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진영에서 '차기 대권주자 1위'에 오른 황교안 전 국무총리. 연속 정상회담으로 문재인 정권과 유화 관계를 맺은 북한. 정치적으로 가장 대척점에 있다고 볼 수 있는 두 지점에서 현 정부의 경제정책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특히 보수 진영 인사뿐 아니라, 이달 3차 정상회담을 앞둔 북한마저 현 정권의 경제노선을 '허황하다'며 비난한 것은 이례적이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는 지난 7일 최근 펴낸 수필집 <황교안의 답-청년을 만나다> 출판기념회에서 부동산 정책 등 현 정부의 경제 기조에 대해 "걱정하는 분들이 많아서 저도 안타까운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문제점을 묻자 "그런 부분은 나중에 충분히 얘기를 해야 할 것 같다. 이렇게 지나가면서 할 얘기는 아닌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 "당시 (총리로서) 재임 기간이 그리 길지 않아 이루지 못한 부분이 많다. 노동 개혁과 교육 개혁 문제 등은 지금도 해결이 안 돼 많이 아쉽다"고 현 정권의 무능을 간접적으로 지적했다.

현 정권이 초래한 '고용 쇼크' 상황에서 황 전 총리는 청년이라는 테마에 집중했다. 그는 "20~30대 청년들이 1400만 명 정도 되는데, 전체 인구의 30%가량 되는 많은 청년이 지금 어렵다고 한다"며 "청년들이 힘들어하고 또 해결책을 찾지 못하는 상황을 보고 그런 청년들에 대해 관심을 갖고 챙겨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청년들과 대화를 한 내용을 책으로 펴낸 것"이라고 밝혔다.

황 전 총리는 행사가 끝날 무렵 참석자들에게 "지금 나라가 어렵지만 같이 힘내고 어려움을 극복해 나갈 수있도록 중지를 모아 나가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북한의 대남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같은 날 "(남한 내부에서) '현 당국의 소득주도성장론은 허황하기 그지없는 것이다. 일자리 문제 해결을 표방해 온 현 당국이 오히려 최악의 고용 쇼크와 양극화를 초래하였다'고 비난한다"고 밝혔다. 남한 내부 여론을 단순 인용하는 듯한 문맥이지만, 사실상 그 여론에 편승해 현 정권의 경제 기조를 비판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 매체는 이날 '남조선 경제와 민생 위기를 극복하는 길'이라는 제하의 논평에서 "지금 남조선 내부에서는 구조적 모순에 빠진 남조선 경제의 만성적 위기에 대처한 현 당국의 소득주도성장론도 명처방으로 되지 못한다고 하면서, 출로를 다른 데서 찾아야 한다는 주장이 광범하게 울려 나오고 있다"며 "경제를 살릴 수 있는 방도는 북남(남북) 관계를 개선하고 북남 경제 협력에 나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실질적으로 파산 위기에 몰렸던 남조선의 기업들이 지난 6·15시대에 북남 경제 협력으로 재생의 출로를 찾게 됐고 수많은 일자리를 만들어 실업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됐다"며 "남조선 경제와 민생 위기를 극복하는 길은 판문점 선언을 이행하는 데 있다"고 주장했다.

글=신승민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