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5일 오후(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 앞뜰을 거닐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유럽 순방이 21일 귀국을 앞두고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다다른 가운데 문 대통령이 유럽 수장들과 논의하려 했던 대북제재 완화와 북한 비핵화 관련 이슈에서 큰 진전을 보이지 못해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라는 분석이 나온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북 의지를 밝힌 것 정도가 성과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역시 가능하다(available)는 수준일 뿐 명확한 방북 계획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7박 9일간의 유럽 순방에서 프랑스, 영국, 독일, 이탈리아 등 유럽 주요국 정상과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 김정은의 입장을 대변하며 대북제재 완화의 필요성을 주장, 설득에 나섰다.
그러나 유럽의 반응은 싸늘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실질적 비핵화 조치를 할 때까지 대북제재를 계속해야 한다"며 북한과 수교는 "불가능하다"고 했다. 문 대통령의 제안들을 사실상 거절한 것이다. 이탈리아 콘테 총리와 독일 메르켈 총리, 영국 메이 총리의 반응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북한이 완전하고 지속가능한 비핵화를 이루기 전까지는 제재 완화를 언급조차 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교황의 발언도 아직 방북 수락으로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교황청 현지 관계자는 “교황은 방북과 관련해 문 대통령에게 할 수 있는 최선의 표현을 한 것”이라며 “이제 김(정은) 위원장의 노력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황의 방북이 추진되더라도 교황과 미 트럼프 대통령이 불편한 사이라는 점도 문제다. 교황청과 북한이 교황 방북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대북제재 등 압박 분위기가 흐트러질 경우 트럼프가 노골적으로 불편함을 드러낼 수도 있다.
결국 문 대통령은 이번 유럽 순방에서 유럽의 확고한 입장 및 국제사회의 북한에 대한 깊은 불신만 재확인한 셈이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