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영 "제 증언으로 살아난 김부선씨... 한 사람 정신병자로 몰아가는 게 잔인했다" : 월간조선

공지영 작가가 최근 장편소설 《해리》(해냄출판사)를 펴냈다. 2권 분량의 책은 약자와 민중을 팔아 돈과 권력을 얻는 우리 시대 진보 좌파 세력의 위선을 폭로했다. 5년간의 취재를 통해 사회적으로 미화된 종교, 복지단체의 비리를 파헤쳤다. 공 작가는 출간 인터뷰에서 "우리가 쉽게 선이라고 믿고, 정의라고 믿었던 수많은 사람이 행하는 악을 새롭게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배우 김부선씨와 이재명 경기지사 간의 스캔들 의혹을 언급한 것도 이런 문제의식의 연장선상이었을까. 공 작가는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터진 두 사람 간의 스캔들 의혹과 관련, 주진우 '시사인' 기자의 개입에 대해 증언한 바 있다. 당시 그는 SNS에 "2년 전 어느 날 주 기자가 정색을 하며 '김부선 문제 때문에 요새 골머리를 앓았는데 다 해결됐다. 겨우 막았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적었다. 공 작가는 "이 시장은 모든 걸 부인하고 있었고, 김부선씨는 허언증 환자에 '관종'(관심종자)으로 취급받고 있는 분위기였다"며 "내가 보고 들은 게 있는데 그냥 침묵하는 것은 비겁하다 생각했다"고 밝혔다.

공 작가의 소신은 그대로였다. 그는 지난 13일 SBS 라디오 '김성준의 시사전망대'에 나와 "김부선씨께서 거의 죽음 직전에 가셨다가 제 증언으로 다시 살아나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정치적 의도 같은 건 잘 모르겠고, 작가니까 한 사람을 살려야겠다는 생각이 저에겐 훨씬 더 절박했다"고 말했다.

지난 6월 KBS 뉴스와 인터뷰를 가진 김부선씨. 사진=KBS 캡처

공 작가는 "당시 김씨를 옹호했다기보다는, 주 기자가 중간에서 자기가 그것을 막고 개입했다는 증언을 제가 들은 거였다"며 "김씨가 정말 그런지 안 그런지는 제가 다음에 확인을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어떤 한 사람을 정신병자로 몰아가는 것들이 너무 잔인하다고 느꼈다"며 "앞으로도 무슨 욕을 먹더라도" 진실을 밝힐 것이라고 했다.

나아가 "민중과 가난한 자, 약자를 위한다면서 사람들의 선의를 이용"하고 "자신들의 권력을 쟁취, 국민을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가짜 민주주의자'들이 횡행할 것"이라고 했다. 공 작가는 지난달 30일 출간 기념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향후 몇십 년 동안 우리가 싸워야 할 악은 '진보의 탈' '민주의 탈'을 쓰고 엄청난 위선을 행하는 무리가 될 것이다."

글=신승민 월간조선 기자