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김태우 수사관이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이던 시절 수집한 첩보 목록을 추가로 폭로했다. 이 목록에는 기업, 언론사, 정치인, 대학교수 등 다양한 분야의 대상에 대한 사찰 내용이 포함돼 있다. "문재인 정부 유전자에는 민간인 사찰이 없다"고 했던 청와대가, 민정수석실 산하 특감반을 통해 '전방위적인 사찰'을 자행해 왔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나 원내대표는 19일 오후 국회 의원총회에서 "당에 (청와대의 민간인 사찰과 관련한) 새로운 제보가 들어왔다. 리스트만 보면 민간인 사찰을 마구잡이로 했던 걸로 보인다"며 컴퓨터 문서 파일 형태의 목록을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이 사진을 보면, 각 첩보 문건 파일명은 작성일, 작성자 이름, 문서 제목으로 구성돼 있었다. 한국당은 제보 받은 총 100건이 넘는 전체 문서 가운데, 11건의 문서에서 민간인 불법 사찰 의혹이 제기된다고 밝혔다. 이하 해당 문건들의 첩보 요지 중 일부다.

1. 최경환 전 기획재정부 장관 비위 관련 첩보성 동향

2. 고건 전 총리 장남 고진씨 비트코인 사업 활동 중

3. 한국자산관리공사 비상임이사 송○○, 홍준표 대선자금 모금 시도

4. 방통위 고○○ 상임위원,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갈등

5. 박근혜 전 대통령과 친분이 있는 사업자, 부정 사업 통해 공공기관 예산 수령

6. MB 정부 방통위, 황금주파수 경매 관련 SK 측에 8,000억 특혜 제공

7. 조선일보, BH(청와대)의 홍○○ 회장의 외환관리법 위반 혐의 검토 여부 취재 중

8. 조선일보 취재 내용 중, 유○○ 의원 재판 거래 혐의

9. 진보 성향 교수 전○○, 사감으로 VIP 비난

10. 한국금융연수원장의 과거 부적절 처신 동향

나 원내대표는 "이 (민간인 사찰 의혹) 부분에 대해 청와대가 답할 때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청와대는 오락가락하는 궁색한 해명을 반복하고 있다"며 "(김 수사관을 검찰에 고발하는 행위 등은) 진실의 열쇠를 쥔 사람의 입을 권력의 힘으로 막고자 하는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청와대는 언론 플레이와 고발로 본질을 흩뜨리려 하지 말라"고 지적했다.

나 원내대표는 "국기문란과 조직적 비리 은폐 의혹이 있는 권력형 사건에 대해서 DNA 운운하며 오만한 태도로 일관하는 청와대에 대해, 명명백백 진실을 밝히라고 요구하고 싶다"며 "여당에는 빨리 운영위를 소집해서 진실을 같이 밝히자고 요구하고 싶다"고 말했다.

글=신승민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