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측이 또다시 오늘날의 경제 위기를 지난 보수 정권 탓으로 돌렸다. 집권여당에서 배출된 '문재인 정권'하에서 각종 고용 지표가 악화되고 경기 침체가 가속화된 상황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들린다. 대신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잘못된 정치로 인해 성장 잠재력이 낮아지고, 한국 경제의 기초 체질이 허약해졌다고 주장한다. 10년 동안 누적된 결과가 현 정권 때 표출됐을 뿐, '지금의 경제 위기를 정부가 책임져야 하는 건 아니다'라는 말로 들린다.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권 경쟁에 나선 이해찬 의원은 19일 최근 심화되고 있는 일자리 문제와 관련, "지난 10년간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성장 잠재력이 매우 낮아져서 그 결과가 지금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근본적인 해결책은 인적자원과 기술개발을 통해 성장 잠재력을 높이는 등 시간을 갖고 해결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의원은 "우리는 사회정책이 약한 나라로서 기본적으로 사회보장이 안 돼 고용이나 임금에만 의존하려는 경향이 강한데, 종합적으로 문제를 판단해야 한다"며 "고용 하나만으로는 안 되고 사회를 종합적으로 보고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 중 하나인 '최저임금 1만 원 달성'과 관련 "경제가 좀 더 좋아지면 (정부가 약속한 이듬해인) 2021년까지는 가능하다고 본다"며 "2019년이 8350원이니까 2년 사이에 1650원을 더 올리면 되는데 그 정도는 가능하다고 본다"고 내다봤다. 최근 업계에서는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 고용 현실에 타격을 주고 있다고 지적한다.

앞서 같은 당 원내대표인 홍영표 의원 또한 경제문제를 전 정권 탓으로 돌린 바 있다. 홍 원내대표는 지난달 12일 당 회의에서 전날 발표된 6월 고용 동향 통계를 언급하며 '현 경제 위기는 보수 정권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집권여당 원내대표로서 (고용난을) 뼈아프게 생각한다"며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산업 전반의 구조 개선을 소홀히 한 채 건설과 토건에만 집중했다. 수출 주도, 대기업 위주의 경제정책에만 힘을 쓰다 보니 우리 경제의 기초 체질이 약해지며 고용 위기가 온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김태년 정책위의장도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재정 건전성 목표만 세우고 재정 역할은 포기했다"며 지난 정권을 탓했다.

통계청이 지난 17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7월 취업자 수(2708만 3000명)는 전년 동기 대비 5000명 증가한 데 그쳤다. 2010년 1월(1만 명 감소) 이후 8년 6개월 만에 최저치다. 실업자도 늘고 있다. 7월 기준 실업자는 103만 9000명으로 7개월 연속 100만 명대를 기록했다. 체감청년실업률은 22.7%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