했을 것이란 의심 불러일으키기 위해 다스 실소유주 문제 집중 제기"

조성호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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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물수수·횡령·조세포탈 등 혐의를 받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해 3월 1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취재진 앞에 서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조선DB
서울고법 형사1부(재판장 김인겸 부장판사)에서는 2일 이명박 전 대통령(MB)이 출석한 가운데 MB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이 열렸다. 이날 공판에서 검찰과 MB 측 변호인단은 각각 1시간씩 프레젠테이션(PT)을 발표하고 1심 판결의 문제점 및 항소 이유를 밝혔다.
 
MB는 ▲다스 실소유 ▲다스 비자금 횡령 ▲다스 세금포탈 ▲김재정 상속 및 다스 미국 소송 관련 직권남용 ▲삼성 자금지원(뇌물) ▲국정원 특활비 수수(뇌물, 국고손실) ▲공직임명 등 대가 수수(뇌물) ▲대통령 기록물 유출 등 여덟 가지 혐의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 부장판사 정계선)는 MB를 다스 실소유주로 보고, 다스 비자금 횡령 혐의 중 일부, 삼성 자금지원 혐의 중 일부, 국정원 특활비 수수 혐의 중 일부, 공직임명 등 대가 수수 혐의 중 일부를 유죄로 판결하여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검찰은 1심 재판부의 무죄 판결에 불복했고 MB 측 변호인단도 유죄 판결에 불복, 각각 항소를 제기했다.
  
MB 측 "김OO 다스 전 사장, 끊임없이 진술 번복"
 
검찰은 다스 설립에 관여한 김OO 다스 전 사장의 진술을 근거로 MB를 다스 실소유주로 기소했다. 김 전 사장은 검찰 조사에서 자신이 현대건설에 근무할 당시 MB의 지시로 현대건설을 퇴사해 다스 설립에 관여했고, 다스 창립 준비자금 및 설립 자본금, 증자대금 등도 MB로부터 제공받았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MB가 김 전 사장과 권 전 전무로부터 1년에 한 번씩 30분에서 한 시간 정도 다스의 재무상태, 인사 이동 등을 보고받았다는 점을 근거로 그를 다스의 실소유주로 판단했다.
 
변호인단은 검찰과 1심 재판부는 김 전 사장의 진술에 일관성이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MB 측 변호인단은 김 전 사장의 진술은 객관적인 증거에 부합하지 않고, 진술이 끊임없이 번복돼 신빙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이 공개한 다스 설립자본금 납입 통장 내역
 
이와 같은 주장의 근거로 변호인단은 하나은행으로부터 회신 받은 다스 설립자본금 납입 통장 내역을 공개했다. 김 전 사장은 경주에서 다스의 별단예금 계좌를 개설했고, MB가 서울에서 다스 별단예금 계좌로 설립자본금 3억 9,600만 원을 송금했다고 진술했다.
 
별단예금의 경우, 은행이 자기앞수표 발행이나 주금(株金)납입증명서(※주금의 납입 사실을 증명하는 내용의 문서. 주금이란 주식에 대하여 그 자금을 내는 것을 말한다) 발행 등 특정한 목적을 위해 예치된 돈을 처리하기 위해 설치한 일시적인 계정이다. 일시적인 계정이기 때문에 예금증서나 통장이 발행되지 않고, 송금도 불가능하다. 따라서 김 전 사장의 진술이 허위라는 게 변호인단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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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측 변호인이 금융조회를 통해 확인한 다스 계좌 내역. 적요란(빨간색 박스)이 비어 있음을 알 수 있다. 
    
