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전 특임장관이 청와대의 업무추진비 사용 행태에 대해 질타했다. 이 전 장관은 28일 페이스북에 "청와대 해명이 국민을 더욱 분노하게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은 최근 문재인 정부의 예산 사용 내역 자료를 입수, 청와대 직원들의 부적절한 업무추진비 사용 실태와 소관회의 수당 수령 문제 등을 폭로했다.

이 전 장관은 "(청와대 주장처럼) 청와대 직원들이 1년 365일 근무하는 자세는 맞는 말이고 좋은 일"이라면서도 "그러나 휴일, 토·일요일, 심야 시간에 (일한다고 해서) 백화점이나 고급 술집에 가서 업무추진비, 특활비를 써도 된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 전 장관은 "문재인 정부는, 특히 청와대는 정상적인 근무시간을 지키고, 정상적인 활동을 한다면서, 전임 정권을 적폐몰이를 한 것"이라고 했다. 박근혜 정권 당시 '세월호 7시간' 등 대통령의 근무 시간과 관련한 의혹 제기를 하면서 각종 추문을 퍼뜨렸던 지금의 현 집권세력, 즉 진보 진영의 이중성을 비판한 것이다.

이 전 장관은 "그런데 자기들은 더 심한, 가증스럽기까지 한 신폐(新弊: 새로운 폐해-기자 주)를 생산하면서 국민들에게 마치 휴일도 없이 심야에도 일하는 것처럼 뻔뻔하게 유세하고 있는 것"이라며 "공무원이 업무상 회의에 참석했다고 돈을 받고, 휴일에 백화점 가서 업무추진비 쓰고, 국민들을 바보로 아는가"라고 밝혔다.

이 전 장관은 "대통령이 평양에 왔다 갔다 한다고 청와대 모든 직원이 붕 떠 있는 것인가"라며 "청와대 사람들 제발 정신차려야 한다. 평화가 경제가 아니고 경제가 평화다"라고 했다.

한편,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 및 수당 수령 문제 등으로 청와대와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는 심재철 의원은 29일 '뉴시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청와대는 (수당 문제 등 본인의) 의혹 제기와 관련해 정책자문료를 줬다고 하지만, 입수한 자료에는 정책자문료가 (회의 수당과) 별도로 나온다. 그 당시 (정식 임용된) 공무원이 아닌 민간인에게 회의수당을 지급했으면 근거가 있어야 하는데 그 근거도 없다. (청와대는) 말도 안 되게 회의 참석 수당을 주곤 일을 시켜놓고 '돈을 안 줄 수 없어 줬다고 하는 것'이다. 과거 정권을 적폐로 몰면서 자신들은 도덕적으로 우월한 것을 내세웠지만 (이제는) 택도 없는 소리다."

청와대는 심 의원의 폭로 때마다 실시간으로 반박해 왔다. 업무추진비 유용 논란에 대해서는 "용처를 분명하게 정해 적법하게 쓴 것"이라고 밝혔고, 수당 지급 문제도 "지난 대선 때 인수위가 없어 민간인 전문가로 정책자문단을 구성해 자문 횟수에 따라 규정대로 자문료를 지급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글=신승민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