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위안부협상 후 설립된 '화해치유재단' 해산, 청산절차 밟는다 : 월간조선

한일 위안부 합의로 2016년 출범한 화해·치유재단이 해산한다. 재단 설립에 일본 정부가 출연한 금액 10억 엔 중 잔여금이 58억여 원에 달해 처리방법은 향후 결정될 전망이지만 이미 일본 정부가 항의에 나서고 있어 외교문제로 비화될 가능성도 있다.

여성가족부는 21일 보도자료를 통해 "화해‧치유재단 처리방안에 대한 의견수렴과 관계부처 협의, 재단 상황 등을 반영해 화해‧치유재단 해산을 추진하고 재단 사업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화해·치유재단은 박근혜 정부 때인 지난 2015년 12월 한일 위안부 합의에 의해 2016년 7월 출범했다. 일본 정부가 재단 설립에 10억 엔을 출연했지만 위안부 피해자들의 의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진정성 있는 사과가 없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법인 해산을 위해서는 재단 잔여사업과 직원고용 및 채무관계 등 민법상 청산 절차를 밟아야 한다. 법인 해산의 청산인은 법원에서 선임하거나 이사회에서 정하도록 돼 있지만 현재 화해·치유재단은 이사회가 없어 법원에서 선임할 가능성이 크다.

10월 말 기준 재단 잔여기금 57억 8,000만 원과 지난 7월 편성된 양성평등기금 사업비 103억 원 처리방안은 아직 미정이다. 여가부 관계자는 "기금 청산은 청산 절차를 하면서 처리하게 될 문제"라며 "지금은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또 "일본 정부와 협의 등 외교적 조치도 함께 취해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여가부는 우리 법에 따른 청산 절차인 만큼 일본이 이의를 제기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일본은 여가부의 해산 발표 직후 즉시 항의에 나섰다. 21일 일본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외무성의 아키바 다케오(秋葉剛男) 사무차관이 이날 이수훈 주일대사를 외무성으로 불러 우리나라 정부의 화해·치유재단 해산 결정에 항의했다.

아키바 사무차관은 우리 정부의 재단 해산 결정에 항의하며 2015년 말 한일 위안부 합의를 준수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은 또 "(재단 해산 결정으로)한일관계가 한층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국내에서도 대법원의 일제 강제징용 배상 판결 이후 얼어붙은 한일관계가 더욱 경색될 것으로 전망하는 목소리가 높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