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뉴시스
박원순 서울시장이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18일, 평양에 간다. 평소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대북 교류·협력을 강조해 온 박 시장은 무슨 얘기를 할까. 박 시장은 수시로 “서울시는 서울~평양 간 포괄적 협력방안을 준비해 왔고,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꺼낼 수 있도록 책상 맨 위 서랍에 넣어두고 있으며 적절한 시기에 평양을 방문해 통일의 밑거름이 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었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북한 측은 “박원순은 언제나 초청 대상”이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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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3월, 박원순 시장이 자신의 집무실에서 대학생과 사진을 찍고 있다. 박 시장은 평소 자신의 책상 맨 위 서랍에 서울-평양 교류협력 방안이 준비돼 있다고 주장해 왔다. 사진=뉴시스 |
박원순 시장이 얘기한 ‘서울-평양 협력 방안’은 2013년 1월, ‘사단법인 한반도평화포럼’이 서울시 예산 4029만 원을 받고 작성한 보고서 ‘남북관계 변화전망에 따른 서울시 남북교류협력사업 추진전략 및 발전방안 연구’인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사단법인 '한반도평화포럼'은 김대중 정부 시절 통일부 장관과 국가정보원장을 역임했고, 일각에서 ‘6·15(김대중-김정일 회담)의 산파’라고 주장하는 임동원씨가 이사장을 맡고 있었다. 현재 임씨는 문재인 정부의 이른바 ‘남북정상회담 원로자문단장’으로서 ‘문재인-김정은 회담’ 준비에 관여하고 있다.
‘사단법인 한반도평화포럼’이 서울시 돈을 받아 수행한 해당 연구의 책임자는 노무현 정부 당시 통일부 장관을 지낸 이종석씨다. 연구자는 1997년 대법원이 ‘이적단체’로 규정한 ‘참세상을 여는 노동자연대(참여노련)’의 대중사업국장으로 활동했던 정현곤씨 등이다. 정씨는 ‘박원순 서울시’에서 ‘협치전문위원(2016년 6월~2017년 7월)’으로 일하다가 문재인 정부 들어 국무총리비서실 시민사회비서관(2017년 8월~2018년 7월)으로 자리를 옮겼다. 현재는 대통령비서실 시민참여비서관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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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단법인 한반도평화포럼'이 서울시에 제출한 용역 보고서다. |
‘사단법인 한반도평화포럼’의 해당 보고서는 서울시와 평양시의 교류·협력 방안으로 ‘경평축구’를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 ‘경평축구’는 일제시대 경성(서울)과 평양 축구팀이 ‘친선 도모’를 위해 장소를 번갈아가며 치렀던 ‘축구 경기’다. 해당 보고서엔 ‘경평축구 추진’과 관련해서 “남북정상회담 개최 시 서울시 교류협력 창구를 확보해야 한다”고 기술돼 있다.
박원순 시장은 ‘경평축구’ 외에 ‘전국체전 동시 개최’도 제안할 수도 있다. 실제 박 시장은 지난 2월, 북한 태권도시범공연단이 서울시청에서 공연할 당시 축사를 통해 “앞으로 100년은 분단이 아니라 평화의 시작이어야 한다"며 "개막식은 서울, 폐막식은 평양에서 하자”고 주장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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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는 2012년, '한반도평화포럼'에 '4029만 원'을 주고 용역을 맡겼다. 당시 한반도평화포럼의 이사장은 임동원씨이고, 연구 책임자는 이종석씨다. 연구자 중에는 이적단체 참여 경력이 있는, 현 대통령비서실 시민참여비서관 정현곤씨도 있다. |
‘문화 이벤트’도 제안될 가능성이 있다. 해당 보고서를 보면 ‘서울·평양국제영화축전 공동개최’도 ‘서울-평양 교류협력 방안’ 중 하나다. 박원순 시장이 서울시립교향악단을 대동하고 평양에 가는 것도 제안될 가능성이 있다. 2012년 당시, 서울시향의 상임 지휘자 겸 예술감독이었던 정명훈씨는 이와 관련해서 북한과 접촉한 일이 있다.
글=박희석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