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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4월 3일 염수정 추기경이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 세운 프란치스코 교황의 밀랍인형 옆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한국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평양교구장 서리)이 지난 11월 21일 고려대 가톨릭학생회 졸업생들과 명동 주교좌성당에서 만남을 가졌다. 염수정 추기경은 과거 사제 시절에 고려대 가톨릭학생회 지도신부를 한 적이 있으며 이 대학 교육대학원에서 교육심리학을 전공한 고대 동문이기도 하다.
이 자리에서 염 추기경은 교황의 북한 방문에 대해 “북한이 가톨릭뿐만 아니라 다른 종교도 포용할 수 있는 각오가 돼 있어야 한다”며 “(북한으로서는) 공산주의 이념과 배치되므로 정체성의 문제가 나타날 것이며 참으로 쉽지 않은 문제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염 추기경은 또 “교황님이 북한에 가시면 북한의 핵에 대한 기본적인 의지표명이 있을 것”이라며 “만약 북에서 비핵화를 투명하게 의사표명을 하지 않는다면 교황님의 북한 방문이 어려울 수 있다”고 밝혔다.
염 추기경은 “교황님의 북한 방문을 가볍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으나 사실은 대단히 어려운 문제”라며 “이 모든 것이 잘되기를 신자들은 기도하는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평양교구장 서리를 맡고 있는 염수정 추기경의 이 같은 발언은 비핵화는 물론 다른 종교까지 포용할 수 있는 각오가 없다면 북한이 쉽사리 교황초청 카드를 꺼내기 어렵고, 교황과 바티칸 역시 북의 체제 선전에 이용당하지 않을 것이란 뜻을 담고 있다.
또 교황의 북한 방문이, 북에 숨어 있는 양(신자)을 만나러 가는 사목방문(司牧訪問)이라 밝힌 점도 눈길을 끈다. 염 추기경은 “해방 당시 북한에는 57개의 성당이 있었고 5만 3,000명에서 5만 7,000명에 이르는 신자가 있었다. 지금도 숨어서 신앙 생활을 하는 신자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음은 염 추기경의 발언 전문이다. 이날 고려대 가톨릭학생회 졸업생 모임에 참석한 대한민국수호천주교모임의 김원율 교리연구소장이 <월간조선>에 알려왔다.
“교황님께서 북한을 방문하신다면 먼저 북한의 비핵화에 대하여 관심을 표명하실 것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2015년 9월 미국의 필라델피아를 방문해서 하신 강론 중에 제2차 세계대전 중 일본의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떨어진 원자폭탄의 가공할 파괴력에 대하여 인류는 우려하고 있고 그래서 핵은 안 된다는 메시지를 전하셨습니다. 만약 교황님이 북한에 가시면 북한의 핵에 대하여 기본적인 의지표명이 있을 것입니다. 만약 북에서 비핵화에 대하여 투명하게 의사표명을 하지 않는다면 교황님의 북한 방문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교황님께서 북한을 방문하신다면 바티칸 시국(市國)의 정치적 수장으로 가시는 것이 아니라 보편교회 목자의 으뜸으로 양을 만나러 가시는 사목방문(司牧訪問)이 됩니다. 평양교구에는 신부나 수녀가 없으며 평양교구장 서리는 제가 맡고 있습니다. 그리고 함흥교구는 춘천교구에서 담당하고 있고 덕원교구는 왜관의 분도수도회가 담당하고 있습니다.
북의 헌법은 종교의 자유를 허용하고 있으나 실제 김일성, 김정일의 어록에는 종교를 허락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북한에는 1988년에 개신교의 봉수교회, 가톨릭의 장충성당이 지어졌으나 현재 신부나 수도자는 없습니다. 해방 당시 북한에 57개의 성당이 있었고 5만 3,000명에서 5만 7,000명에 이르는 신자가 있었으나 전쟁 발발 6개월 전에 이미 신부님은 한 명도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지금 살아 있는 신자 중에는 숨어서 신앙 생활을 하는 신자가 있을 것으로 보이며, 이들은 박해시대의 신자들처럼 속으로 하느님을 그리워하며 신앙 생활을 하고 있을 것입니다.
교황님의 방문을 위해서는 북한이 가톨릭뿐만 아니라 다른 종교도 포용할 수 있는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이는 공산주의 이념과 배치되므로 정체성의 문제가 나타날 것이며 참으로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교황의 실제 북한 방문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테이블 밑에서 매우 신중하게 논의되어야 하며 여건이 되어야 교황님께서 가실 수 있을 것입니다. 교황님의 북한 방문을 가볍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으나 사실은 대단히 어려운 문제입니다.
그럼에도 여러 가지 어려움을 극복하고 교황님께서 북한에 가시게 된다면 복음적인 가치는 정치를 뛰어넘는 것이기 때문에 저는 적극적으로 환영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잘되기를 신자들은 기도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