 
하나은행으로부터 회신 받은 다스 설립자본금 납입 통장 거래내역을 살펴보면, 3억 9,600만 원은 다른 계좌나 은행에서 송금(무통장 입금)이 된 게 아니라 하나은행 여의도 금융센터지점에서 누군가 통장과 자기앞수표를 지참하여 입금한 것으로 돼 있다. 변호인단은 이를 근거로 설립자본금을 MB가 송금했다는 김 전 사장의 진술은 객관적인 증거와 부합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스 설립에 관여한 안○○ "MB 지시 받은 일 없다"
 
이와 더불어 변호인단은 다스 창립자본금, 다스 증자대금과 관련해 김 전 사장의 여러 차례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진술이 번복되는 과정도 공개했다. 김 전 사장과 같은 시기에 현대건설을 퇴사해 다스 설립에 관여한 안○○씨 및 이상은 회장의 진술이 김 전 사장의 진술과 배치되는 점도 지적했다. 안씨는 이상은 회장의 지시로 현대건설을 퇴사해 다스 설립에 관여했으며, MB의 지시를 받은 일은 없다고 진술했다. 이 같은 안씨의 진술은 이상은 회장의 진술과도 부합하는 것이다.
 
즉 당시 현대건설 회장이었던 MB가 검찰 주장대로 다스를 회사 몰래 차명으로 설립했다면, 소문이 날 위험을 무릅쓰고 현대건설 부장이었던 김 전 사장을 불러 다스 설립을 지시했을 리가 없다는 주장이다.
 
변호인단은 또 MB가 실소유주로서 다스를 경영했다면 1년에 한 번 한 시간 남짓 경영보고를 받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이 다스 경영에 개입했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즉 “동생에게 다스 경영에 대한 조언을 요청했다”는 이상은 회장의 진술을 들어, 경영보고는 MB가 다스 실소유주가 아닌 증거라고 주장했다.
  
검찰의 판단 근거
 
김OO 다스 전 사장과 권OO 다스 전 전무는 1991년 MB가 자신들에게 “이익이 너무 많이 나면 현대자동차가 원가를 낮게 책정하려고 하지 않겠냐”라고 말했다고 검찰에서 진술한 바 있다. 두 사람은 그로부터 얼마 후부터 MB의 처남 김재정(2010년 별세)씨가 허위 세금계산서를 건네며 돈이 필요하다고 하기에 MB의 말을 비자금 조성 지시로 받아들였다고 진술했다.
 
김 전 사장과 권 전 전무는 경영보고 때 조정항목이라는 항목을 삽입해 비자금 조성 내역을 MB에게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두 사람은 MB에게 조정항목의 의미를 설명하지는 않았고 MB도 그에 대해 묻지는 않았지만 그 의미를 알고 있었던 것 같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이 같은 진술을 근거로 1994년부터 2006년까지 김 전 사장이 허위 세금계산서 발행 등의 방식으로 김재정씨에게 건넨 339억여 원을 MB의 다스 비자금 횡령 금액으로 봤다. 또한 검찰은 MB가 선거캠프 직원들을 다스 직원으로 등록해 허위 급여 지급을 하도록 하고 다스 자금으로 승용차를 구입, 다스 법인카드를 사용하는 방식 등으로 10여 년간 10억 원가량의 다스 자금을 횡령했다고 봤다. 검찰은 MB를 다스 자금 349억여 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했다.
 
1심 재판부, 김 전 사장과 권 전 전무의 횡령 사실 인정
  
1심 재판부는 MB의 다스 비자금 중 일부인 241억여 원 및 법인카드 사용액 5억 7,000여만 원을 유죄로 인정하고 나머지 금액은 무죄 또는 면소(免訴·형사소송에서 소송을 계속 진행시키기 위한 소송조건이 결여돼 기소를 면제하는 것)로 판결했다. 다스 비자금 횡령 관련 일부 무죄 판결 요지는 김 전 사장과 권 전 전무가 다스 자금을 횡령해 사적인 용도로 사용한 사실이 있어 일부 진술을 믿기 어렵고, 막연한 기억에 의존한 진술만으로는 횡령액을 특정할 수 없다는 이유다.
 
또한 검찰은 허위 급여 지급, 승용차 구입을 비자금 조성 및 법인카드 사용과 포괄일죄로 기소했으나, 1심 재판부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경합범의 관계에 있다고 판단, 허위 급여 지급 및 승용차 구입은 면소 판결을 내렸다.
 
