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노동조합(제3노조) 공정방송감시센터(이하 공감터)가 지난 18일 <의혹은 ‘찔끔’ 해명은 ‘왕창’ 방송, MBC>라는 제하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공감터는 이 성명서에서, MBC <뉴스데스크>가 최근 논란이 된 김태우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의 폭로 사건에 대해 제대로 된 보도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청와대가 김 전 특감반원이 보고한 우윤근 주러시아 대사의 비위 첩보를 묵살했다'는 의혹과 관련, MBC <뉴스데스크>는 김 전 특감반원의 주장보다 청와대의 해명에 더 비중을 두고 보도했다는 것이다.

공감터는 "MBC 뉴스데스크도 15일 이 사건을 리포트 두 개로 나누어 보도했다. 그런데 그 내용이 이상했다"며 "<우윤근 비위 보고해 좌천?… 미꾸라지가 개울 흐려>라는 제목의 (첫 번째) 리포트에서 김 수사관 주장은 3문장에 그친 반면, 청와대의 반박은 기사와 인터뷰가 8문장에 달했다. 사실 여부를 밝히려는 의지는 아예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공감터는 "두 번째 리포트 역시 내용 대부분이 청와대와 우윤근 대사의 해명이었다"고 밝혔다. 성명서의 해당 대목이다.

"<朴 정부 검찰이 문제없다 했다… 명예훼손 고소>라는 제목의 리포트에서 해당 기자는, '당시 담당 부장검사가 MBC와의 통화에서 해당 사건을 보고받은 기억이 없으며 무혐의나 입건하지 않은 사건은 기억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며, 우 대사는 이처럼 박근혜 정권의 검찰이 수사했지만 결백이 입증된 사안이라는 점을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다른 언론사 기자들이 취재한 결과, 검찰은 해당 사건을 수사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MBC 기자는 당시 담당 부장검사와 통화할 때 도대체 무엇을 취재한 것인가? '눈 뜬 봉사'가 따로 없다는 생각에 부끄러움이 앞선다."

공감터는 또 "이날 모 기자의 리포트에서는 청와대의 비위 은폐 의혹을 폭로한 김태우 수사관에 대해 '미꾸라지'라는 표현을 제목과 앵커멘트 · 기사에서 세 번이나 사용했다"며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의 말을 전한 것인데, 내부 제보가 아무리 곤혹스럽다 해도 대단히 부적절한 발언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고위 공직자가 내부 제보자에게 퍼부은 사실상의 욕설을 비판하기는커녕 몇 번이나 반복해 방송하는 지금의 MBC 의식 수준에 통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공감터는 타 매체들이 여러 번에 걸쳐 관련 보도를 낸 것과 비교하며, "12월 16일 MBC 뉴스데스크는 '청와대 비리 은폐 의혹' 사건에 대해 침묵했다"고 주장했다. 성명서 중 해당 대목이다.

"12월 17일에는 청와대 특별감찰반이 민간인을 사찰했다는 폭로까지 나오면서 모든 종합편성채널이 톱 리포트 등 주요 기사로 이 사건을 보도했다. TV조선 뉴스9가 리포트와 기자 출연 등 5꼭지로 민간인 사찰 의혹과 청와대 해명을 질타했다. MBN 뉴스8이 4꼭지, 채널A의 뉴스A와 심지어 JTBC 뉴스룸마저 톱에서부터 각각 7개와 4개의 리포트로 관련 소식을 심층 보도했다.

이에 반해 지상파인 KBS 뉴스9는 7, 8번째 리포트 두 개에 민간인 사찰 의혹 및 해명과 검찰의 우윤근 수사가 없었다는 내용을 담아 체면치레에 그쳤다. 이날 MBC 뉴스데스크는 프로그램 후반부인 14번째 리포트 하나로 관련 보도를 마쳤다."

공감터는 "최승호 사장 취임 이후, MBC는 드루킹 등 현 정권에 불리한 사건이 있을 때마다 보도에 미적거린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이번 사건도 그렇게 뭉개며 국민의 관심이 가라앉기를 기다릴 것인가"라며 "죽은 권력에는 눈을 부라리는 MBC가 살아 있는 권력 앞에 왜 이렇게 초라한 모습을 보이는지 안타깝다"고 밝혔다.

글=신승민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