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소 취소 특검법 논란’이 보수 결집 마중물?

범 야권, 특검법 저지를 위한 수도권 후보 간 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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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직무대행과 국정조사특위 위원들이 지난 달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윤석열 정권 조작기소특검법을 의안과에 제출하고 있다. 사진=조선DB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이른바 ‘공소 취소 특검’ 논란과 관련해 처음으로 입장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구체적인 시점과 절차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국민 의견 수렴과 숙의 과정을 거쳐 결정해 달라”고 말했다. 그동안 대통령실이 “별도 입장이 없다”는 태도를 유지해 온 것과 달리, 시기와 절차를 언급하며 특검 추진 자체에는 반대하지 않는다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속도 조절’ 메시지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대통령 관련 사건의 공소 취소를 포함한 특검법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조작 기소’ 의혹을 근거로 이달 내 법안 처리를 밀어붙이고 있지만, 당내에서는 신중론도 이어지고 있다.

 

“여기서 고생하면서 뛰고 있는 동지들을 버릴 셈이 아니라면”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대구시장 후보는 지난 3일 대구시당 필승 전진대회에서 “여러분들이 정국 전체를 보기 때문에 쉽게 던지는 말 한마디,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법안 하나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잘 아실 것”이라며 “여기서 고생하면서 뛰고 있는 동지들을 버릴 셈이 아니라면, 법안 처리에 신중해달라고 요청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김부겸 후보는 이어 “대구에서 김대중 8%, 노무현 18%, 문재인 22%, 이재명 23%를 거쳐 이제는 지지율 30%를 지키고 있다”며 “그만큼 대구시민들이 변화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런 흐름을 스스로 무너뜨릴 수 있는 발언이나 행동은 자제해야 한다”며 “대구시민들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 말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쟁점은 시기보다 ‘내용’이라는 지적이 많다. 특검은 통상 수사와 기소를 통해 사법 판단을 받게 하는 제도지만, 이번 법안은 공소 취소 권한까지 포함하고 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형사사법 체계와 삼권분립 원칙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대통령실은 이 부분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야권은 이를 계기로 공세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와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 개혁신당 조응천 경기지사 후보 등은 특검법 저지를 위한 수도권 후보 간 회동을 추진 중이다. 국민의힘 지도부도 비판에 가세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도둑이 경찰을 임명하는 격”이라며 법치주의 훼손을 주장했고, 오세훈 후보는 민주당 소속 정원오 후보의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다른 광역단체장 후보들도 같은 프레임으로 압박을 이어갔다. 김태흠 충남지사 후보는 박수현 민주당 충남지사 후보를 향해 이번 사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했고, 경기 평택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유의동 후보는 김용남 민주당 후보에게 명확한 입장 표명을 촉구했다. 특검 자체를 넘어 “이 법안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이 야권 전반의 선거 전략으로 확산되는 흐름이다.

 

영남권 선거 변수로 부상?

 

이 같은 논란은 영남권 선거 구도에도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거론된다. 대구MBC가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5월 2~3일 실시한 대구시장 여론조사(대구 유권자 1004명, ±3.1%포인트)에서는 김부겸 후보 45.9%, 추경호 후보 42.4%로 나타났다. 부산 북구갑 보궐선거에서도 부산MBC·한길리서치 조사(5월 1~3일, 584명, ±4.1%포인트) 결과 하정우 후보 34.3%, 한동훈 후보 33.5%로 집계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여론조사는 오차범위 내 결과를 근거로 우열을 단정하기 어렵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기준 역시 단일 조사로 민심을 일반화하는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이번 수치는 특정 진영의 결집을 단정하기보다는, 특검 논란이 선거 구도에 영향을 주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한시라도 긴장의 끈 놓지 말아야”

 

결국 공소 취소 특검 논란은 법적 쟁점을 넘어 정치 쟁점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야권에는 결집의 계기로, 민주당에는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는 양면성이 동시에 나타나는 상황이다. 지방선거가 가까워질수록 이 이슈가 투표 동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영남권 후보들을 중심으로 긴장감이 높아지자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한시라도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며 “의식적 발언이든 무의식적 발언이든 시민에게 전달됐을 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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