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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대통령이 1심 재판에서 징역 15년에 벌금 130억 원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판결의 주요 쟁점이 된 ‘다스의 소유 관계’ 문제와 관련, 이 전 대통령을 실소유주로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정계선 부장판사)는 5일 이 전 대통령 1심 선고 공판에서 검찰이 제기한 16가지 공소사실 가운데 7가지를 유죄로 판단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건강 문제 및 재판 생중계 결정에 반발,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법원은 다스의 실소유주로 이 전 대통령을 지목한 것과 관련, 다스 관계자들과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의 진술 등을 근거로 삼았다. 법원은 다스의 증자 자본으로 사용된 도곡동 토지 매각 대금 또한 이 전 대통령의 것으로 봤다. 이에 따라, 다스에서 조성된 비자금 중 240억 원, 법인카드 사용금액 등 총 245억 원가량을 이 전 대통령이 횡령한 돈으로 판단했다.
다만 법원은 개인 승용차 사용 건, 선거캠프 직원에 대한 허위 급여 지급 건은 “혐의 입증이 안 됐다”고 판단했다. 직원의 횡령금을 회수하는 과정에서 31억 원대 법인세를 포탈한 혐의 또한 대다수 포탈 금액은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나머지 일부 포탈 금액은 고발 없이 수사가 이뤄졌다는 이유로 공소기각 판단을 내렸다.
법원은 삼성이 다스의 미국 소송비를 대납한 건에 대해서는 당시 이건희 삼성 회장의 사면 등 대가성이 인정되므로 59억 원을 유죄로 봤다. 이는 검찰이 당초 기소한 액수인 68억 원보다는 적은 금액이다.
이 밖에 법원은 이 전 대통령이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김소남 전 의원 등에게 받은 23억 원을 뇌물로 판단했다. 이 전 대통령이 받은 국정원 특수활동비 7억 원 중 4억 원을 국고손실 혐의로 유죄로 봤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게 전달받은 10만 달러도 대가성이 있는 뇌물로 인정했다.
법원은 이 전 대통령이 퇴임 후 국가기록원에 보관해야 할 청와대 생산 문건을 가지고 나온 혐의는 ‘공소장 일본주의’에 위배된다고 판단, 공소기각 판단을 내렸다. 공소장 일본주의란 검사가 기소할 때 원칙적으로 공소장 하나만을 법원에 제출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법원은 "문제가 된 대통령 기록물은 공소사실과 무관하고, 사법부와 관련한 내용도 재판부에 막연한 의구심을 불러일으키는 부분이 있다"고 판결했다.
법원은 "피고인은 다스를 실소유하며 장기간 246억 원을 횡령했다. 의혹만 가득했던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과정에서 다른 범행이 함께 드러나 피고인을 지지한 국민은 물론 사회 전반에 큰 실망과 불신을 안겼다"며 "객관적 물증과 신빙성 있는 관련자 진술이 있는데도 범행을 모두 부인하며, 관련자들이 자신을 모함했다는 등 책임을 전가했다"며 "이런 점을 종합하면 책임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이 전 대통령을 비판했다.
다만 법원은 "국고손실로 취득한 금원은 개인적으로 사용한 게 아니고 횡령 범행의 피해자는 1인 회사 내지 가족회사에 해당하는 점, 피고인이 선고 공판에는 출석하지 않았지만 재판에는 성실히 임한 점을 (판결에) 유리하게 참작한다"고 밝혔다.
글=신승민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