여기서 포괄일죄(여러 범죄 행위가 포괄적으로 1개의 구성요건에 해당, 하나의 죄를 구성하는 경우)란 동일인이 범한 여러 개의 범죄를 하나의 범죄로 보는 경우인 반면, 경합범은 각각의 범죄를 따로 보는 경우를 말한다. 검찰은 MB에 대한 위의 여러 혐의를 하나의 범죄로 기소했으나, 1심 재판부가 이를 인정하지 않아 일부 혐의가 공소시효 만료되어 면소 판결을 내린 것이다.
    
김재정씨 부인 권○○씨가 가져간 돈의 실체
  
검찰은 또 문제가 된 서울 도곡동 땅이 이상은 다스 회장 및 다스 대주주인 고(故) 김재정씨의 공동명의로 되어 있었지만 실소유주는 MB이며, 따라서 도곡동 땅 매각 대금이 다스 자본금으로 납입되었으므로 다스 실소유주는 MB라고 주장했다. 이상은 회장은 MB의 친형이다.
 
도곡동 땅의 실소유주가 MB라는 근거로 검찰은 김재정씨가 도곡동 땅 매각 대금으로 주식투자를 하여 수백억 원대의 거액의 손실을 본 뒤, 이 사실이 MB에게 알려질까 봐 전전긍긍했다는 관련자들의 진술을 공개했다. 도곡동 땅이 김재정씨 소유라면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상은 다스 회장의 도곡동 땅 판매 대금 중 67억 원이 2012년부터 2013년까지 MB의 사저(私邸) 수리비, 이시형의 전세자금 등으로 사용된 정황을 근거로 다스가 MB의 소유라고 봤다. 변호인단은 김재정씨의 경우 매각 대금으로 주식 투자를 하여 많게는 86억 원까지 매년 수십억 원의 손실을 입으면서도 수백억대의 주식 투자를 계속한 사실을 공개했다.
 
변호인단은 도곡동 땅이 MB의 소유이며 김재정씨가 그 돈을 관리하는 사람이었다면 이런 식의 주식 투자는 불가능했고, MB도 이를 방치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재정씨 사망 후, 김재정씨 및 김재정 차명 계좌에서 인출된 돈은 모두 부인인 권○○씨가 가져갔고, 이는 김재정씨 소유 회사인 금강의 지분 인수, 권씨의 아파트 구입 및 자녀 결혼비용 등으로 사용된 사실을 공개했다. 변호인단은 이 같은 사실은 외면한 채, 단지 김재정씨가 주식 투자에서 큰 손실을 입고 그 사실이 알려질까 전전긍긍했다는 제3자의 진술만 가지고 도곡동 땅을 MB 소유로 결론내린 1심 판결은 상식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도곡동 땅 매각 대금 일부를 사용한 'MB 조카' 이동형씨
  
이상은 회장 명의의 도곡동 땅 매각 대금과 관련해서는 이 회장의 아들인 이동형씨가 매각 대금의 대부분을 사용한 사실을 공개했다. 이동형씨가 ▲약 20억 원은 주식 투자에 ▲약 25억 원은 본인 소유 회사인 ‘아이엠’의 자본금 납입에 ▲약 6억 원은 자신의 주택 담보 대출금 변제에 사용했다고 한다. 만약 위 돈이 MB의 돈이라면 이 같은 사용이 불가능했을 게 변호인단의 주장이다.
  
변호인단은 MB 및 이시형씨가 사용한 67억 원은 모두 차용증을 쓰고 빌린 돈이라며, 그 근거로 MB 및 이상은 회장의 진술을 공개했다. 변호인단은 이어 다스의 실소유주 문제는 공소사실과 관련이 없다며, 불필요한 논쟁을 통해 MB를 거짓말쟁이로 몰고, 그런 사람이라면 횡령 및 뇌물 수수도 했을 것이라는 의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검찰이 다스 실소유주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했다고 주장했다.
 
다스 및 도곡동 땅 실소유주 문제는 1심 재판부가 검찰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였기에, 이날 PT에서 이와 관련한 검찰의 언급은 없었다. 향후 증신 신문 과정에서 변호인단이 제기한 문제와 관련해 검찰 측과 치열한 공방(攻防)이 오갈 것으로 보인다.
    
글=조성호 월간조선 기자

입력 : 2019.01.05

조회 : 23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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