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트미르 세지우(Fatmir Sejdiu) 전 코소보 대통령. 사진=월간조선.
3차 남북정상회담의 9월 내 개최가 확정된 가운데, 북한이 남한에 전쟁 도발에 대해 우선 사과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20세기 발칸의 마지막 화약고’ 코소보의 대통령이었던 파트미르 세지우(Fatmir Sejdiu)는 북한의 사과를 강조했다. 코소보는 경기도 정도 크기에 180여만명이 사는 동유럽 발칸 반도의 작은 나라로 전쟁과 민간인 학살 등 코소보 사태로 얼룩졌던 곳이다. 세르비아의 자치주였던 코소보는 2008년 독립을 선언했다. 세르비아는 아직도 코소보의 독립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불씨가 여전히 남아 있는 것이다.
“1998년 ‘코소보 사태(밀로셰비치 유고연방 대통령의 코소보 자치권 박탈에 항의, 알바니아계 코소보해방군(KLA)이 독립투쟁을 벌이면서 야기)’로 주민 1만5000여명이 목숨을 잃고 30만여 명의 난민이 발생했습니다. 우리 국민의 입장은 첫째 과거를 잊지 말자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사과입니다. 저희는 한 번도 세르비아 지도자들에게 사과를 받지 못했습니다. 그들은 반드시 사과해야 합니다. 피해자들에게 말입니다. 사과를 한다면 협력하고 싶습니다. 코소보가 유럽의 유일한 분쟁지역으로 남는 것은 원치 않기 때문입니다. 북한도 (사과를 하고) 남한과 교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은 단 한 번도 전쟁 도발에 대한 사과를 한 적이 없다. 과거 ‘1950년 6월 25일 북한 공산군이 남침해 일어난 동족상잔의 비극’을 ‘6·25 북괴남침전쟁’이라 칭한 것도 전쟁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서였다. ‘6·25 북괴남침전쟁’은 남북 화해의 시대에 접어들면서 ‘6·25 전쟁’으로 바꿔 쓰기 시작했다.
파트미르 세지우 전 코소보 대통령은 북한이 코소보의 독립을 인정하지 않은 점에 대해 서운함을 표시하기도 했다.
“코소보는 독립국입니다. 남한은 코소보를 국가로 승인했지만, 북한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입장을 전달하기 위해 북한이 손을 내밀 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
| 아브라함 루고바. 조선DB. |
세지우 전 대통령은 ‘발칸의 간디’로 불리는 이브라힘 루고바(Ibrahim Rugova) 의 최측근이다. 법학과 출신의 세지우는 1990년대 초반 루코바와 함께 코소보 최대 정당인 코소보 민주동맹 창설을 주도하고 당수를 역임했다.
이브라힘 루고바(Ibrahim Rugova)는 1990년대 초 유고슬라비아의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대통령이 코소보 지역의 자치주 지위를 박탈하고 세르비아 공화국에 편입시킨 데 대항, 코소보 주민의 90%인 알바니아계 주민의 분리독립 투쟁을 이끌었다. 루고바는 비폭력 평화운동을 폈고 2002년 3월 코소보 초대 대통령에 선출됐다. 세지우는 루고바가 2006년 1월 21일 폐암으로 서거하자 그 뒤를 이었다. 2006년 2월 10일 코소보 의회는 전체의석 120석 중 찬성 80, 반대 12, 기권 17로 세지우를 2대 대통령에 선출했다. 그는 2010년 9월 27일 대통령직과 민주동맹 총재직을 겸한 것이 헌법에 위반된다는 헌법 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대통령직을 사임했다.
현 코소보 대통령은 하심 타치(Hashim Thaci)다. 그의 별명은 ‘자르표리(알바니아어로 뱀·snake이라는 뜻)’다. 1997년 세르비아·코소보 내전(內戰) 때 코소보해방군(KLA)을 이끌며 게릴라 훈련을 담당하고 실제 전투에서 기습작전으로 세르비아 경찰과 정규군에 커다란 피해를 줬기 때문이다. 타치 대통령은 마피아와 유사한 장기, 마약, 무기밀매 조직의 실질적인 우두머리란 의혹을 받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타치가 불법 장기매매, 암살, 헤로인 및 무기밀매 조직의 보스란 조사보고서를 단독 입수해 보도, 파문을 일으켰다. 보도에 대해 코소보 정부는 “근거 없는 중상모략”이라고 했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