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미사일과 트럼프 대통령. 사진=뉴시스
미국의 한 군사 전문가가 현재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해 또렷한 정황이 보이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군사 관련 시설의 위성사진을 분석하는 조셉 버뮤데즈 분석관은 지난 16일(현지시각) '자유아시아방송(rfa)' 인터뷰에서 "북한이 비핵화에 관한 중요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최근 서해 미사일 발사장을 해체하는 한편, 영변 핵 시설에서는 냉각체계 작업을 진행하는 등 비핵화 조치에 표리부동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버뮤데즈 분석관은 서해 미사일 발사장 해체 작업 또한 "(북한이) 정말 해체하는 건지, 더 큰 미사일 발사장을 짓기 위한 작업인지 정확히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해체 작업이 (북의) '탄도미사일 능력의 약화를 불러온다'는 말에 대해서도 신뢰할 수 없다"고 의심했다.
버뮤데즈 분석관은 "영변 핵시설이나 우라늄 정련 공장이 있는 평산 등의 위성사진을 분석했을 때, 이곳의 활동을 중단했다는 증거는 찾아볼 수 없다"며 "과거의 경험에 비춰볼 때, 미국의 표현처럼 북한은 위장∙은폐∙기만술을 펼쳐왔다. 다시 말해 우리를 혼란스럽게 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버뮤데즈 분석관은 김정은 정권 들어 북한이 군사력을 증강하고 있는 추세라고도 했다. 그는 "김정은은 훈련의 규모를 더 크고 복잡하게 함으로써 조선 인민군의 실제 역량을 파악하고 있으며, 더 현실적이고 실용적으로 변화하도록 지시했다"며 "실제로 공군과 해군을 포함한 조선 인민군의 역량이 (과거에 비해) 향상됐다. 공군 기지의 기반 시설이 개발되고 있고, 해군의 경우 새로운 군함이 건조 중이다"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김정일 정권부터 시작된 (사이버전 등) 북한의 정보전 능력도 김정은 정권에서 매우 향상됐다"며 "김정은은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추구했던 정치적으로 믿을 수 있는 군보다, 실제로 군사적 역량을 갖춘 군대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핵화는 요원하고 군사력은 강화하는 북한. 미국의 인내는 어디까지일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작년 8월 김정은을 향해 도발을 멈추지 않으면 '화염과 분노'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정상회담으로 조성된 미-북 유화국면이 언제까지 유지될 수 있을지는 북한의 선택에 달려 있다.
글=신승민 월간조선 기자
북한의 핵∙미사일, 군사 관련 시설의 위성사진을 분석하는 조셉 버뮤데즈 분석관은 지난 16일(현지시각) '자유아시아방송(rfa)' 인터뷰에서 "북한이 비핵화에 관한 중요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최근 서해 미사일 발사장을 해체하는 한편, 영변 핵 시설에서는 냉각체계 작업을 진행하는 등 비핵화 조치에 표리부동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버뮤데즈 분석관은 서해 미사일 발사장 해체 작업 또한 "(북한이) 정말 해체하는 건지, 더 큰 미사일 발사장을 짓기 위한 작업인지 정확히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해체 작업이 (북의) '탄도미사일 능력의 약화를 불러온다'는 말에 대해서도 신뢰할 수 없다"고 의심했다.
버뮤데즈 분석관은 "영변 핵시설이나 우라늄 정련 공장이 있는 평산 등의 위성사진을 분석했을 때, 이곳의 활동을 중단했다는 증거는 찾아볼 수 없다"며 "과거의 경험에 비춰볼 때, 미국의 표현처럼 북한은 위장∙은폐∙기만술을 펼쳐왔다. 다시 말해 우리를 혼란스럽게 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버뮤데즈 분석관은 김정은 정권 들어 북한이 군사력을 증강하고 있는 추세라고도 했다. 그는 "김정은은 훈련의 규모를 더 크고 복잡하게 함으로써 조선 인민군의 실제 역량을 파악하고 있으며, 더 현실적이고 실용적으로 변화하도록 지시했다"며 "실제로 공군과 해군을 포함한 조선 인민군의 역량이 (과거에 비해) 향상됐다. 공군 기지의 기반 시설이 개발되고 있고, 해군의 경우 새로운 군함이 건조 중이다"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김정일 정권부터 시작된 (사이버전 등) 북한의 정보전 능력도 김정은 정권에서 매우 향상됐다"며 "김정은은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추구했던 정치적으로 믿을 수 있는 군보다, 실제로 군사적 역량을 갖춘 군대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미래학자 최윤식 박사는 책 '앞으로 5년 미중전쟁 시나리오'에서 김정은의 비핵화 협상 카드를 3단계로 나눠 분석한 바 있다. 최 박사는 "마지막 3단계는 이미 만들어둔 핵폭탄과 남은 핵 무력 시스템을 가지고 협상하는 단계"라며 "바로 이 단계에서 미북 간에 상대를 향해 그리고 내부를 향해 정치적 속임수가 난무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한다. 그의 분석이다.
"북한은 시간을 끌면서 미국 본토를 공격할 기술을 확실하게 다지려고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미북 간의 회담은 '북한의 비핵화 회담'이라는 모양새가 된다. 이런 모양새는 북한에는 항복 회담이다. 김정은이 원하는 것은 항복을 의미하는 '비핵화 회담'이 아니라, 북한과 미국이 대등한 위치에서 주고받는 '한반도 핵군축 회담'이란 모양새다.
김정은이 전적으로 친미 정책의 가능성을 거론하고 분위기를 만들더라도 그것은 중국을 향한 압박 메시지일 가능성이 크다. 북한은 중국도 믿지 않지만, 미국은 더 못 믿는다. 트럼프, 미국의 강경파, 미국 정계까지도 수십 년 동안 북한에 속아왔기 때문에 김정은의 말과 행동을 믿지 않는다."
"북한은 시간을 끌면서 미국 본토를 공격할 기술을 확실하게 다지려고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미북 간의 회담은 '북한의 비핵화 회담'이라는 모양새가 된다. 이런 모양새는 북한에는 항복 회담이다. 김정은이 원하는 것은 항복을 의미하는 '비핵화 회담'이 아니라, 북한과 미국이 대등한 위치에서 주고받는 '한반도 핵군축 회담'이란 모양새다.
김정은이 전적으로 친미 정책의 가능성을 거론하고 분위기를 만들더라도 그것은 중국을 향한 압박 메시지일 가능성이 크다. 북한은 중국도 믿지 않지만, 미국은 더 못 믿는다. 트럼프, 미국의 강경파, 미국 정계까지도 수십 년 동안 북한에 속아왔기 때문에 김정은의 말과 행동을 믿지 않는다."
비핵화는 요원하고 군사력은 강화하는 북한. 미국의 인내는 어디까지일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작년 8월 김정은을 향해 도발을 멈추지 않으면 '화염과 분노'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정상회담으로 조성된 미-북 유화국면이 언제까지 유지될 수 있을지는 북한의 선택에 달려 있다.
글=신승민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